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기업 위기 커뮤니케이션 선택의 중요성-C.S 칼럼(353)
식품 기업 위기 커뮤니케이션 선택의 중요성-C.S 칼럼(353)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1.05.17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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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불특정 다수가 고객인 식품서 중요
범죄 이용 외엔 방어 아닌 수용 전략으로 수습을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 식품기술사 협회)

위기관리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때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평상시 일상적 관리를 잘하는 것은 기본에 속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상황 하에서는 먼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부터 결정하며 수습의 가닥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위기관리에서 대중을 상대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회사의 사고나 범법 행위 등의 경우는 겸허히 수용하며 반성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다. 또 테러나 범죄에 이용당하는 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는 방어전략으로, 사안에 따라서는 방어전략과 수용 전략을 결합하여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전통 있는 한 국내 한 유업회사 회장이 위기 상황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뿐 아니라 회사를 자식에게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속되는 위기 상황에서 더 이상 방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수용 전략으로 확정하여 대국민 사과와 더불어 퇴진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위기 상황은 어느 기업이나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식품기업처럼 불특정 다수를 고객층으로 하는 사업영역에서는 더욱 위기관리가 중요하다. 수용하여 솔직하게 어떤 면에서 잘못되었고 원인의 근본적인 제거와 해결을 위해 어떻게 시정해 가겠다는 것만 선명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대중은 그 기업의 대처에 믿음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눈가림식 미봉책으로 사태를 수습하려다 보면 오히려 더 큰 불신과 오해를 불러일으켜 위기관리가 아닌 위기 증폭으로 번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방어전략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할 상황에서는 자칫 회사가 변명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대중들에게 심어줄 수 있어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식품기업은 분명한 테러나 범죄에 이용된 문제 등 명확한 방어전략 대상이 아니면 대부분 수용 전략으로 수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경영진들의 대응 잘못으로 위기가 증폭돼 명문기업이 붕괴되는 상황까지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2000년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50년 전통 유키지루시(雪印)유업의 저지방 우유 집단 식중독 사건이다.

내용을 보면, 2000년 3월 31일 오사카 공장에서 생산설비 문제로 3시간 정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저장탱크 내에 있던 탈지 분유가 20도 이상 온도가 상승된 채로 4시간 이상 방치되어 식중독균인 황색 포도상 구균이 증식을 하였다. 처음 소비자들로부터 이 제품을 마시고 배탈이 났다는 불만이 접수되었을 때 성의 있게 대처하며 수용 전략으로 방향을 잡지 않고, 방어전략으로 수습하였다.

우리 제품 때문에 그럴 리 없다는 식의 회사 측 대응에, 국민들은 근본적인 문제 원인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어떻게 시정할 것인지 대안 제시도 없이 변명으로만 일관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대다수 일본 국민들의 불신으로, 주가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대부분 매장에서 제품이 철수되었다. 그리고 계속된 경영 악화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2년 후 계열사에서 수입품 쇠고기를 일본산으로 속여팔다 적발돼 기업의 부도덕성에 놀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결국 폐업을 하게 되었다.

위기 상황을 수습해 갈 때 어떤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수습해 가야 할지 신중한 결정과 함께 최상의 성의 있는 대처만이 위기 상황을 기회로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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