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 갖추면 한국에서도 글로벌 식품 기업 탄생 가능
여건 갖추면 한국에서도 글로벌 식품 기업 탄생 가능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6.27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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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열풍에 K-콘텐츠 인기·코리아 프리미엄 등 수출 확대 유리
라면·음료 등 연수출 1억 불 이상 품목 14개
메가 FTA로 관세 혜택 수출 경쟁력 강화
SPS·TBT 등 장애…비관세장벽도 해결해야
식량안보연구재단 주최 ‘한국 식품산업의 세계 비전’ 세미나

“BTS 멤버들이 유튜브를 통해 선보인 ‘불닭볶음면 챌린지’ 영상이 전 세계 전파되며 삼양식품 매출이 전년대비 미국 243%, 중국 170% 증가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K-콘텐츠를 식품산업과 연계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면 수출 품목은 더욱 늘고, 수출 시장 확대도 기대됩니다.”

△김정년 이사
△김정년 이사

김정년 식품산업협회 이사는 23일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식품산업의 세계 비전’ 식량안보세미나에서 현재 지속되고 있는 K-푸드 열풍이 앞으로도 글로벌시장에서 지속·확산되기 위해서는 식품 수출증진을 위한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하고, 위협이 될 수 있는 제약요인을 해소한다면 한국에서도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식품기업의 탄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작년 수출액 113억 달러를 달성한 우리 식품은 일본 중심 수출시장에서 미국, 중국으로 확대되고, 최근에는 아세안시장까지 범위를 넓혀가며 빠르게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수출 품목도 다양해져 라면, 음료, 김치, 장류 등 14개 품목이 연간 1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살려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식품의 수출 기회요인을 분석해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가 기회요인으로 분석한 첫 번째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트렌드 변화’다.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며 온라인마켓이 급속히 성장했으며, 소비자들도 편의성과 건강지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국내 식품기업은 내수시장에서 누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e커머스 활용 능력이 우수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품질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국식품은 발효식품, 식물성식품, 건강지향식품이 다양해 이러한 글로벌트렌드 변화를 적극 활용한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상은 ‘한류열풍 확산에 따른 국가브랜드 강화’다. BTS 등 K-팝과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며 K-푸드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 현상은 ‘메가 FTA체결을 통한 수출경쟁력 강화’다. 중국, 미국, EU 등 58개국과 FTA를 체결하며 교역 비중 71.6%를 달성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난 2월 메가FTA인 RCEP도 발효됐으며, CPTPP도 가입을 추진 중이어서 향후 FTA 관세혜택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김 이사의 설명이다.

특히 김 이사는 위협이 될 수 있는 제약요인도 면밀히 살펴 해소한다면 식품업계 수출 확대는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약요인은 ‘SPS(동물성 위생), TBT(무역기술 장벽) 등 무역장벽 확대’와 ‘해외 주요국 통관 부적합 증가’ ‘주요 비관세장벽 미해결 지속’ 등이다.

김 이사는 “SPS와 TBT는 매년 까다롭고 복잡해지며, 한국산 수출식품의 부적합 사례 역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무역장벽이 높아지며 식품 수출이 제약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는 식품기업들의 대처가 가능하도록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해야 하며, 특히 신규 수출판로 개척에 제약이 되는 장기 미해결 비관세장벽을 해소한다면 수출 품목은 더욱 확대돼 글로벌시장에서 한국식품의 경쟁력은 엄청나게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는 영화, 자동차, 반도체 등 모든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식품분야에서는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지 않고 있다. 결국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식품기업들이 노력해야 하는데, 이미 국내 식품기업들은 대체식품, 푸드테크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이러한 기업의 노력을 정부가 뒷받침해준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식품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이 주최한 ‘제28회 식량안보세미나’에서는 K-푸드 열풍을 기회로 삼아 식품업계는 품질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정부는 비관세장벽 해소 등과 같은 노력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오갔다.(사진=식품음료신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이 주최한 ‘제28회 식량안보세미나’에서는 K-푸드 열풍을 기회로 삼아 식품업계는 품질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정부는 비관세장벽 해소 등과 같은 노력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오갔다.(사진=식품음료신문)

안전성 바탕 신제품 개발·판로 확대 이뤄져야
미국 식료품 소비 급증…한국 식품 기업에 기회
영양학적 가치 우수한 한식 세계화도 추진을
단순 먹거리 넘어 세계 식량안보에도 기여해야

이에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국내 식품산업은 갈수록 소비 대상이 줄며 시장이 포화되고 있는 국내 수요를 넘어 세계시장으로 나아가야 할 절박한 처지에 있다. 다행히 글로벌시장에서 K-푸드의 위상이 높아져 빠른 속도로 수출량이 늘고 있으나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개발과 판로 확대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는 업계가 필요한 국가별 수출정보 수집·제공·품목 확대방안을 마련하고, 관세장벽 해소 등 정책적 지원을 활성화해야 한다. 또 연구개발의 산실인 대학과 국가 연구기관도 기술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코로나19, 러-우 사태 등을 겪으며 전 세계적으로 식량안보와 식품안전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식품안전 시스템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즉 국내외 생산농장부터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식품시스템 체인별 직·간접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체인에서 요구되는 식품안전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통합 식품 관리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한국식품의 선진화된 안전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수완 전북대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푸드와 더불어 영양학적 가치를 강조한 한식세계화도 동시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 센터장은 “밥과 함께 국, 장, 김치, 나물 등 반찬을 함께 섭취하는 한식은 글로벌 대표 영양식 지중해식과 비교해도 영양학적 가치가 우수하다. 실제 여러 임상시험 결과에서 확인했듯 된장은 내장비만 개선, 고추장은 혈중중성지방 개선, 청국장은 근육량 감소를 개선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처럼 제대로된 한식은 고혈압, 당뇨 등을 예방 관리할 수 있고 대사증후군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이러한 한식의 영양학적 가치를 전 세계 전파한다면 한식도 한류열풍에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정훈 캐나다 마니토바대학 식품공학과 조교수는 미국시장에서의 한국 식품산업과 외식산업 전망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한 조교수는 “현재 미국은 물류대란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상승에 시달리고 있어 외식산업은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그로서리 등 식료품의 소비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당분간 현재의 경기가 지속되는 한 미국시장은 그로서리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한국 식품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철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K-푸드가 세계 속 열풍이 불고 있다고 막연하게 그냥 돈을 버는 일에만 신경쓴다면 한류는 쉽게 무너질 것이다. 한국식품이 단순 먹거리를 넘어 세계 곳곳 식량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한다면 글로벌시장에서 K-푸드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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