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182)]농산물의 안전성① - 오염원
[하상도 칼럼(182)]농산물의 안전성① - 오염원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7.14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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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9명 잔류농약·중금속 위험 인식
실제론 세균 등 생물학적 위해 96% 차지

△하상도 교수
우리 소비자들은 농산물에서 발생하는 가장 무서운 오염원이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농진청은 농산물 안전성을 위협하는 6대 요소로 식중독균, 곰팡이독, 농약, 중금속, 방사능, 이물을 꼽았다. 여기서 수행한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0%가 식품 중 잔류농약과 중금속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했고 '식중독 등 미생물 관련 위해'는 거의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미국에서 실시한 식품으로 인한 질병조사에 따르면 일반적 식품오염 유형의 90%가 세균이고, 나머지 6%가 바이러스, 3%가 화학물질이라고 한다. 즉 식품오염원 중 생물학적 위해가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위협이 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2010년 미국 공익과학센터가 선정한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질병을 불러온 식품' 10가지 중 1위가 '상추와 양상추 등 샐러드용 녹색채소(노로바이러스)'였다. 2위는 계란, 5위는 감자, 6위는 치즈였는데, 살모넬라균의 오염 우려 때문이다.

19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식품안전 문제는 대부분 화학적 위해에 의한 것이었다. 1970∼80년대는 주로 토양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경우 농약, 중금속 등 화학물질의 안전성이 주된 문제였다. 그러나 1990년 이후부터는 토양과 물의 오염으로 인해 곰팡이, 병원성세균 등 미생물학적 위해가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화학적 또는 미생물학적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부터 벌레, 설치류, 플라스틱, 금속조각 등과 같은 이물, 즉 물리적 위해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2008년 3월 미국 컬럼비아푸드에서 수입된 냉동식품 '유기농 야채믹스 베지터블'에서 생쥐 한 마리가 통째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대형 할인점에서 판매된 제품으로 식약청에 자진 신고해 긴급회수돼 전량 폐기된 사건이다. 이렇듯 농산물에도 이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제품이 회수 폐기돼 막대한 금전적 손실은 물론 회사의 신인도에 타격을 입혀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도산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식량이 부족한 시절에는 안전보다는 생산량 증대가 주 목적이므로 비료와 농약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식량 부족이 해결됨에 따라 소비자는 안전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 간의 무분별한 농약, 동물의 분변과 인분 사용으로 토양이 화학물질과 병원성 미생물에 이미 오염되고 난 후라 안전성 확보가 쉽지 않게 됐다. 또한 산업 발달로 인한 환경오염, 다양한 기계와 기구 사용으로 인한 식품 중 이물질 혼입문제가 자주 발생해 인체에 심각한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1970~1980년대 화학물질 안전성 문제
1990년대 곰팡이 등 ‘미생물 위해’ 이슈
2000년대 중반 벌레 등 물리적 위해 부각 

농산물(식품) 중 인체에 위해성(risk)을 야기시킬 수 있는 위해요소(hazard)는 크게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위해요소로 구분된다. 생물학적 위해요소는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의 미생물과 기생충, 원충 등의 생물체를 포함한다. 이는 원료의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주로 유입될 수 있으며, 작업장 환경, 종업원, 식품성분, 제조․가공과정 그 자체에서 오염될 수도 있다. 농산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생물학적 위해요소는 미생물인데, 주로 분변 및 병원성세균 오염의 지표균인 대장균(E. coli), 병원성세균인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세레우스균, 병원성대장균, 그리고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간염바이러스 등과 같은 바이러스가 있다.

화학적 위해요소는 식품 중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버섯독, 복어독, 곰팡이독 등 천연독과 식품의 제조·가공·포장·유통·조리과정에서 오염되는 동물용의약품, 살충제, 허용외 식품첨가물 뿐만 아니라 윤활제, 세척제, 페인트 및 코팅제제와 같은 식품 생산시설, 장비, 기구 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들이 있다. 현재 식품원료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항생물질인 동물용의약품과 농약, 카드뮴(Cd), 납(Pb), 비소(As), 수은(Hg) 등 중금속의 잔류다. 그러나 농약은 소비자의 우려와 달리 농산물에 잔류하는 것은 크게 문제시 되지 않으며, 눈이 어두운 노인 세대의 잘못된 사용이 오히려 문제라 한다. 또한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농산물에 대한 공포와 우려 또한 문제시되고 있다.

물리적 위해요소는 정상적으로 원료에서 발견될 수 없는 것으로서, 식품을 소비하는 사람에게 건강상의 장애(질병 또는 상처)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는 유리, 금속 및 플라스틱과 같은 이물질을 포함하는데, 오염된 원료, 잘못 설계되었거나 관리된 시설 및 장비, 종업원의 부주의 등과 관련 깊다. 원료 유래 이물은 경작 또는 사육 과정, 운송과정, 가공 등 다양하게 혼입되므로 사전 예방이 매우 어려우며, 돌, 비닐조각, 털, 종이, 금속류, 동물의 배설물 등이 주종을 이룬다.

특히, 물리적 위해요소는 모든 제조, 유통 및 소비과정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어 미국 등 식품안전 선진국에서 조차도 흔히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벌레, 곰팡이, 금속, 프라스틱, 비닐, 유리 등의 순으로 많이 발생하며, 기타 머리카락, 탄화물, 종이류 등이 있다. 특히, 벌레와 곰팡이는 농산물 원료 중 가장 오염되기 쉬운 이물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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