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영양의 전이-어느 치과의사의 프로바이오틱스 관심(10)
[연재]영양의 전이-어느 치과의사의 프로바이오틱스 관심(10)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5.10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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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식이습관 개선이 대사성 질환 예방
프로바이오틱스 비만·콜레스테롤 등 낮춰

△김혜성 원장<사과나무치과병원>
모든 질병의 원인은 선천적인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인 환경적 요인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중 DNA 검사를 통해 유전적 요인까지 바꾸는 유전자 치료가 차세대 의학 방향으로 진행 중에 있다.

실제 1990년 중증면역결핍증(SCID)에 걸린 4세 여자아이 Ashanti DaSilva를 유전자 치료법을 이용해 완치시킨 사례가 있으며, 선천적인 질병이 있는 부모가 인공수정을 통해 수정란을 만들고 이 수정란 중 선천적 질병의 유전자가 없는 것을 골라 인공수정을 통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전자 치료는 면역반응과 같은 부작용이나 윤리적 문제로 인해 속도가 느리게 발전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후천적 요인인 생활습관과 식이습관을 고치는 것이 질병의 예방과 건강을 지키는데 훨씬 중요하다.

이런 생활습관과 식이습관을 강조하는 이론은 ‘영양 전이론(Nutrition Transition Theory)’이다. 현대의 고칼로리, 육식위주, 가공된 음식들이 당뇨와 같은 여러 만성질환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이론으로, 1993년 배리 팝킨(Barry Popkin)에 의해 처음 제안된 개념이다.

팝킨은 지금까지 인류는 진화의 과정에서 5가지 정도의 영양패턴을 가진다고 했다. 이를 살펴보면 첫 번째는 수렵, 채집의 시대로, 탄수화물과 섬유질 음식을 섭취했고, 지방 중에서도 포화지방의 흡수는 낮았다.

두 번째는 기근의 시대이다. 곡물 섭취로 영양상태가 나빠지고 체구도 작았다. 세 번째는 18세기 이후 유럽과 같은 문명국인데, 만성기근과 영양결핍이 감소하며 과일 야채 동물성 지방섭취가 늘고 전분을 주식으로 하던 것이 감소한다.

네 번째는 서구형 식단(당성분증가, 고칼로리, 고지방, 육식, 가공된 음식, 가공된 음료)과 변화된 생활방식(기계화로 인한 에너지 사용 감소, TV 시청 등 수동적 생활방식) 비만이 일반화되고 퇴행성 질환들이 늘어난 것이다. 마지막은 지방을 줄이고, 식이섬유를 늘리는 행동 변화다. 앉아서 일과 레저를 즐기는 패턴에서 움직이는 운동을 늘려 체지방을 줄이고 여러 만성질환들을 늦추거나 줄이는 것이다.

이중에선 첫 번째와 두 번째 영양패턴이 눈에 띈다. 역사서에서는 농경의 시작을 인류가 잉여생산물을 만들어 사회 문화를 기반을 다진다는 긍정적인 뉘앙스의 평가를 하지만 팝킨은 그 과정을 기근의 시대로 묘사한다. 최근 베스트셀러인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도 수렵 채집시대를 ‘최초의 풍요사회’로 묘사하고 있다.

모든 시기 대부분 장소에서 수렵채집은 가장 이상적인 영양소를 제공했다. 아침, 점심, 저녁을 숲과 초원을 누비며 버섯과 개구리를 비롯해 뿌리와 사냥감을 먹었던 고대 수렵채집인들은 후손인 농부보다 굶어죽거나 영양실조에 걸리는 일이 적었고, 키가 더 크고 신체도 건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상상의 반전이 일어나는 대목이다.

팝킨은 이 흐름이 꼭 역사적 흐름은 아니라고 하지만 서양의 역사 변화를 주로 보며 개념화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땠을까? 우리의 음식 역사에서는 네 번째 패턴이 전형적으로 나타날 이유는 없다. 최근까지도 쌀을 주식으로 김치 된장과 같은 발효음식을 섭취해 오면서 서양과는 다른 맥락으로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화에서 우리나라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고기를 좋아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네 번째 패턴의 위험이 보이기도 한다. 사실 외식으로 고깃집을 좋아하고, 고기와 함께 콜라까지 시키는 아들을 보며 글로벌화 되고 있는 네 번째 패턴의 침투력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는 여기서 영양전이(Nutrition Tansition) 개념의 중요한 함의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현대의 많은 질환들, 건강상 문제들이 사실은 식이습관과 생활습관에서 온다는 너무도 당연한 상식의 확인이다.

우리가 먹는 단백질은 우리 몸의 구성 성분이 되고,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은 에너지 대사에 쓰이며, 과도한 지방은 몸 구석구석에 쌓여 몸의 한 부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퇴행성 질병들을 약으로만 다루려는 태도는 위험하다. 원인 자체가 과도한 영양과 생활습관이라면 근본을 고침으로써 질병을 관리해야 한다. 물론 약을 동원하는 것이 현대의학의 힘을 빌리는 것이긴 하지만 근본적이고 일상적인 대처는 음식과 운동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필자 역시 아버지가 당뇨였고, 동생도 당뇨다. 하지만 당뇨 예방을 위해 약에 기댈 생각은 전혀 없다. 가공되지 않은 거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공기 좋은 산을 마음껏 오르는 것이 예방책이라 믿고 있다.

아울러 인간의 오래된 친구, 프로바이오틱스는 이런 영양패턴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프로바이오틱스 중 루테리는 혈중 콜레스테롤레벨도 낮춘다는 보고도 있다. 식이섬유의 일종인 프리바이오틱(prebiotics)의 섭취는 비만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비만으로부터 초래되는 여러 대사성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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