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대 ‘케어 푸드’ 중장년·젊은 층까지 겨냥
2조대 ‘케어 푸드’ 중장년·젊은 층까지 겨냥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1.2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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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서 매년 10% 고성장…병원식 탈피 저칼로리·HMR 형태로 시장 확대
당뇨 예방 등 맞춤형 메뉴·밀키트 등으로 공략
건강 식단 30~40세대도 즐겨…Z세대로 확산
구독 서비스 시행…높은 가격 넘어야 할 과제

케어푸드(Care-Food)가 식품업계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병원, 요양원 등에 집중하던 병원식 개념에서 탈피해 저당·저칼로리 식단이나 HMR 형태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 케어푸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급격한 고령화 인구의 증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비중 15.7%로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2025년 20.3%, 2045년에는 37.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이유는 건강관리에 나선 중장년층과 식단관리에 민감한 2030세대의 합류다. 고령층만을 위한 식품에서 어느새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두터운 소비층을 형성하며 핵심 품목으로 등극한 것이다. 케어푸드가 식품업계 미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 원에서 매년 10% 이상 성장해 2020년 2조 원 고지를 밟았다. 오는 2025년에는 3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급식업계는 그동안 병원, 요양원 등에 제공하던 맞춤형 식단의 노하우를 살려 케어푸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아워홈 식품연구원에서 한 연구원이 고령자를 대상으로 물성을 조절한 육류의 저작강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제공=아워홈)
△급식업계는 그동안 병원, 요양원 등에 제공하던 맞춤형 식단의 노하우를 살려 케어푸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아워홈 식품연구원에서 한 연구원이 고령자를 대상으로 물성을 조절한 육류의 저작강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제공=아워홈)

현재 케어푸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급식업계다. 그동안 병원, 요양원 등에 제공하던 맞춤형 식단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인데, 코로나19 이후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이 어려워지자 케어푸드 사업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CJ프레시웨이는 시니어 특화 브랜드 헬씨누리를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 핵심으로 육성하고 있다. 헬씨누리는 의료기관의 단체급식을 운영하면서 저칼로리·저염식, 당뇨·고혈압 식단 등을 개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니어의 영양섭취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헬씨누리의 고령친화식품은 △영양 균형 △소화·흡수 촉진 △저작 활동 용이 등 3가지 핵심 요소를 고려해 개발된다. 단체급식용 대용량 제품뿐 아니라 1인용 소포장으로도 출시됐다.

작년부터는 케어푸드 구독 서비스 헬씨누리 건강식단을 시행 중이다. 저염·저당·저콜레스테롤 및 당뇨 예방 식단 등 맞춤건강식단으로 구성해 주 1회 밀키트 형태로 배송한다.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 함량은 높이고 나트륨, 당류, 지방 등을 줄여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중년층을 겨냥했다.

풀무원푸드머스는 시니어 전문브랜드 풀스케어를 통해 저작(씹기) 기능 고려하면서도 원물 모양을 유지해 ‘먹는 재미’를 살린 HMR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포화증기조리기’로 생선, 돼지갈비 등 원물 모양을 유지했으며 음료부터 분말식, 영양균형식, 연화반찬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아워홈은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를 통해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효소를 사용해 육류, 떡, 견과류 등의 물성 조절에 성공하며 3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아워홈은 2018년부터 연화식 양념육 3종을 시작으로 연화 생선조림 2종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B2C 시장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론칭했다. 장수마을·저당·저칼로리 등 테마 식단을 선보이며 3040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304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100세 이상 비중 높은 지역인 ‘블루존’ 사람들의 식습관을 담은 ‘장수마을식단’도 구매고객 중 65%가 3040세대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케어푸드 주 소비층은 노인과 환자지만 건강에 관심에 많은 중장년층, 칼로리 등 식단관리를 원하는 2030세대 등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특히 50세 이상 지출 여력이 있는 액티브 시니어가 소비 주체로 떠오르며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케어푸드는 섭취가 용이하고, 건강식으로 구성돼 아이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층을 겨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품목 중 하나다. 앞으로도 케어푸드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가격 경쟁력은 넘어야 할 과제다.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케어푸드의 가격은 일반 HMR 대비 2배 이상 비싸게 책정돼 있다. 고도화된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제품 가격을 낮추기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케어푸드는 저작 기능을 갖추되 식감은 최대한 살리고, 영양소 손실은 최대한 줄여야 하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친다. 기존 HMR 생산 공정에 추가 기술이 더해지는 것인데, 일반 HMR과 가격 폭을 어느 정도 맞추지 않는다면 시장 활성화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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