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미국 규제 충족 ‘발등의 불’
한식 세계화, 미국 규제 충족 ‘발등의 불’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10.05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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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GMO 원재료 잔류물 없어도 라벨링…참깨,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추가
라면·만두·김치 등 가공식품 활약…간편식도 인기
호떡 ‘팬케이크’로 변형 히트…현지화 성공 사례
불향 입힌 대체육 불고기 코스트코에 대량 수출
한국국제생명과학회 웨비나

한식이 건강식이라는 인식과 함께 조리 편리성과 식품 완성도를 높이는 다양한 간편식 제품이 등장하면서 한국식품의 인기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 지금 세계 시장은 한식이라 하면 불고기나 비빔밥 정도의 음식만으로 인식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한식이 유명해지면서 SNS에서 다양한 국적의 한식 마니아까지 나타날 정도로 획기적인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한국 식품의 기본 맛을 유지하되 세계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꾸준히 개발되면서 한식의 인기가 지속 성장 중이다. 28일 한국국제생명과학회가 진행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한식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한식의 완벽한 재현을 바탕으로 현지 선호도가 높은 재료의 첨가 및 대체, 조리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가공식품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한국국제생명과학회)
한국 식품의 기본 맛을 유지하되 세계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꾸준히 개발되면서 한식의 인기가 지속 성장 중이다. 28일 한국국제생명과학회가 진행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한식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한식의 완벽한 재현을 바탕으로 현지 선호도가 높은 재료의 첨가 및 대체, 조리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가공식품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한국국제생명과학회)

국내 식품 기업들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제품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집에서 먹을 수 있는 한국 식품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 간편식들 또한 주목받고 있는 것.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에 비해 7.7% 늘어난 75억 7000만 달러(약 8조 3648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라면부터 만두, 김치, 장류, 주류까지 토종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한국 가공식품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 같은 해외시장의 선전 뒤에는 국내 식품 기업들의 현지화 전략이 있었다. 현지인에 익숙한 제품 제형과 조리법을 개발하고 용량도 현지에서 즐기기 편하게 바꾼 결과 K푸드의 위상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국식품의 기본 맛을 유지하되 세계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면서 현지 입맛을 잡았다는 평가다.

(사진=한국국제생명과학회)
(사진=한국국제생명과학회)

29일 한국국제생명과학회에서 진행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풀무원 김태한 마케팅담당 상무는 “한국 식품의 정통성과 함께 현지인의 선호도를 반영한 제품이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풀무원은 이러한 ‘Authentic Korean foods(진정한 한국 음식)’ 글로벌 전략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외국 소비자들의 한국 여행을 통해 접촉 빈도가 높은 길거리 음식들이 친밀도가 높고 현지에 돌아가서도 자주 찾게 되는 제품으로 한국의 길거리 음식들이 RM(Ready Meal) 제품으로 개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의 설명에 따르면 풀무원은 한식의 완벽한 재현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기 소재를 접목하고, 관능 구현을 위한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등 진정성(Authenticity) 전략으로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를 진행 중이다. 김 상무는 이를 ‘제품 완성을 위한 마지막 2%’라고 말했다.

일례로 대표적인 한국 길거리 음식인 ‘호떡’이 미국 트레이드조에서 PB 제품으로 개발되면서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전통 호떡과 다른 팬케익 타입으로 시나몬 향이 첨가된 현지 호떡 제품은 올해 상반기 연말까지 팔려고 했던 물량까지 모두 판매되면서 좋은 성과를 이끌어 냈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상무는 호떡 제품의 인기는 국내 호떡의 맛을 살리되 현지인에게 질감이 익숙한 팬케익 유형으로 개발, 시나몬을 넣는 등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포인트를 소구하도록 맞춘 것이 성과로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선호가 높은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확대하는 전략도 수출시장 성장에 도움이 됐다. 풀무원은 글로벌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치즈’를 다양한 한식 제품에 적용했고, 최근 세계적인 비건(Vegan) 트렌드에 맞춰 육류대체 불고기(콩고기) 제품에 불향을 입힌 제품으로 업그레이드시켜 글로벌 레디밀 시장뿐만 아니라 육류 대체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한식인 ‘불고기’에 육류 대체품 적용해 불향을 입힌 제품은 획기적인 제품으로 주목받아 미국 코스트코 등 주요 대형 유통 매장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올해 첫 출시 이후 월 20여 톤의 수출실적을 냈다. 내년에는 월 200톤가량 수출이 예상된다고.

풀무원은 현재 초기 마켓 테스트를 통해 시장 검증을 진행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현지 투자 및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최근 5년간 글로벌 유통 매장인 코스트코에 전략적으로 집중해 총 76개 상품을 입점했고, 연간 약 28% 매출 성장률로 작년엔 1200억 원(1억 불) 실적을 기록했다.

김 상무는 “현 글로벌 식품 시장에선 한국에서 먹어 본 그대로의 관능, 진정성(Authenticity)을 잘 살려 구현된 RM 제품들이 현지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편리하게 제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Quick RTC나 RTE 타입의 RM 제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선도적인 엔지니어링 기술과 패키징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는 한국의 식품 기업들은 우수한 식품 제조 엔지니어링 기술을 기반으로 한식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아시안 식품을 RM 제품으로 구현한다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J제일제당 이지은 미국지사 부사장은 ‘한식 세계화에 있어 미국 시장에서의 법규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면서 “한국의 식품 규제에 대한 접근방식은 미국에서의 그것과 다른 점이 많다. 다른 나라에서의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그들의 접근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모든 식품기업은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식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를 실현, 성취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만큼 식품 안전 품질 관련 규제 또한 한국과 미국 시장은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의 식품 안전 품질 관련 규제 차이점(사진=한국국제생명과학회)
한국과 미국의 식품 안전 품질 관련 규제 차이점(사진=한국국제생명과학회)

이 부사장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식품안전 관련 규제는 HACCP 의무 인증, 제조업체 위생상태 점검, 제품에 대한 정기검사, 미생물학적·화학적 규격, 라벨링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특히 수입식품은 식품안전현대화법(FSMA, Food Safety Modernization Act) 시행 이후 FSVP(Foreign Supplier Verification Program)이라는 ‘해외 공급자 검증 프로그램’에 따른 인증을 통해 미국의 안전 규정을 준수한다는 것을 미국 내 수입자 또는 공급업자에 의해 검증토록 하는 프로그램을 따른다. 국내 수출기업은 수입자(공급업자)가 식품안전규제 등을 평가, 검증하기 위해 요구하는 모든 정보, 자료 및 수행 활동에 식품안전 이슈의 사전 예방 관리라는 규제 목적에 맞게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이 부사장은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 시행될 규제에 있어서도 국내법과 차이점을 보이는 점이 많이 국내 진출 기업들의 주의가 요한다. 이 부사장은 식품의 GMO 원재료에 대한 규제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진출 기업에게 가장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GMO 제도는 GMO원료를 사용한 식품이라도 유전자가 남아 있지 않을 경우 제품 라벨링의 필요가 없으나 미국에서 GMO 라벨링 규정은 식품안전상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GMO 식품 원료에 대한 투명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도 내년부턴 GMO에서 유래된 제품이라고 라벨링하거나 GMO원료를 포함하지 않았음을 기록을 통해서 증명해야 한다.

또한 내년부터 알레르기 유발물질 주의 라벨링에 ‘참깨’가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참깨가 많이 함유된 한국 식품 특성상 국내 기업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이 부사장은 주장했다. 또 안전한 식수 및 독성물질 관리법인 ‘California Proposition 65(Prop 65)’에 따라 식품 원료 속 발암물질 및 생식기능 장애 유발 등 위험 화학물질에 대한 해명 필요해 카드뮴, 무기 비소 등 포장재에 들어있는 BPA 등이 함유될 수 있는 제품 및 포장재 출시에 주의를 요하며, 이에 따른 소송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이 부사장은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타깃 시장의 수출식품 규정과 식품 안전 및 품질 동향을 확인하고 이해해 리스크 관리적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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