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오리진’ 프리미엄 커피 RTD로 승부
‘싱글오리진’ 프리미엄 커피 RTD로 승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5.13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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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의 원산지 원두로 제조 고급스러운 풍미…니즈 세분화·홈 카페 추세로 수요 늘어
수천 억대 스페셜티 시장 간편 제품으로 도전
동서식품 ‘맥심 티오피·~카누 싱글’ 한정판 선봬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 그란데’-동원 ’오리진’ 출시

커피 시장이 성숙기를 맞이하면서 싱글 오리진 원두를 사용한 프리미엄 커피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커피가 일상적인 소비 습관으로 자리 잡고 전문적 지식을 가진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스페셜티 커피의 인기가 지속되며 ‘가성비’가 좋지 않아 외면받던 싱글 오리진 커피도 캡슐커피부터 RTD(Ready To Drink, 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 커피믹스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커피 시장이 성숙기를 맞이하면서 싱글오리진 원두를 사용한 프리미엄 커피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싱글오리진 원두를 사용한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룰스 그란데’ 2종, 동서식품의 ‘맥심 카누 싱글 오리진’ 2종, 동원F&B의 ‘오리진’ 3종. (사진=각 사)
△커피 시장이 성숙기를 맞이하면서 싱글 오리진 원두를 사용한 프리미엄 커피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싱글 오리진 원두를 사용한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룰스 그란데’ 2종, 동서식품의 ‘맥심 카누 싱글 오리진’ 2종, 동원F&B의 ‘오리진’ 3종. (사진=각 사)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 원두는 한 곳의 원산지, 한 농장에서 공급받은 원두로 만들어 일반적인 블렌딩(blending) 커피와 다르고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부각될 수 있고 가성비도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 제품화가 어려웠다. 최근 커피 시장의 니즈가 세분화, 고급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싱글 오리진 커피를 찾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싱글 오리진 커피를 포함한 ‘스페셜티’ 카페 시장은 아직 5000억 원 미만의 수준으로 전체 카페 시장 규모 10조 원의 5% 정도에 해당되는 비중에 불과하다. 이를 빈도로 환산하면 우리가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20잔 중 1잔 정도가 스페셜티 커피인 셈이다. 싱글 오리진 커피로만 생각하면 이보다도 더 적은 규모다.

국내 소비시장에서 커피의 인기에 비해 턱없이 작은 시장 규모는 스페셜티 커피의 품질보다 더 높게 느껴지는 가격에 원인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이 빈틈을 최근 식품업계가 파고들고 있다. 싱글 오리진 커피의 품격은 유지하되 가격은 낮고 어디서나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RTD, 커피믹스 제품이 ‘간편 싱글 오리진 커피’의 블루오션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카페 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홈 카페 트렌드가 되며 식품업계가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RTD 시장은 제법 규모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들이 아직 뚜렷하게 진입하지 못한 영역이기도 하다. 작년 RTD 커피 시장 규모는 1조 3230억 원을 기록했다. 몇몇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들에서 직접 캔입, 병입한 제품을 판매하고 유통 업체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제품을 출시하기도 하지만 유통 업체의 높은 판매 수수료율과 기존 RTD 커피 제품들이 형성한 ‘2000원대’ 가격 장벽을 뛰어넘는 제조 경제성이 스페셜티 커피에서는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동서식품에서는 최근 기존 카누 제품이나 맥심 티오피 제품을 싱글 오리진 원두로 제조한 한정판 제품을 내놓고 있다. 2018년 맥심 티오피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 커피 ‘맥심 티오피 시그니처 블랙’을 한정판으로 출시한 것으로 시작, 원두 분쇄커피로 ‘맥심 싱글 오리진’ 브라질 산토스, 콜롬비아 우일라, 에티오피아 시다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대표 인스턴트 원두커피 제품인 ‘카누’로 각 대륙을 대표하는 원두 본연의 맛과 향을 담아낸 ‘맥심 카누 싱글 오리진’ 2종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를 찾아 즐기는 홈카페족을 겨냥한 카누 싱글 오리진은 ‘에티오피아 아리차’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링통’ 2종으로 출시했다.

에티오피아 아리차는 예가체프 아리차 지역의 조합에서 재배한 원두를 엄선해 라이트 로스팅 한 제품이다. 화사한 꽃내음과 새콤달콤한 과일향이 매력적이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링 통은 수마트라섬 토바 호수 남쪽 링통 지역에서 재배된 원두를 미디엄 로스팅 했다. 쌉싸름한 허브향을 바탕으로 묵직한 흙 내음과 고소한 견과류의 풍미가 풍성하게 어우러진 은은한 보디감이 특징이다.

‘바리스타룰스’로 RTD 커피 판매량 3위를 지키고 있는 매일유업은 ‘바리스타룰스 그란데’ 2종을 출시, 신제품은 최고 등급 싱글 오리진 원두만을 사용해 산지 원두 그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그란데 아메리카노는 과테말라 안티구아산 최고 등급 SHB 등급 원두를, 그란데 라떼는 브라질 세하도 최고 등급 원두인 NY2 원두를 사용했다. SHB는 ‘Strictly Hard Bean’의 줄임말로 해발고도 1400m 이상 지역에서 재배된 원두에 부여되는 등급이며, NY2는 원두 300g당 커피의 맛과 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결점두 수가 4개 이하일 때 부여받는 등급으로 그만큼 고급 원두라는 점을 강조했다.

동원F&B는 지난달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 원두로 만든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오리진’을 론칭하고 카페라떼, 돌체라떼, 토피넛라떼 3종을 출시했다. ‘오리진’ 3종은 각각 브라질, 에티오피아, 과테말라의 싱글 오리진을 사용해 각 나라 원두의 특색이 그대로 담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원두에서 추출한 커피 추출액을 급속 냉각하는 공법으로, 원두 고유의 맛과 풍미를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는 방식인 ‘PRE-A&T(Preserve Aroma & Taste)’ 공법을 더해 커피 본연의 향을 더욱 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홈 카페'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엄선한 각 나라의 단일 원두를 특성에 맞게 로스팅 한 프리미엄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라며 “카페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스페셜티 커피가 RTD 커피로 진입하면서 국내 RTD 커피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기폭제로 작용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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