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서 성장하는 식품 스타트업 ‘오나미김치’ 주목
네덜란드서 성장하는 식품 스타트업 ‘오나미김치’ 주목
  • 배경호 기자
  • 승인 2017.10.1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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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키친 리퍼블릭서 창업한 한국계 ‘알렉스 킴 보이세’ 인터뷰

최근 김치 등 한국 전통식품의 해외 시장 공략과 현지인들의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에서는 현지 시장의 김치 트렌드화를 목표로 서서히 성장중인 스타트업 ‘오나미 김치’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최근 코트라 암스테르담 무역관은 이 회사 Alex Kim Boyce와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본지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관련 내용을 소개한다.

- 네덜란드에서 김치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김치를 접해왔기 때문에 김치는 매우 익숙한 음식이었다. 8년 전 우연한 기회에 네덜란드에 정착해 레스토랑 주방에서 일하던 중 김치를 오이스터 메뉴의 사이드 디쉬로 내자는 아이디어가 반응이 좋아 김치가 실제 레스토랑 메뉴에 오르게 됐다. 이를 계기로 네덜란드 음식 문화와 김치가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김치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오나미 김치' 대표 Alex Kim Boyce (출처:오나미 김치 인스타그램)
- 왜 '오나미 김치'를 회사명으로 정하게 됐나
▶‘오나미’는 외할머니의 성함이다. 한국의 김치는 집집마다 다른 맛과 레시피를 특징으로 하며, 우리도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외할머니의 레시피를 전수받아 김치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오나미’를 회사명으로 정하게 됐다. 또한 현재 ‘오나미 김치’는 할머니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 실험적인 레시피들을 시도하고 있다.
 
- 김치 재료 공급원은 어디인가
▶‘오나미 김치’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는 네덜란드 내에서 공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배추의 경우 얼마 전까지는 통배추를 사용했으나 김치 생산 시간과 비용 절감을 위해 미리 절단된 배추를 구입해 절이는 과정부터 직접 참여하고 있다.

김치 ‘건강+새로움’ 네덜란드 음식과 조화
고급 재료로 유럽인 입맛 잡을 레시피 실험
채식주의자·레스토랑·슈퍼마켓 등 고객 확보 
  

또 절이는 단계부터 양념을 섞어 김치를 완성하기까지 모든 공정에 참여해 사용되는 재료와 김치의 품질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는데, 발효식품 김치는 발효 과정에서 맛이 변질될 수 있으므로, 이를 최대한 방지하

△오나미 김치 생산 과정 (출처 : 오나미 김치 페이스북 페이지)
기 위해서는 좋은 품질의 배추와 양념을 사용해 올바른 공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나미 김치’는 베지테리언 김치를 표방하기 때문에 젓갈을 사용하지 않는다. 고춧가루 등 양념의 경우 네덜란드 업체에서 양념을 구입해 사용한다. 젓갈 대신 사용하는 새우는 불법 수입 새우가 아닌 합법적으로 정당한 거래과정을 거쳐 수입된 새우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현재 네덜란드에 김치와 관련된 식품 인증은 아직 없지만 이러한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오나미 김치’의 신뢰도를 높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공급받은 재료를 바탕으로 현재 일주일에 300kg의 김치를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일주일에 1000kg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저장 공간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충분한 저장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 주요 고객은 누구인가
▶레스토랑 셰프들이 주요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전에 레스토랑 주방에서 일했던 경험을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가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2016년부터 지속가능한 식품만을 취급하는 네덜란드 현지 유기농 슈퍼마켓 Marqt에도 김치를 납품하고 있다. 베지테리언 또는 유기농 등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오나미 김치의 주요 고객이다.
 
- 주요 라이벌이 있다면
▶현재까지 동종업계 라이벌은 없다고 생각한다. 대상 등 네덜란드 한인마트에 김치를 납품하는 한국업체가 존재하긴 하지만, 아직 네덜란드 내 김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경쟁업체가 존재하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네덜란드 김치 시장을 함께 활성화시킬 경쟁업체가 많이 생겨나기를 희망한다.
 
- 네덜란드 식품 시장의 매력은 무엇인가
▶네덜란드 음식 문화는 ‘흰 도화지’와 같다고 생각한다. 흰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쉬운 것처럼 특별한 특징이 없는 네덜란드 음식 문화는 새로운 시도에 열려 있어 타국 음식 문화의 진입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김치가 잠들어 있는 네덜란드 음식 문화를 깨우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 지루한 네덜란드 샌드위치에 새로움과 건강을 더하는 김치를 통해 네덜란드 음식 문화에 변화를 가져오고 싶다.
 

△오나미 김치 제품들 (출처:오나미 김치 인스타그램)
- ‘오나미 김치’만의 네덜란드 식품 시장 진출 전략은 무엇인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우리는 모든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무작정 거래를 제안하지 않고 거래할 레스토랑을 우선 선정한 후 개별적으로 거래를 제안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간 및 비용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맞춤형 거래가 가능하다. 여기에는 과거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구축했던 셰프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한국의 타 김치 업체보다 네덜란드 현지 시장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거래를 통한 밀접한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한 것도 '오나미 김치'의 네덜란드 시장 진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둘째, 네덜란드는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낮기 때문에 판매와 더불어 미디어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김치 자체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샘플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셰프와 소비자에게 김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파하려 노력하고 있다.
    
셋째, 오나미 김치는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생산된 김치를 네덜란드로 가져오는 타 한국 김치 업체에 비해 제품 유통기한을 짧게 설정할 수 있다. 따라서 물류 비용이 적게 들뿐만 아니라 생산일로부터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은 신선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추가적으로 베지테리언 김치 생산 또한 차별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베지테리언 김치이지만 김치 맛은 그대로 유지하는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김치를 통해 타 업체가 넘볼 수 없는 새로운 소비층을 형성하는 것도 우리의 주요 전략이다.

이국 음식에 개방적…먹어 본 셰프들 호감
물량 늘리고 반찬 도입…식문화 전파 계획
‘공유형 키친’ 홍보 쉽고 제품 판매에 이점 

- 네덜란드 시장 진출에 어려움은 없었나
▶네덜란드에는 타국에 비해 현지 한국인 비율도 적고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낮기 때문에 거래를 제안한 레스토랑 셰프 대부분이 처음에는 네덜란드에 김치를 들여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 결과, 일단 김치를 맛 본 셰프 대부분이 김치에 매력을 느끼고 거래를 제안해 왔다. 따라서 네덜란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큰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왜 공유형 키친 '키친리퍼블릭'에서 김치를 생산하고 있는지
▶2015년부터 스타트업들에 제품 생산 공간을 제공하는 공유형 키친 ‘키친리퍼블릭’에서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키친리퍼블릭’의 가장 큰 장점은 키친을 공유하는 타 업체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키친리퍼블릭에서 바나나케이크를 생산하며 암스테르담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Baked in amsterdam’의 경우, 김치와 바나나케이크라는 서로 성격이 다른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Baked in amsterdam’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노출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해당 업체의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등 키친리퍼블릭 내 타 업체와의 공생 관계는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공유형 키친 ‘키친리퍼블릭’

다만 ‘키친리퍼블릭’ 멤버십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꽤 크고, 사업 초기에는 생산량이 많지 않아 사업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었기에 ‘키친리퍼블릭’ 멤버십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따라서 사업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는 '키친리퍼블릭' 가입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타 업체와 공간을 공유하는 만큼 자율성 면에서 다소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 한국인 채용 계획은 따로 없는지  
▶현재 '오나미 김치'에는 한국인 직원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국인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현재 직원들은 모두 네덜란드 또는 타국 국적으로, 김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목표 생산량 달성만을 위해 기계적으로 김치를 만드는 경우 생겨 가끔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발생한다. 진심으로 김치를 이해하고 책임감 있게 생산에 임할 한국인 직원의 필요성을 느낀다.
 
- 향후 5년 사업 계획이 있다면
▶김치를 네덜란드 시장 주류 식품의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이다. 뿐만 아니라 김치를 제외한 한국 반찬들 또한 네덜란드 시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김치와 음식 문화를 직접 피부로 느끼고, 한국의 음식 문화를 이해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기회로 삼고 싶다. 이를 통해 프랑스 시장에까지 김치와 한국 음식 문화를 전파하기를 희망한다. 

[자료 제공=코트라 암스테르담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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