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GMO만 잠재적 대재앙이라고?ⓐ-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⑪
인간의 GMO만 잠재적 대재앙이라고?ⓐ-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⑪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2.2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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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반대자들 사과 갈변 막는 ‘유전자 침묵 기술’에 시비
“다른 유용한 유전자도 침묵시켜” 억제 궤변
[최낙언의 합리적 식품생각법]GMO 합리적 판단 가능할까?(17)

■ 육종이라고 무조건 안전하지 않다
지난 2013년 6월 대형마트를 통해 유통된 신품종 ‘잣버섯’을 먹은 한 소비자가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채 응급실에 실려 간 적이 있다. 모 농업기술원에서 신품종을 개발해 가평의 한 버섯 농가에게 시험재배를 맡긴 것인데, 농장 주인은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대형 마트와 특급 호텔에 납품했다.

통상의 육종이라 인체에 유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고 시험재배를 맡긴 것인데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육종이 전통적인 방법이라 무조건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정면으로 배신한 것이다.

육종한 밀에 대해 윌리엄 데이비스는 ‘밀가루 똥배’라는 책을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신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바로 밀”이라고 하면서 미국인의 모든 질병은 이 밀가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GI 지수를 높일 뿐 아니라 글루텐은 셀리악병을 유발하며, 먹지 않으면 금단 현상이 있는 중독을 일으키고 정신분열증, 자폐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도 관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통곡밀을 먹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실제 미국 농무부, 미국심장협회, 미국영양학회, 미국당뇨협회가 “건강에 좋은 통곡물을 더 많이 먹어라” 권고하면서 그때부터(1980년대 중반 이후) 체중이 급상승했다고 한다.

어떤 경우든 나쁜 쪽만 부각시켜 불안 조장
‘육종=무조건 안전’ 맹신…신품종서 배탈 사고  

■ 인간의 GMO만 잠재적 대재앙이라고?

건강 전도사들은 식물에는 매우 복잡한 유전자가 있고,그 중에는 식물에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발현되지 않고 있던 독소 유전자가 있을 수 있는데, 이 주변에 GM 유전자가 삽입되거나 염색체의 재배열이 일어나 이 독성 유전자가 발현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삽입된 위치가 무작위적이어서 기존 유전자의 구조를 혼란시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잠재적 대재앙이라고까지 한다. 역시 한번 의심하면 그 끝이 없는 것 같다.

사실 일반 식물에서도 트랜스포존 같은 변이는 자주 일어난다. 옥수수 중 군데군데 검붉은 색을 띠는 옥수수 낱알들이나 꽃에서 특이하게 변한 색 등이 그런 현상의 결과물이다. 그런 트랜스포존에 의한 변이 등 항상 다이나믹한 유전자의 표현이 일어나는데, 왜 그것이 육종 중에서 가장 적은 숫자의 유전자만 변하는 GM에만 나타나는 현상인 것처럼 호도하는지 모르겠다. 혹시 모를 가능성 때문에 그렇게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안전성 검사를 하는 것이지, 위험한 유전자를 집어넣어 그런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심각한 편견은 그런 변이가 꼭 나쁜 쪽만 발현될 것이라는 착각이다. 유전자 중에는 발현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이중 나쁜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숨겨진 기능을 꺼낸다면 좋아질 가능성도 똑같지만 건강전도사는 반드시 나쁜 부분만 나올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이다.

이보다 황당한 편견은 이와 반대되는 경우에 정반대 논리로 반대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GMO는 특정 기능을 하는 ‘외래’ 유전자가 삽입하는 방법으로 개발됐다.

그런데 최근에는 외래의 유전자를 추가하는 대신 기존에 가지고 있는 유전자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이 개발됐다. GM사과인데 여기에는 외래의 DNA를 삽입하는 대신 기존에 사과가 가지고 있던 유전자 하나를 봉쇄했다.

사과를 잘랐을 때 시간이 지나면 금세 갈변효소로 인해 기호도가 떨어지는데,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봉쇄시키면 간단히 해결 가능하다. 즉 ‘유전자침묵 기술’이다. 이 사과에는 당연히 외래 유전자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다. 더구나 이 봉쇄역할을 하는 RNA도 다른 종류의 사과에서 추출한 것이라 외래 물질도 아니고 완전히 안전하다. 그러면 이 유전자 봉쇄 GM사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시비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시비를 한다. 그 과정에서 갈변효소만 침묵시키는 것이 아니라 알 수없는 다른 유용한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도 침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말 어떠한 경우에도 나쁜 쪽의 경우만 상상해 낼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이다.

   
 
※최낙언 이사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1988년 12월 제과회사 연구소에 입사해 기초연구와 아이스크림 개발 업무를 맡았으며, 2000년부터 향료회사 연구소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연구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는 현재 (주)시아스에서 근무 중이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맛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감칠맛과 MSG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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