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250)]장류의 역사와 안전성①-간장
[하상도 칼럼(250)]장류의 역사와 안전성①-간장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12.1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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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 시대부터 담가…신라 왕실선 폐백 품목
제조 방법에 따라 재래식·양조 간장으로 구분

△하상도 교수
‘간장(Soy sauce)’은 콩(대두, 메주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곰팡이가 피게 해 단백질을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으로 분해시킨 후 물러진 메주를 물에 띄워 소금을 풀고 메주를 우려낸 국물을 항아리에 담아 발효시킨 것이다. 소금의 짠맛과 콩에서 우러난 아미노산의 감칠맛, 당류의 단맛, 유기산과 각종 향기 성분들이 조화를 이루는 우리의 역사와 함께한 전통 조미식품이다.

간장은 0.6∼0.9%의 질소, 1% 내외의 당분과 10% 가량의 고형분, 20% 내외의 소금을 함유하며, 아미노산의 분해산물인 ‘멜라닌’과 ‘멜라노이딘’ 성분에 의해 갈색을 띤다. 간장 고유의 맛은 ‘β-메틸메르캅토프로필알콜’에 의해 생기며 냄새는 알코올, 알데히드, 케톤, 휘발성산, 에스테르, 페놀 등의 혼합물로 만들어진다.

고구려 고분인 ‘안악삼호분(安岳三號墳)’의 벽화에 우물가의 장독대가 보이고, ‘삼국사기’에서 683년 신문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 폐백품목 중 간장과 된장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미루어 장류의 사용을 짐작할 수 있다. “고려사”의 “식화지(食貨志)”에는 1018년(현종 9년)에 거란의 침입으로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백성들에게 소금과 장을 나누어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구휼식품에 쌀, 조 등 곡물과 함께 장이 들어있어 고려시대에 이미 장류가 필수 기본식품으로 정착됐다고 볼 수 있다. “규합총서”에는 장 제조법 뿐만아니라 장 담그는 날 택일법, 금기사항, 보관관리법 등도 기록돼 있다고 한다.

간장은 주원료와 제조방법에 따라 “재래식”과 “개량식”으로 구분한다. “재래식간장”은 자연곰팡이로 콩단백질을 분해한 재래식 메주에 소금물을 가해 발효, 숙성시켜 간장과 된장을 동시에 만든다. “개량식간장” 즉, “양조간장”은 대두, 탈지대두와 곡류 등에 별도의 누룩균을 인위적으로 접종, 배양하여 식염수를 섞어 발효, 숙성시킨 것이다. “산분해간장”은 “아미노산간장”으로도 불리며, 탈지대두 분말 또는 밀 글루텐을 염산으로 가수분해한 후 알칼리로 중화하여 생산한다. 양조간장에 비해 제조시간 및 원가 절감의 장점이 있으나, 풍미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간장은 농도에 따라 진간장, 중간장, 묽은간장으로 나뉘는데, 각각 짠맛, 단맛의 정도와 빛깔이 달라 음식별 사용 용도가 다양하다. 담근 햇수가 1∼2년인 “묽은간장”은 국을 끓이는 데, “중간장”은 찌개나 나물을 무치는 데, 담근 햇수가 5년 이상인 ”진간장“은 달고 거무스름해 약식(藥食)이나 전복초 등에 쓰인다.

펩타이드 항산화·항고혈압 활성
발암물질 에틸카바메이트 생성도

또한 간장은 다양한 생리활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갈증이 심할 때 냉수에 간장을 타서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하고, 뜨거운 기름에 화상을 입었을 때 간장을 화상 부위에 바르면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양조간장의 효모 발효산물인 펩타이드는 항암, 항산화, 항고혈압 활성을 나타낸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메티오닌”은 알코올, 니코틴 등의 체내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한다.

그러나 간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발효식품에는 “에틸카바메이트(Ethyl carbamate)”라는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에틸카바메이트는 일명 “우레탄”으로 알려져 있는 무색, 무취의 백색분말이며, 마취제로 사용돼 왔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이를 1987년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Group 2B)로 분류했었으나, 2007년부터 인간에게 유력한 발암물질(Group 2A)로 상향 조정했다.

게다가 간장은 약 20% 가량의 소금을 함유해 나트륨에 의한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위암, 골다공증 등의 위험이 우려되는데, 특히, 고혈압은 “동맥경화-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사망”으로 연결되는 시발점이라고 한다. 골다공증 또한 과다 섭취된 나트륨이 소변으로 배설될 때 칼슘이 함께 빠져나가서 혈중 칼슘농도를 낮추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뼈 속 칼슘이 빠져 나와 뼈의 밀도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나트륨의 문제는 냉장, 냉동고가 없던 예전에 콩 등의 식품원료를 보존할 목적으로 사용돼 대부분의 전통식품은 소금함량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류는 식사에 부재료로 소량 사용되므로 나트륨이 주는 인체 건강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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