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172)]수산식품과 바이러스 오염
[하상도 칼럼(172)]수산식품과 바이러스 오염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4.2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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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패류 ‘집단 식중독’ 유발 최다
노로·A형간염 바이러스 주의해야
△하상도 교수

최근 조류독감(AI), 춘천 외국인 관광객 노로바이러스 등 식중독 발생이 연이어 식중독 바이러스가 이슈화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국(CDC)은 식품유래 질병 중 노로바이러스, A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A virus, HAV), 로타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 등에 의한 바이러스 식중독이 약 80%를 차치하며, 그 중 노로바이러스와 A형간염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특히, 집단식중독(outbreak)의 원인 식품으로는 수산물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노로바이러스가 최근 집단식중독 발생의 주원인으로 부상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1999년 국내에서 처음 보고된 후, 굴 등 어패류와 오염된 식수를 통한 감염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또한 A형간염은 2001년 105명의 환자가 발생한 후부터 2006년 1,923명 등 최근 증가 추세인데, 주로 횟감용 어패류 섭취가 가장 큰 감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급성설사 중 로타바이러스 식중독도 오염된 식수 등에서 많이 보고되고 있으나, 다행히 수산물 섭취로 인한 식중독 발생사례는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호주에서 발생한 대형식중독 원인식품을 분석한 결과, 육류(30%), 어류(16%), 패류(6%)의 순으로 수산물이 육류에 이어 두번째 주원인으로 보고되었다. 물론 호주에서도 패류 섭취로 인한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빈발하며, 뉴질랜드에서도 생굴 섭취로 인한 노로바이러스 감염 발생사례가 있었다. 네덜란드의 경우에도 식중독의 약 90% 정도가 노로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샐러드, 샌드위치와 같은 복합조리식품과 굴 등의 수산물이 주요 원인식품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의 5가지 유전자형 중 I형과 II형이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키는데, 주로 분변에 오염된 식수와 식품을 섭취하거나 직접적인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일반적이지는 않으나 공기를 통해서 감염되기도 한다. 주로 사람의 분변으로부터 오염된 바닷물 속 노로바이러스 입자가 굴 등 어패류에 농축돼 이를 섭취한 사람에게서 발생하게 된다.

두 번째로 위협적인 A형간염바이러스(HAV)도 물 또는 식품을 통해 감염돼 간염, 황달 등의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A형간염”을 일으킨다. A형간염은 주로 “분변-구강” 경로를 통하거나 감염자나 보균자와의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도 한다. 주로 어패류, 과일, 채소 등이 원인식품인데, 오염된 관개용수로 인한 농산물 오염 또는 오염수가 유입된 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오염 등이 문제시되고 있다. 1988년 중국에서 A형간염바이러스에 오염된 조개 섭취로 300,000명의 간염환자가 발생한 바 있으며, 미국에서도 A형간염 발생의 2~5% 정도가 감염된 식품취급자 때문이었고, 생굴 섭취로 인한 감염도 보고되었다.

수산물로 인한 식중독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부적절하게 익혀서 섭취한 경우에 발생했다. 어패류, 상추, 라즈베리, 딸기 등 식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제어법 중 비열처리 살균기술이 식품의 관능적, 영양적 측면에서 선호되고 있다. 특히, 초고압처리, 감마선조사가 바이러스 제어를 위해 가열과 유사한 효과를 내며, 자외선(UV) 등 광살균은 큰 감소효과를 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이들 제어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식품에 오염된 바이러스 입자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므로 수산물 존재 바이러스를 불활성화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수산식품을 충분히 가열 조리해 섭취하거나, 조리되지 않은 어패류를 날 것으로 섭취하는 식습관을 고치는 것만이 바이러스 식중독의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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