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식품클러스터 풀어야 할 숙제 많다
국가식품클러스터 풀어야 할 숙제 많다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4.12.15 02: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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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들 “R&D·인력조달 유인 미흡…계약 주저”
이주명 국장 다각적 지원체계 강조

농림축산식품부가 국가식품클러스터 기공식을 마치고 지난달 28일부터 본격적인 산업단지 분양에 나섰으나 막상 식품기업들은 클러스터의 핵심기능이라 할 수 있는 R&D를 중심으로 한 인력조달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채 신청을 망설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2016년 말까지 산단 조성을 완료한다는 정부의 국가클러스터 추진 계획이 자칫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식품부가 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국가식품클러스터 투자유치 및 기업설명회’에서 CJ제일제당, 삼양홀딩스, 하림, 한성기업 등 12개 식품기업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전체적인 틀은 알겠지만 R&D와 인력 등 소프트웨어 인프라 부분에선 그림이 안보여 투자계약을 하기에는 리스크 부담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CJ제일제당 김양호 상무는 “익산시 인구가 30만 명에 달한다지만 정작 일할 수 있는 특정 인력의 공급이 가능한지 의문이고, 향후 산단이 조성되면 한정된 인력을 놓고 기업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건비가 상승할 우려도 있다”며 “이러한 인력 불균형은 제도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이므로, 연령대별 남녀 성비를 파악한 후 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성기업 조한진 상무도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 식품기업들은 전체 인력의 30% 가량을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데, 산단 조성 후엔 필요 인력을 어떻게 조달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엘팜 이서영 대표 역시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력문제와 R&D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구체적인 인프라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투자계약을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밝혔다.

태방파텍 정희국 대표는 “3년 전에 MOU는 체결했지만 지금으로서는 막막하다. 포장은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이지만, 대다수 업체가 영세한 실정이어서 솔직히 국가식품클러스터는 그림의 떡 같은 느낌이다. 이제 기능성 포장 등을 개발해서 세계시장에 내놓아야할 형편인데, 과연 산업단지에서 이것이 가능할 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전주에서만 30년동안 기업을 운영해 왔다는 고려자연식품 홍성윤 대표는 “기업의 발전을 위해 이전을 계획하고 있지만 수도권 기업을 분양 1순위로 놓고 전북 지역 기업을 2순위로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형국’이라는 표현 밖에 생각이 안 난다. 분양순위 형평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제니스유통 임남경 팀장은 “유통회사로서 식품사업에 신규로 진출하려한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 자체의 포커스가 국내외 식품기업에 맞춰져 있기때문에 신규 기업이 단지에 들어가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R&D 코디네이팅 기능 도입하고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가동 중

△이주명 식품산업정책국장
이에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국 이주명 국장은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네덜란드 푸드밸리를 벤치마킹했지만 가장 큰 차이는 푸드밸리는 긴 역사를 통해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데 반해 우리는 유래 없이 정부 주도적으로 추진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하고, “그런 면에서 한국 브랜드를 달고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싱가폴 중국 등의 기업들이 신뢰감을 갖고 참여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기업인 차오마마에선 한국 식품을 원료로 한 브랜드를 중국에서 판매할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선 우리 식품 소재산업과 연계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염려하는 인력조달 문제에 대해 이 국장은 “현재 농식품부와 전북도, 익산시 등이 머리를 맞대고 인력공급 프로그램을 마련해 연령별, 성별 등 기업 니즈에 부합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특히 aT 등 관련 교육기관과 협약을 맺고 기업 인력수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R&D와 관련해서도 이 국장은 “클러스터의 중요 기능은 R&D이며, 품질과 안전, 패키징, 시제품까지 지원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와 석·박사급 인재 수십명을 채용해 현지 인근 대학에 임시연구소를 설치했으며, 2016년 6월 입주 시 바로 지원 가능할 수 있도록 시험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이 원하는 정보를 탐색하고 상세 상담 이후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전문 R&D 코디네이팅 기능을 도입해 기업 중심의 지원체계를 보다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또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는 FTA 등에 맞서 단지에 조성된 기업들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해외 판로개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대중국 수출 전략기지로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 청도에 냉장, 냉동, 상온이 가능한 물류창고를 건립했으며, 연태시와는 통관 협조를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중국 질검총국과 생우유 등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 지속적인 조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 분양은 사업시행자인 LH를 통해 지난달 28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1단계 산업단지 분양 면적은 전체 분양대상 196필지, 139만9000㎡ 중 39필지, 34만㎡이며, 향후 차례로 분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단지 분양방법은 심사방식으로 추진되며, LH전라북도 본부를 통해 15일부터 17일까지 입주신청 접수 및 신청예약금 납부를 진행하고, 입주계약 체결 후 분양계약은 2015년 1월 7일부터 9일까지 체결된다. 입주기업 선정 절차는 사업관리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 호남본부 익산지사에서 입주심사를 거친다.

김현옥 기자 hykim996@think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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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2014-12-15 23:27:01
삼겹살을 먹기위해 소주를 마시는 지?! 소주를 마시기 위해 삼결살을 즐기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R&D를 한다는건지.. 썩은 혀를 가지고 .중심은 잡으면,,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