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수출 드라이브’…세계 식품 영토 넓힌다
K-푸드 ‘수출 드라이브’…세계 식품 영토 넓힌다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4.26 0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실적 역대 최고 힘입어 현지화된 제품으로 판로 확대 자신감
CJ 해외 판매 급증…5년 내 미국 매출 6조 목표
대상 전 세계 이슬람 겨냥 할랄 시장 본격 공략
농심 미국 제2공장 올해 완공 유럽·남미까지 진출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전 세계 K-푸드 열풍을 일으킨 식품업계가 올해도 수출드라이브 노선을 택했다. 전략은 판로 확대다. 이미 현지 판매망을 상당 부분 확보한 업계는 더 나아가 영토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국내 식품기업이 해외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나라마다 음식 문화와 소비 행태가 달라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라며 “업계에서 판매망을 더욱 확장하려는 것은 시장 정보 확보는 물론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비빔밥’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꺼내 들고 있다.(제공=CJ제일제당)
△미국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비빔밥’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꺼내 들고 있다.(제공=CJ제일제당)

식품업계가 무리를 해서라도 판로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작년 업계 실적과 연관이 크다. 전 산업이 코로나19 여파로 맥을 못 춘 상황에서도 식품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의 성과가 기대 이상 호실적을 거뒀다. CJ제일제당은 작년 식품사업 부문 매출(8조 9687억 원)이 전년대비 12% 증가했는데, 해외 매출이 31%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CJ제일제당의 제품 경쟁력과 슈완스의 영업력이 결합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양사는 B2C 유통망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미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3만 개 이상 점포에서 K-푸드 비비고를 비롯한 아시안 푸드 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슈완스와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면서 차세대 핵심제품 발굴에 힘쓰고, 냉동 및 상온 가정간편식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오는 2025년 미국 내 식품 매출 6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대상은 작년 매출(3조 1132억) 3분의 1(9714억 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 21개 해외 법인을 두고 있는 대상은 올해 할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할랄 인증 품목을 늘려 전 세계 무슬림 소비자들을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작년 역대 최고 매출(2조 6398억 원)을 기록한 농심도 해외에서만 1조 원 이상을 벌었다. 올해 중으로 미국 제2공장 설립을 마무리하고 가동을 시작해 미주 시장 성장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제2공장에는 봉지면 1개 라인과 용기 면 2개 라인이 우선 설치된다. 모두 고속 생산 라인으로 완공되면 제2공장에서만 연간 약 3억 5000개의 라면을 더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제1공장 생산량을 합치면 연간 총 8억 5000개의 라면을 미주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럽, 남미 시장까지 진출해 수출에서만 전체 매출 5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오리온은 국내 매출이 전년대비 2%대 증가한 것에 반해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에선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이어 가 매출 수출 비중이 67%에 달한다.

오리온은 올해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지난 2월 미국 현지에 신규법인을 설립한 오리온은 현지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인 초코파이, 꼬북칩 등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채널로 판매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전 세계 ‘불닭’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6485억 원) 57%로 늘었다. 올해는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돼 있는 매출 구조 개선을 위해 본격적인 일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포화상태가 절정에 달해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된 내수시장과 달리 해외시장은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만큼 K-푸드의 위상이 올라가 올해는 더욱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업계 부담도 커지고 있다"라며 “올해는 이미 진출한 상태에서 안정적 운영을 펼치는 기업과 공격적 투자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려는 기업과의 경쟁구도를 예의주시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