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비건 식품 연 10% 고성장…기업 참여 열기 뜨거워
태국, 비건 식품 연 10% 고성장…기업 참여 열기 뜨거워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22.03.1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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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영향 채식 문화에 코로나로 식물성 고기에 관심
간고기·즉석조리 형태 판매…가격 싸 미국산도 힘 못 써
한국 원재료보다 가공 설비·기술 수출이 유망할 듯

식물성 가공식품이 전 세계에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의 주방’이라 불리는 태국에서도 전통적인 채식 문화와 함께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건 식품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현지 기업들이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트라 방콕무역관에 따르면, 식물성 식품에 대한 태국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확대되면서 2019년 약 280억 밧 규모였던 채식 식품 시장은 연평균 10%의 성장률로 2024년에는 450억 밧 규모, 한화 약 1조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체육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태국 주요 기업들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대체육 개발과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태국의 대표적인 기업 CP의 식품 제조 계열사 CPF는 지난해 대체육 ‘미트 제로’ 브랜드를 출시했다. 또 식품 OEM 수출을 주로 하던 태국의 NRF는 식물성 육류 개발에 집중해 2020년 대체육 전문 업체로는 최초로 태국 증시에 상장했다. 세계 최대 참치 통조림 회사인 타이 유니온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알레프 팜스에 투자해 세포 배양육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처럼 기업들이 대체육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시대적 흐름과 함께 채식 문화가 태국인들의 식생활 속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라쿠텐 설문조사에 따르면, 태국 소비자들이 비건 식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과 종교·문화적 채식주의가 가장 많았다.

자료: 라쿠텐 인사이트
자료: 라쿠텐 인사이트

태국 국민의 95%는 불교 신자이다. 그러나 한국이나 중국의 대승 불교와 다르게 태국의 상좌부 불교는 육식을 허용한다. 수행자는 음식을 스스로 지어 먹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어 탁발로 끼니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육식이 종교적 금기가 아니었음에도 태국에 채식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불교의 생명 존중 사상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태국의 채식주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육류를 소비하지 않는 ‘망싸위랏’ 육류뿐만 아니라 동물성 식품을 일제 소비하지 않는 ‘비건’ 그리고 비건에서 더 나아가 마늘 등 향이 강한 채소를 소비하지 않는 ‘제’가 있다. 채식 식단은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의 메뉴판이나 편의점의 즉석조리식품 판매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낀제’라 불리는 채식 축제 기간에는 ‘제’ 식단의 판매를 알리는 노란빛 깃발이 골목 곳곳에 내걸린다.

이러한 문화에다 코로나19 이후 식품공급 안전에 대한 경각심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육가공 식품을 대체할 식물성 고기에 대한 관심이 더 한층 뜨겁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전에는 ‘낀제’ 축제 기간에 맞춰 한시적으로 채식 제품이 홍보되었던 반면, 2021년부터는 언제 어디서나 식물성 고기 제품을 볼 수 있는 것만 봐도 채식 열풍이 체감된다.

원재료보다 대체육 가공 설비 또는 기술 수출이 유망

태국에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은 간고기와 즉석조리 형태로 시판되고 있다. 태국의 대표적인 대체육 가공업체 '미트 아바타'는 설탕 제조업체 '미트리 폴 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간고기와 삼겹살 대체육 제품을 블랙 캐니언, 오드리 카페 등 대형 프랜차이즈에 납품하고 있다. 대체육 제품의 시장가격은 브랜드마다 상이하나 100g당 50밧에서 70밧 사이로 책정되어 있다.

시판되고 있는 대체육 제품의 주재료는 대두, 완두, 쌀, 표고버섯, 치마버섯 등이 있다. 아직 원재료를 단순 가공하는 형태의 제품이 대다수인 만큼 한국 기업은 원재료보다 가공단계의 설비 또는 기술을 수출하는 것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육을 선도하는 미국산 제품도 태국에 진출한 바 있으나 비싼 가격과 현지화 부족으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였다. 높은 나트륨 함량과 버거 패티, 소시지 등 양식에 한정된 제품군으로 인해 태국 음식에 활용되기 어렵다는 평이다. 태국의 대체육 간고기 제품은 1kg당 300~500밧으로 미국의 ‘비욘드 미트’ 제품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저렴하지만 현지 돼지고기 가격에 비하면 최대 12배 높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탓에 대체육 제품은 대형 슈퍼마켓이나 건강식품 유통점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다.

한편, 무역관이 접촉한 현지 스타트업 관계자는 "태국의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채식주의자에서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까지 고객층을 넓혀왔으며, 고객층이 다양해진 만큼 요구사항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맛, 식감, 향뿐만 아니라 영양에 있어서도 기존 육류에 뒤처지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의 중요한 성장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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