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속 SNS 고객 의견 반영 제품 인기
비대면 속 SNS 고객 의견 반영 제품 인기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3.10 0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띠부띠부씰 향수 자극하는 ‘포켓몬빵’ 16년 만에 재출시…완판 행렬
농심 ‘카구리’ 모디슈머 레시피 담아 봉지면 출시
롯데제과 ‘설레임’ 우유 함량 늘리고 뚜껑 개선
KFC 치르르치킨·한솥도시락 파스타 메뉴 부활

최근 편의점을 중심으로 ‘포켓몬빵’ 주문 대란이 일고 있다. SPC삼립이 16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은 출시 일주일 만에 15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물량이 들어오는 대로 완판 행렬이다. SPC삼립이 내놓은 다른 신제품의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SPC삼립이 16년 만에 ‘포켓몬빵’의 재출시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고객들의 끊임없는 요청이었다. SNS를 비롯해 라이브방송, 커뮤니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나서기 시작한 식품·외식업계가 고객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실제 ‘포켓몬빵’은 16년이 지났지만 인기는 그대로다. 구매를 인증하는 SNS 게시글이 4000여 건 이상 등록되고 일부 편의점 앞에서는 포켓몬빵 배송 차량을 기다리는 등 ‘오픈 런(Open Run·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 현상까지 빚어져 화제가 됐다.

‘포켓몬빵’은 16년 전에도 월평균 500만개 이상이 팔리는 인기 상품이었다. 인기 비결은 띠부띠부씰(뗐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이다. 당시 띠부띠부씰을 모으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그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은 700~800원가량 올랐지만 반응은 16년 전보다 뜨겁다. 주 구매층도 지불의사가 뚜렷한 2030세대다. 띠부띠부씰은 151개에서 159개로 늘었다. 컬렉션 완성이 더 어려워진 만큼 이들의 소비는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최근 식품·외식업계가 고객 요청에 응답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며 고객과의 소통창구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SPC삼립의 ‘포켓몬빵’이 최근 고객들의 요청으로 재출시 후 완판 행렬을 이끄는 등 소비자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식품업계의 행보가 눈에 띈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SPC삼립의 ‘포켓몬빵’이 최근 고객들의 요청으로 재출시 후 완판 행렬을 이끄는 등 소비자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식품업계의 행보가 눈에 띈다.

농심이 출시한 ‘카구리’도 소비자들이 만든 모디슈머 레시피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했다. 용기면에 이어 최근에는 봉지라면으로도 출시했다. 농심은 현재 온라인 후기를 통해 ‘카구리’에 우유, 소시지 등 재료를 첨가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고객들의 레시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가정에서 라면의 모디슈머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들과 지속 소통해 다양한 라면 레시피를 보다 간편히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출시 20주년을 맞은 설레임을 대폭 리뉴얼했다.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불편 사항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설레임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설레임 밀크쉐이크는 우유 함량을 기존 1%에서 10%로 10배가량 늘렸다. 구입 시점에 꽁꽁 얼어 있어 즉시 먹기 힘들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또 제품 뚜껑이 잘 열리지 않는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뚜껑의 크기를 기존 16mm에서 22mm로 키우고 돌출 면을 만들어 그립감을 높였다.

KFC는 ‘치르르치킨’을 최근 1년 반 만에 재출시했다. ‘치르르치킨’은 육즙 가득한 치킨에 매콤달콤한 치즈 시즈닝을 더한 제품이다.

중독성 강한 치즈의 풍미로 출시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단종 이후에는 고객의 소리를 비롯해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최근까지도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자 다시 선보이게 된 것.

KFC 관계자는 “‘치르르치킨’은 고객의 소리나 커뮤니티 등에서 재출시 요청이 특히 많았던 제품으로, 최근 출시한 신제품 중 가장 반응이 좋다”며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통해 보다 많은 고객들이 ‘치르르치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솥도시락도 작년 6월 조기품절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파스타 메뉴 3종을 재출시했다. 단종 후 고객들의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졌으며, 작년 말 공식 SNS채널을 통해 진행한 ‘2021년 신메뉴 어워즈’에서 파스타 3종 메뉴를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는 요청에 응답한 것이다.

파스타 3종은 ‘토마토 미트 파스타’ ‘트리플 치즈 파스타’ ‘토네이도 소세지 파스타’로, 국내산 돼지고기와 호주산 소고기가 토마토·야채를 넣고 장시간 끓인 토마토 미트소스와 어우러져 감칠맛으로 풍미를 극대화한 메뉴다.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한식 중심 도시락에서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트렌디하고 글로벌한 메뉴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고객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은 물론 오랜 시간 사랑받는 메뉴와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시식회 등 대면 프로모션이 제한된 상황에서 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고객 의견을 반영할 경우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소통에도 적극 나선다는 이미지를 갖추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올해 식품·외식업계 마케팅 전략은 고객과의 장벽을 허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