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 상상 넘는 무한변신…3000억 눈앞
젤리 상상 넘는 무한변신…3000억 눈앞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8.10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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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사탕 제치고 편의점 최상위 인기 상품
빼빼로 모양서 야쿠르트·단무지까지 유별난 경쟁
특별한 경험과 재미, 간식 수요에 MZ 세대 사로잡아
‘똥모양구미’끝판왕…전통 강자 하리보·마이구미 추월

서울 거주 40대 남성 A씨는 최근 편의점에서 라면과 단무지를 구매한 후 집에서 취식을 하려는데 단무지가 젤리여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모양은 물론 겉포장 글자체와 디자인까지 단무지와 너무 유사해 착각한 이번 황당 사례가 최근 SNS상 화제다.

젤리시장에 이색 모양 열풍이 불었다. 단무지를 비롯해 삼겹살, 회, 도시락, 똥 모양까지 각양각색이다. 젤리 주소비층인 1020대를 중심으로 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재미와 특별한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에 따른 것인데, 이미 편의점 등에선 전통 간식류 강자인 껌과 사탕류까지 제치고 최상위 품목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젤리 시장 규모는 2014년 680억 원에서 작년 2200억 원 규모로 대폭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아이들 간식류 판매가 늘면서 3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동물 모양 등의 정형화된 젤리보다는 모양, 식감, 소리까지 독특한 제품이 M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편의점 인기 상품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 시간이 늘면서 젤리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젤리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과 업계와 유통 업계는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젤리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사진=각 사)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 시간이 늘면서 젤리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젤리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과 업계와 유통 업계는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젤리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사진=각 사)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롯데제과다. 2017년 젤리 통합 브랜드 ‘젤리셔스’를 론칭한 롯데제과는 그동안 대표 빙과인 수박바, 스크류바 등을 젤리화하더니 올 들어 ‘마카롱 모양 젤리’ ‘빼빼로 초코젤리’ 등 출시하며 MZ세대들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최근에는 GS25와 협업해 ‘단무지 모양 젤리’도 출시했다. 얇게 썬 단무지 모양을 그대로 구현했다. 롯데제과는 앞으로도 이색 모양 젤리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마이구미’로 젤리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오리온도 대표 스테디셀러 ‘초코송이’를 젤리로 구현한 ‘송이젤리’를 선보였고, 해태제과는 ‘고향만두’를 젤리로 변신시킨 ‘젤리가 만두만두해’를 내놓았다. 이 외에도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모양 젤리를, 동아제약은 박카스 모양 젤리를 각각 출시하며 이색 젤리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보다 독특한 모양에 집중하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세븐일레븐은 참치회 모양과 형태를 그대로 젤리로 구현한 ‘참치회젤리’를 출시했다. 참치회와 함께 락교, 고추냉이 등을 담은 포장 용기까지 횟집을 연상케 하는 트레이를 사용했다.

GS25는 삼겹살 모양을 담은 젤리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티로폼과 비닐포장, 가격과 칼로리가 표기된 바코드까지 있어 리얼함을 극대화했다. 삼겹살 젤리는 SNS에서 구매해 취식했다는 경험을 공유한 계정만 6000개(해시태그 기준)가 넘을 정도로 인기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선보인 ‘똥모양구미’는 콜라 맛 젤리로, 상품 전면에 두루마기 휴지를 형상화한 이미지를 삽입해 그 위에 상품의 총 중량(65g)과 칼로리(196kcal)를 표기하고 상품 후면에 상품 취식 후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물티슈를 동봉하는 등 맛과 재미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젤리는 7월 7일부터 21일까지 젤리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GS25 젤리 분류 내 100여종 중 매출 톱 4위를 기록했다. 이는 대표 젤리 강자인 하리보, 마이구미 등을 제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 시간이 늘면서 당초 껌의 매출의 반짝 상승했지만 보다 식감이 좋고 맛까지 갖춘 젤리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젤리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젤리는 다양한 디자인이나 맛으로 변주할 수 있고, 타 분야와의 협업도 가능해 향후 젤리 트렌드는 누가 더 독특한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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