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 이해 증진 해썹 성공 지름길
HACCP 전문강사로 강의를 한 지 10년이 넘었다. 보건산업진흥원 재직 시절에 강의까지 포함하면 20년이 돼간다.
오랜 기간 HACCP을 강의하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으며, 이중에는 예상치 못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최근에도 이러한 일이 있었다. 몇 달 전 강의했던 경영자 과정에서 만났던 사장이 HACCP 팀장 과정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경영자 과정의 법정 교육시간 2시간만 들으면 되는 사람이 이틀 교육과정인 팀장 과정을 ‘왜 왔나?’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둘째 날 강의를 하다가 쉬는 시간에 그 이유에 대해 물었는데, 그 사장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 회사 담당자가 HACCP 팀장 과정을 꼭 들어야 한다고 해서 참석했다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담당자가 사장에게 이틀 과정을 들으라고 했다니. 바쁜 사장님이 2일 교육 과정을 듣기 쉽기 않았을 것이라 물었더니 사장은 “담당 직원이 하도 들어야 한다고 애걸복걸해서 들었다. 바쁘다고 했지만 직원이 HACCP 담당을 안 하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 어쩔 수 없이 듣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수료증을 나눠 주며 그 사장에게 교육에 대해 감회를 물었더니 사장은 “이틀간 HACCP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HACCP을 하면서 무엇을 챙겨야 할지, 내가 어떤 부분을 도와줘야 할지를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HACCP을 알게 되니 HACCP을 추진하는 직원들이 얼마나 힘든 지도 이해하게 됐다. 또한 이번 교육을 통해 ‘내가 직접 할 것도 있지 않나’하는 자신감도 들었다. 특히 HACCP을 하면서 ‘돈이 얼마나 많이 들까?’ 라는 막연한 걱정과 ”그 돈이 정말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많았지만 이제는 직원들과 잘만하면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돼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HACCP 경영자 과정은 다른 어떤 과정보다 강의시간에 쫓긴다. 2시간 안에 HACCP 개요, 필요성 그리고 추진 요령,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를 설명하자면 항상 숨이 차다. 2시간 강의가 끝나면 어쩔 때는 멍하기까지 하다. 거기다 질문이 많을 때는 짧은 강의 시간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런 부족한 시간이 아쉬워 교육에 참가한 대표들과 점심을 같이 하곤 했었다. 식사를 하면서 “지금까지 강의를 들었는데 HACCP이 뭐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몇 번 한 적이 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HACCP도 경영'으로 인식하고 있다.
‘HACCP은 경영이다’라는 이 말을 HACCP을 추진하는 담당자가 어려움에 봉착할 때 기억했으면 한다.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산 부분, 조직 부분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
그런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싶다면 ‘HACCP은 경영이므로 경영자를 설득하라’고 말하고 싶다. 만약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면 경영자를 교육 보내라. 경영자가 HACCP을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경영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할 확률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HACCP 시스템은 단순한 안전관리 방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 경영시스템이고 관리체계다. HACCP이 회사 경영시스템으로, 관리체계로 자리 잡기까지 적게는 1년, 길게는 3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따라서 경영자가 참여해야 한다. 경영자는 직원들과 함께 회사 수준과 특성을 반영한 HACCP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각각의 전략과 성과지표를 △현장에 맞는 내용 △사무실에 맞는 내용 △협력사에 맞는 내용 등 세분화해 누구나 보기 쉽게 게시·공유해야 한다.
특히 HACCP 시스템을 조기 정착시켜 실질적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누구나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성과지표이어야 한다.
성과지표는 가능한 오랜 시간이 흘러도 지속 관리할 수 있는 것이면 좋다. 예를 들어 HACCP을 하면서 ‘전문인력을 몇 명 양성한다’ ‘품질 클레임을 몇 ppm 줄인다’ ‘생산성을 몇 % 향상한다’ ‘회사의 프로세스 몇 가지를 개선한다’ ‘표준화를 몇 개 마련한다’ 등과 같이 각 부서 업무와 기능에 적합한 구체적 수치를 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 지표는 경영자가 매월 정기보고 등을 통해 직접 챙기면 분명히 효과가 있다.
결론적으로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대표가 직접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자의 HACCP 이해 증진은 HACCP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