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커 사태’ 장기화 땐 닭고기 값 인상 등 2차 피해…치킨업계도 ‘전전긍긍’
‘마니커 사태’ 장기화 땐 닭고기 값 인상 등 2차 피해…치킨업계도 ‘전전긍긍’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2.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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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 배송기사 총파업…천안·동두천 공장 가동 멈춰 닭고기 생산·유통 중단
양계장 250곳 20여 일간 육계 출하 못해 발동동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 공급선 바꿔 임시 변통
하루 14~15만 마리 물량…육계협회 법적 책임 경고

국내 닭고기 생산·유통기업 3위인 마니커가 공장 가동을 멈추며 사육농가는 물론 치킨 프랜차이즈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마니커는 지난 11일부터 위탁 배송기사들의 총파업 실시로 닭고기 생산 유통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 배송기사들은 민주노총화물연대와 연계해 총파업에 돌입, 천안공장과 동두천 공장의 가동이 멈췄다.

경기도 동두천시 마니커 공장에서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이 육계 반입을 위해 출하 중인 트럭을 막아서고 있다.(제공=마니커)
경기도 동두천시 마니커 공장에서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이 육계 반입을 위해 출하 중인 트럭을 막아서고 있다.(제공=마니커)

사태가 지속될 경우 마니커는 하루 약 7억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고, 장기화될 경우 생물자산(종란, 병아리, 생계) 등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마니커 측의 설명이다.

실제 마니커 공장 중단에 따라 마니커와 거래하는 양계장 250여 곳의 육계가 발이 묶인 상태다. 이들이 치킨 프랜차이즈 및 대형 마트 등에 납품하는 물량은 하루 평균 14~15만 마리다.

김상근 육계협회장은 “보통 닭은 생후 30~35일에 출하해야하고, 그 시기를 넘기면 상품성이 떨어져 폐기 처분해야 한다. 마니커 공장 중단으로 인해 영세한 사육농가의 생존권 위협은 물론 치킨 프랜차이즈 등의 피해도 발생되는 만큼 하루 속히 사태가 진정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육계협회는 사태가 지속될 경우 배송기사 개개인마다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엄포를 놓은 상태다.

이 여파에 대해 현재까지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큰 피해를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닭고기 물량 중 절반가량을 마니커에서 공급받는 BBQ는 하림, 사조, 체리부로 등 다른 닭고기 업체로부터 추가 공급 받으며 가맹점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교촌치킨도 마찬가지다. bhc는 마니커와 거래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국내 닭고기 생산·유통에 있어 큰 영향력을 끼치는 마니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닭고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육농가는 물론 치킨 프랜차이즈, 결국에는 소비자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니커의 사태가 길어지면 육계 시세에 영향을 미쳐 닭고기 원료 값이 상승하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사태가 빠른 시일 내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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