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농협 ‘그래놀라’로 간편대용식(CMR) 시장 본격 공략
오리온-농협 ‘그래놀라’로 간편대용식(CMR) 시장 본격 공략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8.07.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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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 합작 공장 건설 ‘마켓오 네이처’ 브랜드로 6종 출시
△설명회에서 전시된 마켓오 네이처 제품들(오!그래놀라 3종, 오!그래놀라바 3종, 파스타칩 2종)
△설명회에서 전시된 마켓오 네이처 제품들(오!그래놀라 3종, 오!그래놀라바 3종, 파스타칩 2종)

오리온과 농협이 ‘마켓오 네이처’ 브랜드를 런칭하며 CMR(간편대용식·Convenient Meal Replacement) 시장 개척에 나섰다. 

HMR처럼 CMR 시장도 앞으로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오리온은 마켓오 네이처를 5년 내 연 매출 1000억 원의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포부다. 

최근 국내 대용식 시장 규모는 3조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1인 가구도 계속 늘고 있는 추세여서 대용식 시장의 성장세가 갈수록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오리온은 향후 그룹의 성장을 이끌 사업의 한 축으로 간편대용식을 선정하고 3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슈퍼푸드 귀리에 곡물 과일 등 넣어…당도·나트륨 낮춰
1인 가구·워킹맘 등 겨냥 5년 내 1000억 브랜드로 육성

CMR 시장 선점을 위해 오리온이 주목한 원료는 ‘그래놀라’다. 기존 시리얼 원료로 사용하던 콘플레이크가 옥수수를 압착, 가열해 설탕, 나트륨 등 조미가 강하다면 그래놀라는 슈퍼 푸드 ‘귀리’를 주원료로 한 통곡물로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원물 곡물과 과일을 그대로 사용해 당도와 나트륨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이 이번에 우선 출시한 신제품은 검은콩, 과일, 쌀 등 농협이 제공하는 국산 농산물 및 곡물, 야채 등을 원물 그대로 가공해 만든 '오!그래놀라' 3종(검은콩, 과일, 야채)과 '오!그래놀라바' 3종(검은콩, 무화과 베리, 단호박고구마)이다. 또한 오는 9월에는 파스타를 재해석한 원물 요리 간식 ‘파스타칩’ 2종(머쉬룸 크림, 오리엔탈 스파이시)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켓오 네이처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허인철 부회장(왼쪽 세번째)과 김병원 회장(왼쪽 두번째)이 신제품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켓오 네이처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허인철 부회장(왼쪽 세번째)과 김병원 회장(왼쪽 두번째)이 신제품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를 위해 오리온은 2016년 농협과 합작법인 오리온농협을 설립하고 약 620억 원을 투자해 경남 밀양에 약 1만1600㎡(3500평) 규모의 전용 공장을 건설했다. 밀양 공장은 그래놀라 전용 공장으로 미분 설비 등을 포함하고 있어 맞춤형 제품 설계, 생산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오리온은 마켓오 네이처의 주 타겟층을 1인가구와 워킹맘으로 잡았다. 요리하는 시간 없이 건강하고 든든한 한 끼를 채울 수 있어 시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오리온 측은 설명했다. 또한 국내 시장에 성공 안착한 후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신제품은 대용량 제품의 경우 대형할인점에서 7000원대로 판매될 예정이다. 좋은 원료를 사용한 만큼 다른 시리얼 제품보다 비싼 편이지만 할인 없이 판매해 고급화 전략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가성비도 고려하겠지만 ‘소확행’족 등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구매층에게 가치 소비적 측면으로 접근하면 충분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시중 그래놀라 제품은 콘플레이크를 30∼70%까지 사용했지만 마켓오 네이처의 경우 그래놀라를 85∼99% 사용해 품질 경쟁력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래놀라는 다양한 곡물과 과일, 야채 등을 원물 그대로 구워 영양소 파괴가 적으면서도 끓이거나 데우는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식사를 대신하는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함량 85~99% 고품질…가격 등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
국내 시장 안착 후 중국 러시아 등 해외 진출 추진도

특히 소비 트렌드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일본의 CMR 시장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스낵시리얼푸드협회에 따르면 2011년 61억 엔에 불과했던 일본 그래놀라 시장은 2016년 433억 엔 규모로 급성장했다. CMR 시장에서의 그래놀라 비율도 2010년 20%에서 2017년 70%로 증가하며 시리얼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전 세계 시장을 보면 곡물로 만든 제품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일본 그래놀라 시장은 6000억 원을 넘어섰다”며 “오리온의 기술력과 농협의 국산 고급 원료로 국내 CMR 시장 석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은 “이번 합작 회사 설립을 계기로 밀가루를 쌀로 10% 이상 대체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마켓오 네이처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오리온 신규사업부문 서명희 부장이 마켓오네이처 브랜드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마켓오 네이처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오리온 신규사업부문 서명희 부장이 마켓오네이처 브랜드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 ’마켓오 네이처’ 그래놀라 론칭 질의·응답

국산 원물에 조리 필요 없이 HMR과 차별화
미생물 발생 없이 1년 보관…모든 유통망 입점

- 기존 시중 시리얼 대비 가격 책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 서명희 부장
=가격은 유통처에서 정하게 될 예정이다. 좋은 원산지에서 생산한 좋은 원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할인 정책 없이 판매할 계획이다. 대용량 그레놀라 큰 사이즈 기준 7000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 유통기한이 어떻게 되나.
▶ 문영복 상무=유통기한은 상온에서 1년가량 보관가능하다. 제품의 수분 함유량이 높지 않아서 곰팡이나 미생물의 발생 없이 1년 간 보관이 가능하다. 특히 오븐으로 굽는 공정이 있어서 멸균 등 제어가 가능하다.

- 유통망 구성은.
▶ 서명희 부장=대형 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채널 별로 제품이 다른데 조만간 편의점에서 한 번 먹을 수 있는 소용량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농협 하나로마트 유통망을 통해 대형마트, 편의점 등 모든 유통채널 다 입점할 계획이다. 

- 가정간편식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 서명희 부장=HMR이라고 불리는 가정간편식은 주로 컵밥, 레토르트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제품은 조리나 가열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바쁜 현대인들 입장에서는 그런 점이 불편할 수 있다. 또 가정간편식이 영양 보다 맛과 가격이 우선이라면 우리는 좋은 원물, 원산지 등 품질 측면에서도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향후 가정간편식 등 사업 다각화 계획은.
▶ 서명희 부장
=2016년 창립 60주년 당시 오리온은 글로벌종합식품 도약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초코파이 하우스 등 디저트 사업을 비롯해 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놀라를 시작으로 간편대용식 카테고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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