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236)]질소 과자 논란
[하상도 칼럼(236)]질소 과자 논란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08.3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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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활성 기체…과자 변질 막고 파손 방지
많은 양 넣어 내용물 적은 과대포장 유발

△하상도 교수
요즘 소비자들이 뿔이 났다. 식품업체가 봉이 김선달보다 더하다고 한다. 물 장사도 모자라 이제는 공기 장사를 한다고 한다. 빵빵한 봉지에 과자가 몇 개 들어 있지도 않은 소위 ‘질소과자 논란’ 때문이다. 제과업체에서 판매하는 과자들이 질소 충진 때문에 포장에 비해 내용물이 터무니없이 모자라 화가 난 것이다.

물론 과자봉지 속의 질소는 과대포장이 목적이 아니라 ‘과자의 파손 방지’라는 좋은 취지로 넣은 것이다. 질소기체는 상온에서 화학적으로 비활성이라 과자봉지의 충전제로 주로 쓰이며, 자동차의 에어백에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숨 쉬는 공기의 80%를 차지해 색깔, 맛, 냄새가 없고, 안전하고 저렴하기까지 한 것 또한 알고 있다.

두 번째 목적은 유통과정에서 일어나는 ‘과자의 변질을 막는 것’이다. 대부분의 식품은 산소와 만나면 변질된다. 과자 특히 기름에 튀긴 유탕과자는 유통 중 산패가 잘 일어나는데, 산소 대신 채워진 반응성 낮은 질소는 산패를 방지하고 신선도를 유지해 바삭한 식감과 향을 유지시켜 준다.

그동안 급속냉동에 주로 활용되던 액화질소 또한 최근 요리에도 활용된다고 한다. 낮은 온도(-196℃)의 액체질소는 부패되기 쉬운 식품을 수송할 때 냉동제로도 쓰인다. 실제 질소기체를 초저온으로 만들어 고압으로 압축시키면 산소나 수소분자에 비해 안정적이라 식품의 냉동, 건조 또는 생체물질의 변성을 막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질소(窒素, nitrogen)’는 1772년 스코틀랜드 물리학자 다니엘 러더퍼드가 처음 발견했다. 1789년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는 ‘질소는 산소와 달리 호흡과 관련이 없으며 생명을 지속한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zotikos’에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 a를 붙여 ‘azote’라 명명했다. Nitrogen이라는 지금의 질소 원소의 명칭은 1790년 장 샤프탈이 질소가 초석(질산칼륨)의 주성분이라는 사실에 근거해 초석을 뜻하는 라틴어 ‘Nitrum’과 생성한다는 뜻인 그리스어 ‘gennao’를 합성해 ‘nitrogene’으로 제안했고, 이후 영어 표기인 ‘nitrogen’이 만들어 진 것이다.

질소는 대기 부피의 78.09%를 차지해 대기 중 가스 형태로 주로 발견되는데, 해수나 암석에도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또한 우주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원소이기도 하다.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질소의 동위원소는 14N, 15N이 있는데, 이 중 14N이 99.6%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외 12N, 13N, 16N, 17N은 방사성 동위원소로 매우 불안정하다.

대부분의 질소는 질소화합물 제조에 쓰이는데,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한 각종 폭약 제조의 기본 원료로 사용된다. 산화질소는 휘발성이 매우 크며, ‘웃음가스’라고 알려진 ‘일산화이질소(N2O)’는 마취제로도 쓰인다. 그 외 이산화질소(N2O)는 질산 제조공정의 중간물질로 화학공정에서 강력한 산화제로 쓰이며, 로켓 연료로도 사용된다.

모든 가공식품에서의 첨가물 사용은 과유불급이다. 과자에 질소를 첨가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양을 봉지에 넣어 파는 것이 문제다. 질소 충진으로 감자칩의 원형 유지와 바삭한 식감을 즐기게 해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과대포장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의 양만 넣었으면 하는 것이 소비자의 바램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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