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식품 소비 동향] 요리 여행으로 세계의 맛 탐험…이국적 식품으로 대리만족
[유럽 식품 소비 동향] 요리 여행으로 세계의 맛 탐험…이국적 식품으로 대리만족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03.16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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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디오피아·멕시코 식품 인기…한식도 주목
프랑스·영국 업체 김치, 비빔밥, 치킨 밀키트 등 출시
식재료 구입 한계·요리 간편성으로 냉동식품 수요 증가
레시피 온라인 서비스 파급력…게임 통한 홍보도 활발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을 넘겼다. 백신 접종시작으로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지만 선진국은 올해, 신흥국은 내년 이후에나 경기 회복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현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여겨진다. 코로나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가정 중심의 소비문화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나, 먹거리와 식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발생 초기부터 확진자가 급증한 유럽에서도 재확산세가 되풀이되면서 봉쇄와 이동제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다. 휴가를 위해 돈을 번다는 프랑스인들처럼 여행을 즐기고 이동이 잦은 유럽인들에겐 아주 답답한 상황이다. 그래서 가정에서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부쩍 늘었다. 특히 이들은 요리를 통해 즐거움을 찾고 있으며 이국적인 요리로 해외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식품은 물론 에디오피아, 멕시코 음식 등이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식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신선 식재료 구입의 한계 및 요리의 간편함 등으로 냉동식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유럽 냉동식품 시장에 한식이 소개되는 시작해 한식에 대한 관심이 냉동식품까지 이어지고 있다.

KATI는 유럽 시장의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국 식품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현지 대형 식품 기업들이 한국식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한국 제품군을 늘리고 있는 등 시장 여건이 호전돼 시장진출을 노려볼 만 하다고 밝혔다. 또 안착을 위해 현지 소비자들이 쉽게 한국 식품을 요리할 수 있도록 돕는 레시피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에 KATI가 전한 유럽의 최근 식품 소비 동향을 정리했다.

△길어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유럽에서는 요리와 새로운 맛을 통해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식을 비롯한 아시안 식품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다양한 맛을 손쉽게 재현할 수 있는 냉동식품과 밀키트도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영국 샤우즈가 출시한 한국식 바비큐 밀키트와 영국 아이슬란드의 한국식 치킨 밀키트, 프랑스 피까가 제조한 잡채 냉동제품. (사진=pixabay, 각 사)
△길어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유럽에서는 요리와 새로운 맛을 통해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식을 비롯한 아시안 식품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다양한 맛을 손쉽게 재현할 수 있는 냉동식품과 밀키트도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영국 샤우즈가 출시한 한국식 바비큐 밀키트와 영국 아이슬란드의 한국식 치킨 밀키트, 프랑스 피까가 제조한 잡채 냉동제품. (사진=pixabay, 각 사)

입지 넓히는 한식과 아시아 식품


아시안 식품이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LSA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프랑스 내 아시아 식품 월간 판매액은 3억4천만 유로 규모였다. 이는 전년 대비 24.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기간 동안 아시아 식품을 비롯한 이국적인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는데, LSA는 소비자들이 봉쇄로 인한 단조로운 일상에 변화를 주기 위한 수단으로 이국적인 식품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인기 품목은 면류와 간장, 코코넛 함유 식품으로 최근엔 스낵류와 냉동식품 시장에서도 아시아 식품들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해 식품 기업들은 다양한 아시아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예로, 아시아 식품 전문 브랜드 트라디숑다지는 에피타이저용 핑거 춘권 제품을, 일본 아지노모토는 냉동라면 제품을, 아시아 소스 전문 브랜드 수지완은 무방부제 스리라차 소스를 새롭게 출시했다.

아시아 식품 인기 상승과 더불어 한국 음식도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 국적의 일본 식품 전문 브랜드 타노시는 최근 한국 제품군을 새롭게 론칭했다. 출시된 제품은 김치라면과 불고기 라면 등 면류와 불고기·비빔밥·잡채 소스류, 김치, 매운 콩 스낵 등 8개 제품이다. 이들은 모노프리, 까르푸, 르클레르 등 대형 슈퍼마켓 체인과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프랑스 전역에 유통할 예정이다.

영국에서도 아시아 식품 시장이 성장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아시아 소스와 밀키트 전문 브랜드 샤우즈는 지난해 전년 대비 약 25%가량 성장하며 1,520만 파운드의 매출을 올렸다. 뒤를 이어 아시아 식품 전문 브랜드 블루드래곤이 1460만 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전년 대비 약 29%가량 성장한 수치이다.

한식 관련 제품도 출시했는데, 샤우즈는 최근 한국식 BBQ 랩 키트, 한국식 BBQ 소스 제품을 내놓으며 한국 식품군을 늘렸다. 또 블루드래곤은 이미 ‘한국식 BBQ 꼬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영국의 아스다는 최근 PB 제품으로 한국식 치킨요리 반조리 식품을 출시했다.

한편, 유럽 냉동식품 시장에서도 한식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냉동식품 전문 유통기업인 아이슬란드는 최근 한국식 치킨 밀키트 제품을 출시했다. 손질된 채소와 닭, 밥 등을 분리해 담은 반조리 냉동식품으로, 10분간 조리해 먹는 제품이다. 또 영국 테스코에선 아시아 식품 전문브랜드 잇수의 한국식 냉동 만두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세계 10여 개국에서 사업을 확장 중인 프랑스의 피꺄도 닭불고기·김치 덮밥, 닭·김치 만두, 잡채,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을 냉동식품으로 제조해 판매 중이다.


올해도 유망한 냉동식품


냉동식품 수요도 크게 늘었다.

푸드네비게이터에 따르면, 2020년 영국 냉동식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72억 파운드에 달했다. 주요 인기 품목은 냉동 감자, 아이스크림, 냉동 채소, 냉동 향신료, 간편식 순이었다. 특히 Z세대의 냉동식품 구매율이 코로나 이전 대비 23% 상승했는데, 이는 편리하고 맛있는 채식주의자용 냉동 제품들이 이들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프랑스에서도 냉동식품 판매가 급증했다.

프랑스 LSA에 따르면, 약 90억 유로 규모로 추산되는 프랑스 냉동식품 시장은 지난해 11.5%가량 성장했다. 또 BFM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최대 냉동식품 전문 유통기업 피꺄는 2020년 한 해 동안 50만 명 이상의 신규 고객을 유치했고, 경쟁기업 티리에는 전년 대비 30% 가량의 매출 상승을 거뒀다.

특히 냉동 채소의 수요가 급증 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보건위기로 인해 신선한 식재료 구입에 제약이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손질해 냉동된 채소는 보관이 쉽고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신선 채소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프랑스인들이 애용한다. 지난해 말 실행된 CSA사의 설문 조사에 약 70%의 프랑스 소비자들이 냉동 채소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2019년 기준 약 154억 유로 규모였던 독일 냉동식품 시장도 2020년 7.5%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냉동 피자, 냉동 간편식, 냉동 채소, 냉동 생선 등이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냉동식품의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냉동식품 기업들은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제품군을 늘리는 등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한 예로, 피꺄는 전문 배송기업 크로노포스트와 협력해 냉동식품 배송시스템을 구축했고, 딜리버루를 통해 당일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가정에서 즐기는 맛 여행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유럽인의 삶에 음식과 요리가 이전보다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문화와 여가 생활에 제한이 생기면서 음식을 통해 즐거움을 찾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푸드네비게이터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여행이 힘들어진 유럽 소비자들은 집에서 요리를 통한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국적인 식재료를 시도하며 세계의 맛을 탐험하는 것이다.

푸드네비게이터가 인용한 테스트카즈의 설문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인의 39%가 새로운 외국요리를 시도했다. 지역별로는 일본이 24%, 동남아가 20%, 멕시코 18% 등이었으며 베트남과 에티오피아 음식들도 새롭게 떠올랐다.

또 시장조사 기관 케리테이스트&뉴트리션사 관계자는 2020년 유럽에서 한국, 인도, 태국, 그리스, 스페인 음식에 관한 관심이 증가했으며, 발효음료와 감귤류 과일, 강황을 함유한 이국적인 음료의 인기가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푸드네비게이터는 또 작년엔 눈과 입을 기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음식이 주목을 받았는데 이러한 현상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경향을 단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간식 섭취량 증가다. 시장조사기업 FMCG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61%의 유럽인이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제과류 등 더 많은 간식거리를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동시에 79%의 소비자가 이전보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려 한다고 대답했고, 56%는 간식류의 설탕 함유량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건강한 간식에 대한 수요를 보여준다.

영국의 더그로서는 코로나19가 가정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에서 식사하는 빈도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더 색다르고 질 높은 식사를 직접 준비하기를 바라지만 자신감과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몹키친과 같이 쉽고, 빠르고, 저렴한 레시피를 영상을 통해 알려주는 온라인 서비스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더그로서는 글과 달리 영상은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준다면서, 식품 업계가 영상의 잠재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런가 하면 게임과 식품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들도 흥미롭다.

식품기업이 게임이나 게이머를 후원하는 방식으로 식품을 광고하는 것은 낯설지 않다. 예를 들어 펩시콜라는 15년 이상 콘솔 게임 회사 Xbox와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식품 브랜드가 게임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몇몇 식품 브랜드들이 게임을 적극적인 홍보 채널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예로, 마요네즈 브랜드 헬맨스는 닌텐도사의 ‘애니멀크로싱’이라는 게임과 협업해 게임 내에 헬멘스 농장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게임 이용자가 해당 장소를 방문하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게임을 즐기고, 해당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얻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더그로서는 작년 9월 기준 2,600만 명 이상이 애니멀크로싱 게임을 이용했으므로, 해당 광고의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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