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222)]햄버거②-기원과 이익
[하상도 칼럼(222)]햄버거②-기원과 이익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05.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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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식사 ‘타르타르 스테이크’ 유럽 전파
독일서 유행 ‘함부르크 스테이크’로 불려

△하상도 교수
“햄버거(hamburger)”는 미국이 만들어낸 대표적 상품으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다. 그러나 햄버거는 처음부터 미국에서 만든 것이 아니며, 기원도 유럽이 아닌 몽골이라고 한다. 목축과 전쟁으로 장거리 이동을 자주하던 몽골인은 단백질과 비타민을 보충하기 위해 생고기를 즐겨 먹었다. 이 들이 식습관이 13∼14세기 몽골이 세계를 재패하던 시대에 유럽으로 전파돼 “타르타르 스테이크”라 불리며 알려지게 되었다.

몽골인은 질긴 말고기를 먹을 때 생고기를 잘게 다져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었는데, 말고기를 말의 안장 밑에 깔고 다니며 고기를 부드럽게 한 다음 후추, 소금, 양파즙 등 양념으로 조리해 날 것으로 먹었다고 한다. 이 “타르타르 스테이크”는 우리가 먹는 육회와 그 요리법이 유사하고 계란 노른자를 얹어 먹는 모양까지 같다고 한다. 이 습관이 200여년간 몽고의 지배하에 있었던 러시아를 거쳐 다시 독일로 전해지면서 익혀먹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당시 독일에서는 부드러운 살코기 부분은 귀족이나 부자들이 주로 먹었고 가난한 사람들은 질긴 부위의 쇠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고기를 잘게 다져먹는 스테이크 식문화를 도입해 구워 먹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독일 함부르크 지역에서 유행해 이 고기를 “함부르크 스테이크”라 불렀다고 한다.

이후 1850년대 수백만명의 독일인이 미국으로 이민가면서 미국에 전해진 것이다. 이후 “함부르크 스테이크”를 줄여 “햄버크”로 불렀다가 결국 “햄버거”가 된 것이다. 그러나 햄버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2차대전 이후 맥도날드 햄버거가 등장하면서 부터였다. 이때부터 고속도로와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함께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에 접어들어 햄버거가 바쁜 현대 산업화시대를 알리는 패스트푸드, 미국식 자본주의를 상징하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 후 맥도날드 햄버거로 보급
고품질 패티 사용 땐 영양 충분한 완전식품

“햄버거”는 고기를 갈아서 기름에 구워 만든 패티를 빵에 넣어 만들기 때문에 지방함량이 높고 고단백이다. 한끼 식사대용으로 높은 칼로리가 당연한데도 대표적 “정크푸드”로 알려져 있다. 요즘 이 고기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는 채소, 과일, 치즈 등을 넣고 빵까지 덮어 크게 만들어 한끼 식사로 충분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꼭 우리나라 김밥과 비빔밥처럼 말이다.

그러나 왜 이 한 끼 대체 완전식품인 햄버거가 정크푸드로 낙인찍혀 그 가치가 평가 절하되고 먹어서는 안 될 나쁜 음식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 봤다. 아마 핑크슬라임 사건처럼 값싼 햄버거를 만들려는 욕심에 싸구려, 저품질의 고기를 사용했고 비위생적인 고기를 화학적소독제로 살균해 사용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만약 고품질의 건전하고 안전한 스테이크용 고기를 패티로 사용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소스를 첨가하고 깨끗한 밀가루 빵으로 만든 햄버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즉, 햄버거를 만들 때 신선하고 품질 좋은 원재료를 사용한다면 전혀 위험할 것이 없다. 햄버거를 포함해 사람이 먹는 모든 식품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항상 좋은 “절대선 식품”도 없고 “절대악 식품”도 없다. 예를 들면, “김치”는 배추와 고춧가루, 젓갈 등 원재료가 갖는 영양소와 발효 시 생성된 유산균, 유기산, 비타민 등이 풍부해 너무나 좋은 전통식품이다. 반면 소금함량이 높아 나트륨 과잉섭취의 원흉이 되고 있으며, 발효 시 바이오제닉아민, 에틸카바메이트, 니트로사민 등 발암물질이 생성돼 문제식품이라 볼 수도 있다. “씨리얼”도 당함량과 칼로리가 높은 탓에 정크푸드로 분류된다.

이렇듯 원래부터 타고 난 “정크푸드”는 없다. 모든 식품은 영양소 공급이나 기호성과 같은 고유의 좋은 기능을 갖고 있지만 미량이나마 독성이 있는 위해인자를 갖고 있다. 나쁜 면만 보고 문제로 키우면 모든 식품이 나쁜 “정크푸드”로 전락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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