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당·유지에 GMO 표시 같은 엉터리 요구라도 멈추자ⓐ-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⑬
전분당·유지에 GMO 표시 같은 엉터리 요구라도 멈추자ⓐ-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⑬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3.0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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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언의 합리적 식품생각법]GMO 합리적 판단 가능할까?(19)
식재료 음식으로 바뀌면 분자로 흡수돼
GM 기술 무지가 황당한 오해 만들어내

● GMO 섭취 시 유전자변형을?

GMO에 대한 이해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GM작물이 아닌 경우 유전자가 없는 줄 아는 사람부터, 유전자재조합식품을 먹으면 우리 몸에 유전자 변형을 일어나 질병이 걸리고 암에 걸리는 줄 아는 사람도 있다.

조금이라도 생리학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황당한 이야기지만 실제 이렇게 믿는 사람이 많다. ‘새잡아 먹으면 날개 생기고 물고기 먹으면 아가미 생긴다’ 만큼 황당한 이야기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이 많은 것이 진짜 문제다.

식품원료는 본래 생명이었고 그 생명 안에는 무조건 유전자가 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마다 알 수 없는 외래 유전자를 섭취하는 것이다. 식물의 유전자, 동물의 유전자, 세균의 유전자, 심지어 바이러스의 유전자, 세상의 모든 유전자가 내 몸에 들어온다. 그런데 그런 식물의 유전자는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GM작물에 포함된 단 하나의 유전자만이 우리 몸에 유전자를 변형시킬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식재료는 살아있을 때는 생명이지만 음식이 되면 분자(화학물질)일 뿐이다. 철저히 분자단위로 해체돼 흡수된다. 모든 전분은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단백질은 20가지 아미노산으로, 지방은 글리세롤과 지방산으로 분해 흡수되며, 식품에 DNA(유전자)는 5가지 핵산으로 분해된다.

그리고 이들 분자는 완벽하게 같은 분자다. 세상 어디에서도 그 분자를 보고 본래 어떤 생명이 만들어 낸 것인지 구별할 수 있는 사람과 기술은 없다. 콩 심은데 콩이 나는 것은 음식현상이 아니고 생명현상이다. 우리는 분자(화학물질을) 먹는 것이지 생명을 먹지는 않는다. 생명을 먹는 현상은 감염이나 오염이라고 한다.

● GM 미생물서 만든 효소 산물은 걱정하지 않는다

유전자기술은 유전자 작물을 만드는 데만 쓰지 않고 비타민이나 효소,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데에도 이용된다. 예컨대 치즈 제조에 필요한 응고제인 ‘응유효소’는 예전에는 송아지 위장에서만 얻을 수 있었지만 미생물에서 생산한 유전자재조합 응유효소가 개발돼 1990년 상업화됐다. 현재 유전자재조합 응유효소는 영국, 미국 등에서 생산되는 치즈의 80~90%는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식물 섬유소인 셀룰로스를 분해하는 셀룰레아제라는 효소는 포도주, 주스는 물론 섬유가공, 제지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유럽에서만 5종 이상의 셀룰레아제가 GM 미생물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효소를 이용해 만든 치즈와 같이 효소로 만든 여러 식품을 아무런 걱정없이 섭취한다.

유전자 기술 비타민 효소 등 생산에 이용
이런 효소로 만든 치즈가 80%…문제 없어 

● 전혀 다른 생명도 공통인 분자와 효소는 많다

많은 생물이 있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대장균이 쓰는 포도당이나 집채 만한 고래가 쓰는 포도당은 완벽하게 같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도 완벽하게 같고 지방산도 같으며 관여하는 유전자와 효소도 같다. 그래서 대장균 연구를 통해 코끼리 대사를 똑같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효모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유전자 414개를 선별해 그 유전자를 인간의 유전자로 대체해 보니 무려 176개가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전혀 다른 생물도 중심 대사는 공유하고 같다는 뜻이다.

그래서 세포생물학이라는 학문은 있어도 대장균의 세포생물학, 인간의 세포생물학, 코끼리의 세포생물학 같은 학문이 따로 존재하지 않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같은 1차 대사산물은 공통적이고 그 양만 다른 정도이다. 심지어 2차 대사산물도 공통적인 것이 많다.

지금 우리가 몸에 대해 알게 된 지식은 대부분 대장균, 초파리, 아기장대와 같은 몇 가지 생물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어떤 작물에 어떤 외래의 유전자를 도입해도 그 유전자로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 하나가 달라지는 것이지 포도당(전분), 지방산(지방) 같은 구성 분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것마저 너무 심하게 의심한다.

   
 
※최낙언 이사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1988년 12월 제과회사 연구소에 입사해 기초연구와 아이스크림 개발 업무를 맡았으며, 2000년부터 향료회사 연구소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연구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는 현재 (주)시아스에서 근무 중이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맛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감칠맛과 MSG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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