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위기 극복 누가 있어 해낼까?
남양유업 위기 극복 누가 있어 해낼까?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5.10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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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된 경영 실책 ‘영업 정지’ 앞두고 기로에
경쟁 업체 공세도 변수…비상사태 수습에 관심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홍원식 회장의 아들로 알려진 기획마케팅 총괄본부장 홍진석 상무는 회삿돈을 유용한 의혹으로 보직 해임됐고, 이광범 대표도 (이 사태)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놓았다. 급기야 지난 4일 홍원식 회장마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강수까지 뒀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더 큰 문제는 세종 공장이 영업정지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이다. 남양유업 전체 제품의 약 40%를 생산하는 세종 공장의 영업정지가 확정될 경우 대리점과 낙농가는 물론 지역 경제까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본지 1197호-‘불가리스 사태’ 2개월 영업정지 처분 파장 참조). 57년 공든 탑이 무너질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남양유업 사태에 대해 스스로 위기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가 결국 홍원식 회장마저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남양유업이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빠른 시간 내 극복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는 홍원식 회장.(제공=남양유업)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가 결국 홍원식 회장마저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남양유업이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빠른 시간 내 극복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는 홍원식 회장.(제공=남양유업)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와 오너 일가 외조카의 마약 사건, 온라인 댓글 등 논란에서 남양유업의 미흡한 대처가 소비자 신뢰를 잃었다고 본다. 물론 이번 불가리스 사태는 남양유업 입장에선 좋은 취지였겠지만 그동안 불신이 쌓인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돌리지는 못한 것 같아 같은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이 크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소비자의 힘으로 오너 경영 체제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비자 신뢰를 잃는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보여준 사례여서 식품업계 전체 경종을 울릴 만한 사건으로 회자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남양유업의 남은 과제는 발 빠른 위기 극복이다. 시간을 끌수록 남양유업 입장에선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유가공산업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공업체에서는 이 기회를 통해 남양유업이 빠진 자리를 채우는데 혈안이 될 텐데, 그럴 경우 남양유업의 재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결국 사태의 빠른 수습만이 남양유업의 살길”이라고 말했다.

물론 과거에도 이번 사태와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으로 소비자 공분을 산 부분인데, 당시 남양유업은 ESG를 전문적으로 하는 외국계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해 사태 수습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너 경영이 가능했던 당시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전적으로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데, 신속한 결정권자의 능력이 어느 때보다 발휘돼야 할 현 상황에서 (신속한 수습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와 함께 내부 결속도 시급하다. 위기 상황에서 내부마저 붕괴될 경우 사태 수습은 불가능하기 때문인데, 남양유업이 내부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빠르게 안정화시킨 뒤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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