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덜란드 틈새시장 창출한 ‘오나미 김치’ 알렉스 김 보이스 대표
[인터뷰] 네덜란드 틈새시장 창출한 ‘오나미 김치’ 알렉스 김 보이스 대표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2.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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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문화에 거부감 적어 한국적인 맛·기대·호기심 최고조
공유형 키친서 창업…장인 정신 바탕 안전에 맛·품질 우수
피클 업체와 하이브리드 김치 제조…네덜란드서 ‘오나미’ 명성
한식 요리에 필요한 식자재 원활한 공급으로 사업 확대
한국 정부·기관, 한식 문화 확대 바라…협업 원한다면 환영

K-푸드와 발효식품에 관한 큰 관심에 힘입어 작년 우리나라 김치 수출량은 종전 최고치인 2021년 4만2544톤을 넘어선 4만4041톤을 기록했다. 또한 수출국도 92개국으로 늘어나 김치의 높아진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대 수출국은 여전히 일본과 미국이 차지하고 있지만, 그동안 그 뒤를 잇던 대만과 홍콩 대신 네덜란드, 영국, 호주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눈에 띄게 성장한 네덜란드 김치 시장을 살펴보고자, 현지에서 김치 생산은 물론 한국 음식 문화 전파에 힘쓰고 있는 ‘오나미 김치’의 알렉스 김 보이스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최근 진행해 시장 현황과 기업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알렉스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오나미 김치’의 알렉스 김 보이스 대표는 한국의 김치가 네덜란드에서 점차 대중화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으며,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만들어 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사진=오나미 김치)
△‘오나미 김치’의 알렉스 김 보이스 대표는 한국의 김치가 네덜란드에서 점차 대중화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으며,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만들어 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사진=오나미 김치)

Q. K-푸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김치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네덜란드 현지 분위기와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A.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좋다. 요즘 한국의 김치가 네덜란드에서 점차 대중화되고 있음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물론 케첩이나 간장 등 대중적인 제품만큼은 아니지만, 점점 대중화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유럽 식품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느껴진다.

네덜란드는 다문화적인 특성을 가진 국가라 외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이로 인해 이국적인 맛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데, 김치 역시 그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또 한국 문화에 대한 네덜란드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 호기심이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Q. 오나미 김치가 그동안 현지 시장에서 이룩한 성과는?

A. 우리는 네덜란드 식품 업계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만들어 냈다고 자부한다. 이곳에서는 아시아 식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에 맞추어 계속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목표는 김치를 더욱더 대중화시키는 것이다.

오나미는 네덜란드에서 한국 식품 관련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 현재는 네덜란드의 가장 큰 슈퍼마켓 체인인 Albert Heijn에 입점하고 있으며, 유기농 슈퍼 체인인 Eko Plaza에서도 오나미 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아직 언급할 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네덜란드 현지 주요 유통망에 오나미 제품이 다른 대기업 제품보다 더 많이 눈에 띌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2017년 한국에 소개된 이후 생산 자동화와 외주 작업을 통해 새로운 제품 개발에 좀 더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Q. 김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지 생산이 늘고 있다. 네덜란드 현지 사정은? 또 치열한 경쟁 속 오나미만의 차별화 전략은?

A. 지난 몇 년 동안 네덜란드 시장에 진입한 몇 개의 회사가 있다. 대부분 발효를 중점으로 광범위한 식품을 취급하는 회사들인데, 피클부터 빵의 도우, 콤부차 등 다양한 발효식품을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현지인을 타겟으로 한 특이한 스타일의 김치를 생산하는데, 한국 김치에 비해 덜 맵고, 더 쓴맛이 많이 난다.

또 식품 서비스 분야에서도 김치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요구됨에 따라 케이터링 업체들도 한국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도전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김치 회사들은 달라진 김치의 인기에 힘입어 더욱더 많은 마케팅 활동과 새로운 판매 전략을 통해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는 대기업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 및 시장점유율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오나미가 가진 매력은 소비자가 우리 제품을 경험하였을 때 ‘장인정신(ARTISAN)’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맛과 품질이 뛰어난 제품임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들은 우리 제품의 깔끔하고 세련된 포장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특히 네덜란드 현지에서 청결하고 안전하게 생산되었다는 점을 더 좋아한다. 또한 오나미만의 방식으로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피드백을 받고 지속 발전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나미 김치는 김치베이스로 만든 소스와 김치 제품(사진 왼쪽)을 생산하는 한편 최근엔 키친리퍼블릭에서 고추장과 김치 마요네즈, 김치와 케찹을 혼합한 케찹, 간장 베이스의 만두용 소스 등을 만들고 있다.(사진=오나미 김치)
△오나미 김치는 김치베이스로 만든 소스와 김치 제품(사진 왼쪽)을 생산하는 한편 최근엔 키친리퍼블릭에서 고추장과 김치 마요네즈, 김치와 케찹을 혼합한 케찹, 간장 베이스의 만두용 소스 등을 만들고 있다.(사진=오나미 김치)

Q. 발효 김치와 갓 담근 김치 중 현지에서는 어느 것을 더 선호하나?

A. 딱히 정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의 스타일의 김치가 필요할 것 같다. 요즘은 일반 가정용 소비자들도 한국 고유의 김치 맛에 점점 적응해가고 있는 단계이고, 아시아 음식을 파는 곳 대부분에서도 한국 고유의 김치가 납품되고 있어 발효 김치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풍부한 맛의 김치를 선호한다. 적당히 숙성되었지만 아주 약간 새콤한 정도다.

또 김치를 즐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김치에 들어간 각각의 재료들의 고유한 맛을 음미하면서 즐기는 것이다. 둘째는 이 모든 맛을 잘 어우러지게 한데 모아 맛있게 숙성시키고 즐기는 방법이다. 나에겐 이것이 ‘완벽한’ 김치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있어 가장 큰 도전은 이런 완벽한 김치를 지향하며,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맞게 맛있는 김치를 만드는 것이다.

Q.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김치의 날’을 제정할 만큼 김치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네덜란드 정부나 기관의 관심은 어떠한가?

A. 사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미국이나 영국에 김치의 날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정말 신기하고 또 뜻깊은 날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네덜란드 정부나 기관에서는 큰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제 생각으로는 네덜란드에서 김치가 문화의 일부가 되기까지는 아마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까 싶다.

Q. 공유형 키친 '키친 리퍼블릭'을 통해 생산했었는데, 아직도 여전한가?

A.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오나미는 10여 년 전 ‘키친 리퍼블릭’에서 시작했다. 이곳은 모든 종류의 식품 관련 스타트업이 처음 진출하는 디딤돌 같은 공간이다. 몇 년 전, 새로운 생산 파트너를 찾아 협업을 진행하면서 그곳을 떠났다가 최근 다시 키친 리퍼블릭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이 공간을 테스트 키친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김치 마요네즈와 고추장 등 새로운 제품을 소량 혹은 주문 제작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Q. 현지에서 김치 사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A. 우리가 현재 마주한 가장 큰 어려움은 발효식품인 김치의 독특한 특성이다. 발효하는 중요한 과정을 다루고 ‘살아 숨 쉬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항상 도전적이며 때로는 쉽지 않은 상황에 부딪힌다. 아직 우리가 성장하면서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오나미 김치는 최근 한국 음식과 문화를 계속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예산을 크게 늘렸으며, 김치 확산을 위해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레시피 제작은 물론 한국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나 부자재를 더 쉽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사진=오나미 김치)
△오나미 김치는 최근 한국 음식과 문화를 계속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예산을 크게 늘렸으며, 김치 확산을 위해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레시피 제작은 물론 한국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나 부자재를 더 쉽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사진=오나미 김치)

Q. 예전 인터뷰에서 김치와 한국 음식을 유럽에 전파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다. 이를 위해 어떠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지?

A. 우리는 한국 음식과 문화를 계속 홍보하기 위해 마케팅 예산을 최근 공격적으로 늘렸다. 또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피클 생산업체인 Kesbeke와 협력해 하이브리드 피클 김치를 만들고 있다. 이 제품은 네덜란드 전국의 주요 슈퍼마켓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제품이 오나미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

김치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잘 맞고 효율적인 방법은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보편적인 매력을 가진 레시피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별로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맛을 좋아하는지 특성을 파악해서 깊게 이해한다면, 그들을 위한 맛있는 맞춤형 김치를 만들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Q. 한국 정부나 기관이 김치 시장이나 한국 문화의 확대를 위해 꼭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까?

A. 한국 정부와 기관이 유럽의 김치 시장과 한국 문화의 확대를 위해 꼭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매우 환영하는 입장이다. 우리 사업의 목표는 재정적으로 성공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좋은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는 것이다.

나는 미국에서 자라면서도 한국 문화에 대해 잘 몰랐고 큰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인이라는 제 배경과 한국 문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가능한 많은 분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한국 정부나 기관이 우리의 활동을 좋아하고, 또 함께 협업하고 싶다면 꼭 연락해 주시기 바란다.

Q. 앞으로 발전 계획은?

A. 최근 우리는 한국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나 부자재를 더 쉽게 제공하기 위한 확장 작업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일반인이 한국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에 접근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김치의 성공이라는 청사진을 바탕으로 대중에게 쉽게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를 갖출 예정이며, 주변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또 봄에는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인력이 충원돼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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