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렌즈주스 과당분·과열량에 고가격”…정말 문제 맞나?
“클렌즈주스 과당분·과열량에 고가격”…정말 문제 맞나?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8.06.19 0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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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착즙 주스 당분, 과일 수준…수치 높은 게 당연
첨가당으로 당분 조절한 환원주스와의 비교는 잘못”
“식이섬유 등 해독 작용 과도한 마케팅 문제” 지적도

건강을 위한 해독용 과채착즙음료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클렌즈주스가 일반 주스보다 더 많은 열량과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소비자와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4일 소비자시민모임은 시중 판매 중인 클렌즈주스 5종, 오렌지 주스 10종, 과채 혼합주스 2종 등 과채 성분의 주스 17종을 비교한 결과 클렌즈주스가 나머지 주스 비교군보다 열량과 당분이 높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건강함’을 표방하는 클렌즈주스가 사실 일반 주스보다 고열량, 고당분인데도 다른 제품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결과에 일부 소비자는 건강 음료로 널리 알려진 클렌즈주스에 대해 ‘속았다’라는 반감과 혼란스러움을 표하고 있다.

클렌즈주스 업계는 이번 조사결과 분석 대상 선정의 불균형부터 용량 대비 당과 열량, 가격의 단순 정량 비교에 초점을 두면서 제조방식, 영양성분 등 종합적인 차이 분석을 간과했다고 반박에 나섰다. 또한 클렌즈주스는 과일과 채소를 통째로 착즙한 제품으로 당분과 열량의 높은 수치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렌즈주스가 일반 과일주스보다 고당분·고열량이라는 소시모의 발표 이후 소비시장이 술렁이자 업계는 이에 대한 해명과 반박에 나섰다.
△클렌즈주스가 일반 과일주스보다 고당분·고열량이라는 소시모의 발표 이후 소비시장이 술렁이자 업계는 이에 대한 해명과 반박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주스 제품은 유형별로 과즙이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 나눠지는데, ‘혼합음료’는 과즙함량이 10% 미만, ‘과채음료’는 10~95%, ‘과채주스’는 과즙이 95% 이상일 때 표기할 수 있다. 주로 소비자들이 과일주스로 섭취하는 ‘농축환원(FC, From Concetrate)주스’는 과즙을 고온에 끓여 졸인 과즙 농축액을 정제수에 희석한 뒤 식품첨가물 등을 더해 만든 것으로 ‘과채주스’나 ‘과채음료’에 속한다.

반면 클렌즈주스는 기타 첨가물 없이 생과일, 야채 등을 그대로 짠 비농축(NFC, Not From Concentrate) 착즙주스로 최근 원과 그대로를 챙겨먹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RTD 형태로 다수 출시됐다.

한 클렌즈주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시민모임의 분석 결과에서 비교됐던 제품들의 대부분은 환원주스로 과일 농축액에 물을 넣어 희석시킨 제품이라 원과를 그대로 착즙한 제품들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착즙주스는 원과 그대로를 사용한 만큼 과일 속 천연당으로 단 맛을 낸 것인 것에 반해 환원주스는 과일농축액에 첨가당으로 당분 수치를 조절한 것이기 때문에 이보다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해도 반박할 길이 없다”며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오히려 클렌즈주스나 착즙주스군에서 더 높은 당분 수치가 나온 것은 일반 주스 제품보다 브릭스가 더 높은 고품질의 과일을 사용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이번 분석결과와 같은 논리라면 과당이 든 과일 일체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같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15년 소비자가 많이 구입하는 오렌지주스 제품을 조사한 결과 전체 15개 중 11개의 제품에서 첨가당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탕 대신 합성 감미료, 올리고당, 액상과당 등을 사용해도 현행식품법상 ‘무설탕’ 표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설탕 과채주스에서도 첨가당이 사용될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주스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클렌즈주스 자체의 해독작용을 강조한 마케팅 활동에 문제를 제기했다. 물론 과일이나 채소를 일절 섭취하지 않는 것보다는 착즙주스 속 과채의 식이섬유 등이 해독작용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과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효능에 대해서도 마케팅 도구로 무분별하게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관계자는 “과일과 채소의 해독작용과 디톡스 효과를 강조한 클렌즈 주스는 사실 착즙주스와 구분이 불가하며 편의상 만든 마케팅 용어”라며 “소확행, 가심비 등 소비트렌드를 타고 생과일을 그대로 짜 만든 프리미엄 착즙주스 시장이 이제야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에 불확실한 건강상의 이점만을 강조한 클렌즈 주스는 착즙주스 시장 전체의 파이를 제한하는 일일 수 있다”고 업계의 자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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