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43년간 가공유 1위…세계인의 우유로 발돋움
[장수브랜드]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43년간 가공유 1위…세계인의 우유로 발돋움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7.10.2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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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우유 소비 촉진책으로 개발한 제품이 히트

목욕탕을 나설 때면 ‘한컵’ 생각나는 음료가 있다. 노란 속살에 항아리 도자기 모양 용기를 가진 ‘바나나맛 우유’가 그것.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1974년 출시 이후 43년간 흔들림 없이 국내 가공유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작년 기준 바나나우유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로 하루 평균 약 80만개, 한 해 2억5000만 개가 팔려 나갔다.  매출액은 작년 약 1,950억원(수출 포함)에 이르러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80%의 시장점유율로 작년 사상 최대치인 약19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개발 비화는 우유 시장 침체와 맞물려있다. 70년대 초 정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우유 소비를 장려했지만 흰 우유 소비는 생각만큼 늘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가 식품회사들에 우유에 다른 맛을 가미한 가공우유 제품 개발을 독려했다. 식품회사들은 초코맛, 딸기맛 우유 등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생각보다 신통치 않았다.

그때 빙그레 연구팀이 생각해낸 것이 당시 고급과일이었던 바나나를 활용해 보자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즉시 개발에 착수했지만 수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바나나로 과즙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궁리 끝에 바닐라 향과 각종 재료의 조합으로 바나나 맛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고, 1년이 넘는 연구 끝에 바나나를 쓰지 않고도 바나나맛이 나는 우유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빙그레는 풍부한 맛을 내기 위해 우유 함량을 85%까지 높이고, 용량도 당시 가공우유에서 일반적이던 180mL나 200mL가 아닌 240mL로 늘렸다.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 바나나의 노란색이 겉에 비치는 반투명으로 만들었다. 항아리 모양의 용기는 개발팀이 도자기 박람회에서 ‘달 항아리‘를 보고 고안해 냈다. 회사 내에선 보관이나 진열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당시 빙그레는 모험을 택했고 이것이 적중해 현재 ‘단지 우유’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바나나우유의 상징이 됐다.

바나나맛우유는 올해 창립50주년을 맞은 빙그레의 성장 동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5%이상 성장하며 회사 전체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다. 2천억 내외의 국내 식품 브랜드 가운데 연 매출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과일 맛에 항아리 디자인 각인…연매출 1900억
테마형 카페·스트로 캠페인 등 혁신 마케팅 주목
두 자릿수 성장하는 효자 상품… 10여 개국 수출도
   

이 같은 성장에는 수출도 큰 몫을 했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를 세계의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각 국에 맞는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품질 개선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는 2004년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10 여 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인기가 좋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2010년 약 7억원이던 매출은 2016년 약 15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에 빙그레는 2014년 상하이에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15일의 유통기한을 확보한 오리지널 바나나맛우유를 통해 중국 유통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등 동부 연안 주요도시에 판매망을 갖춘 빙그레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신규 채널에도 진출한 상황이다.

또한 올해 추진한 마이스트로우 캠페인은 빙그레 마케팅 혁신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나만이 갖고 싶은 스트로를 만들어 보자’는 컨셉으로 지난 7월 공개한 ‘마이스트로우’ 영상 5편은 SNS 상에서 폭팔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조회 수는 3천만 뷰를 넘어섰고 ‘링거 스트로우’ 등 3종은 출시 일주일 만에 3만 개가 전량 판매됐다. 또한 ‘SOS 스트로우’는 출시 계획이 없었으나 해당 영상을 본 소비자들의 출시 요청이 잇따르자 빙그레는 실제 제품으로 제작해 출시하기도 했다.

바나나맛우유는 가공우유 뿐만 아니라 카페로도 지속 진화하고 있다. 작년 3월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 개점한 빙그레 최초의 테마형 카페 ‘바나나맛우유’ 옐로우카페는 초기부터 끊임없는 입소문을 타며 현대시티아울렛 14개 카페 매장 가운데 현재도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옐로우카페의 바나나맛우유를 넣은 각종 메뉴와 바나나맛우유 캐릭터 상품이 매출 상승에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힘입어 빙그레는 옐로우 카페 2호점을 올해 4월 제주도에 문을 열었고 앞으로도 지속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빙그레는 옐로우카페를 아예 RTD 브랜드로 출시했다. 올 3월 출시한 ‘옐로우 카페 컵(Yellow Café Cup)’은 바나나티라미수, 소금라떼 2종으로, 바나나티라미수는 대표적인 디저트인 티라미수를 음료로 재현한 제품으로 빙그레가 가진 맛있는 바나나 맛을 구현하는 노하우가 접목돼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바나나맛우유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가공유 시장 1위 자리를 고수하며 50년 빙그레 역사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며 “이제는 바나나맛우유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제품이 되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빙그레는 지난 10일 창립 50주년 기념일(10월 9일) 행사를 열고 종합 식품 회사로써의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빙그레는 창립일마다 장기근속 포상을 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전통 임직원들과 창립기념식을 진행해 10년, 20년, 30년 장기 근속자들을 대상으로 근속년수만큼의 순금을 지급했다. 올해 지급 대상은 약 8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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