포스트코로나 신성장동력 키워드는 ‘건강’
포스트코로나 신성장동력 키워드는 ‘건강’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9.2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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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장기화로 소비자 관심 높은 분야 신사업으로 선점 추진
CJ, 마이크로바이옴 등 ‘그린 바이오’에 투자
대상, 미래 단백질 공급원 배양육 양산에 총력
SPC, 건강식 강화…매일유업, 성인영양식 육성

식품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가 선택한 차세대 신성장동력의 핵심 키워드는 ‘건강’이다. 불확실성이 커진 뉴노멀 시대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사업 다각화는 필수이지만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에 대한 높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니즈를 반영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의 선택은 바이오다. 그린 바이오 사업을 축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화이트·레드 바이오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기존 바이오 그룹인 CJ헬스케어를 매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 생태계) 벤처기업 ‘천랩’을 인수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분야가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 활용이 늘고 있기 때문인데,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어 천랩 인수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며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인 그린바이오와 고부가가치 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 역시 바이오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중국 라이신 생산 판매 업체인 흑룡강성복식품집단유한공사(청푸그룹) 지분 32.87%를 265억 원에 매입한 대상은 중국 내 제조기반 마련을 통해 아미노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상은 배양육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배양육(Cultured Meat)은 미래식품으로 각광받는 대체 단백질 중 유일한 동물성 식품이다. 동물 세포를 배양해 별도 도축과정 없이 세포공학기술로 생산하는 인공 고기다. 일반 육류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 물 소비량 등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기술로 평가받는다. 공장식 도축 등 동물 윤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배양육 선도기업인 스페이스에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대상은 배양육 대량생산을 위한 대량 배양 설비를 도입하고, 2025년까지 배양 공정을 확립, 제품화할 계획이다. 특히 배양육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높은 원가 문제를 해결하고, 배양육 배지 원료를 식품에 사용 가능한 원료로 대체하는 연구도 수행한다.

대상은 현재 서울대학교 줄기세포 및 식육학 연구진, 세종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기능성식품연구실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혁신사업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아티피셜 에코푸드’ 2단계에 선정돼 공동 연구 중이다.

식품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신성장동력의 핵심 키워드로 ‘건강’을 꼽으며 불확실성이 커진 뉴노멀 시대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제공=CJ제일제당)
식품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신성장동력의 핵심 키워드로 ‘건강’을 꼽으며 불확실성이 커진 뉴노멀 시대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제공=CJ제일제당)

오리온도 바이오 시장에 참전했다. 출전장소는 160조 원 규모의 중국이다.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해 손을 잡은 오리온은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을 발굴, 중국 진출을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다. 최종 선정된 국내 바이오 기술을 합자법인이 중국 시장을 위한 임상 및 인허가를 추진하고, 루캉은 중국 내 제품 생산 및 판매를 맡는 형태다. 오리온은 오리온은 최근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에도 100억 원을 투자했다.

생애 주기별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 ‘매일 헬스 뉴트리션’의 셀렉스 라인업으로 성인영양식 시장 도전한 매일유업은 이너뷰티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00% 우유에서 추출한 세라마이드 성분을 함유한 이너뷰티 신제품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를 출시한 것.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는 우유에서 단 0.0003%만이 포함돼 피부보호용 조성물로 특허 받은 밀크세라마이드(600mg)와 흡수율을 고려한 저분자 피쉬 콜라겐(1000mg)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콜라겐과 함께 먹으면 좋은 비타민C 1일 권장 섭취량(100mg)과 히알루론산, 엘라스틴까지 추가했다. 매일유업은 향후 성인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로 셀렉스를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SPC삼립은 식이요법 연구기업 ‘닥터키친’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건강식 푸드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다.

건강 먹을거리에 대한 높아진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식물성 단백질 활용(저스트 에그), 친환경 포장재 적용(피그인더가든), 동물복지 제품 출시(그릭슈바인 동물복지 캔햄) 등을 확대하며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SPC삼립은 식이요법을 통한 건강식에도 진출을 선언했다.

닥터키친은 제품 영양을 설계해 관련 특수 원료를 발굴하고 의료·연구기관을 통한 검증 절차를 맡으며, SPC삼립은 개발된 제품의 상품화를 위한 R&D·생산, 유통·판매를 담당한다. 협업을 통해 개발된 제품은 하반기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식품관련 학계 한 교수는 “전 세계 식품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쟁 우위 선점을 위한 행보에 들어간 상태다. 국내 식품기업이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은 칭찬할 만하다”며 “미래 식품시장은 누가 선점하느냐도 관건이지만 어디까지나 기술력이 뒷받침됐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글로벌 식품기업과 비교해 출발시기가 늦었다고 서두르기보다는 현재는 R&D에 집중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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