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용유 시장, 인니 팜유 수출허가제 폐지에 숨통 트이나
글로벌 식용유 시장, 인니 팜유 수출허가제 폐지에 숨통 트이나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2.03.25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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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시장 공급 부족·가격 폭등 해소 위한 고육책
바이오연료 정책으로 전용 물량 늘어…효과 미지수
해바라기씨유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급 압박
대두유도 아르헨티나 수출 관세 33%로 인상

팜유, 해바라기씨유, 대두유 등 글로벌 식용유 시장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 1월부터 시행하던 내수시장 공급의무제와 수출허가제를 철폐한다고 밝혀 향후 팜유 공급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팜유의 내수 안정화를 위해 단행한 국내가격의무와 내수공급의무 등 각종 규제 정책이 오히려 시장과 기업에 악영향을 끼치자 이를 철폐하고 대신 수출세 인상과 수출부담금을 부과키로 했다. 이에 따라 수출관세는 기존 톤당 375달러에서 675달러로 올랐으며, 수출부담금은 기준가격이 50달러 오를 때마다 20달러씩 누진해 청구된다.

△글로벌 식용유 시장이 기후변화, 코로나19 등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팜유의 경우, 최대 생산국인 인니 정부가 내수 안정화를 위해 시행하던 수출허가제 등 규제를 철폐키로 하면서 공급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pixabay)
△글로벌 식용유 시장이 기후변화, 코로나19 등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팜유의 경우, 최대 생산국인 인니 정부가 내수 안정화를 위해 시행하던 수출허가제 등 규제를 철폐키로 하면서 공급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pixabay)

인니는 올해 1월 국제 팜오일 원유가격 상승으로 자국 내 팜유 식용유 가격이 전년 1월 대비 47.5%로 치솟자 국내 시장 가격 안정화를 위해 6개월간 팜오일 원유 수출 허가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수출업자들은 계획된 팜오일 원유 수출량의 20%를 국내에 공급해야 하는 ‘내수시장 공급의무’를 달성해야만 수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1일부터는 가격 안정화를 위해 자국 내 유통되는 식용유에 소매가격 상한선을 도입한 ‘국내가격의무제’를 도입했다. 또 3월 10일엔 국내 식용유 유통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물량도 부족하다며, 안정화될 때까지 내수시장 공급의무 기준을 기존 20%에서 30%로 높이는 등 올해 들어 수출 규제를 계속 강화했다.

하지만 실제 가격과 상한선을 둔 소매가격의 격차로 인해 기업의 손실이 이어지면서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 수출 차질 등이 빚어졌다. 이에 각 기업은 식용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규제가 아닌 세금 부과를 제시했으며 이번에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번 규제 철폐가 팜유 가격 안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에서는 대두유, 카놀라유 등을 주로 사용하지만 인니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용유는 기름야자 열매를 압착해서 만드는 팜유이다. 그런데 팜유의 최근 가격 상승이 심상치 않다.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에 따르면, 팜오일 원유(CPO)가격이 연일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0년 초 톤당 3000링깃을 넘어선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3월 들어 최대 톤당 7200링깃을 기록하며 50% 이상 상승했다.

가격 상승에는 공급 부족이 주원인이다.

인니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가정에서 소비되는 식용유는 연평균 2.8% 증가해 2021년에는 12.2리터를 기록했다. 팜오일 원유 소비량도 2021년 1만 8000톤으로 연평균 13.6%씩 지속해서 상승했다.

하지만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생산량은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생산의 59%를 차지하는 인니의 팜오일 원유 생산량은 4688만 톤으로 2020년 4703만 톤 대비 0.31% 감소했다.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주요 원인으로는 호우로 인한 기상 악화, 노동력 부족, 비료 부족이라고 밝혔다.

자료: TradingEconomics
자료: TradingEconomics

이와 함께 바이오연료 혼합정책에 따른 팜유 사용량 증가도 공급 부족에 한몫했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량은 2020년 720만 톤이었으나 2021년엔 전년 대비 65% 감소한 250만 톤에 그쳤다. 이는 인니의 바이오연료 혼합정책에 따른 정부의 수출량 조절로 해석된다고 팜유협회는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인니 정부는 2008년부터 바이오디젤 혼합 비중 2.5%인 B2.5 프로그램을 시작해 2020년까지 B30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B40 프로그램 도입을 앞두고 있다. B30 프로그램으로 인한 바이오디젤 의무 사용량과 B40 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테스트로 2021년 팜유 사용량이 증가할 것을 고려해 수출량을 줄였다는 것이다.

팜유와 함께 세계 4대 식물성 기름 중 하나인 해바라기씨유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생산의 절반가량인 49.6%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곡물 운송이 중단되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도 최근 수출 인허가 및 수출 물량 할당제 대상 품목에 해바라기씨유를 추가했다. 따라서 해당 물품을 수출하는 무역업자는 의무적으로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당분간 수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로 인해 공급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 EU의 해바라기씨유 재고 물량이 4~6주 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만약 조만간 사태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수급 불안으로 인한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스페인은 최근 구매량을 1인당 5리터로 제한하는 등 긴급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대두유의 세계 최대 공급국인 아르헨티나도 최근 수출관세를 기존 31%에서 33%로 2%포인트 인상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번 인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 세계 농산물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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