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된장·김치 등 짠맛 생명 현상에 중요한 역할
소금, 설탕처럼 과식 못해…고혈압 미미한 수준
한국인 소금 섭취량 적정…하루 8~9g 문제없어
비만 억제하는 다이어트 효과에 대장암 등 예방
음식엔 세척 탈수천일염 적당…죽염 항산화 효과
짠 음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높아진 ‘소금’의 악명에 반대되는 건강기능성이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소금의 건강기능성은 항산화 효과, 결장암 예방 및 개선, 비만 개선 효과 등이다.
2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하 한림원)-호서대학교에서 주관·주최한 오픈 콜로키움에 모인 산업계·학계 전문가들은 짜고 매운 맛 때문에 한식 속 소금을 무조건 나쁘다고 보는 것은 소금의 건강 효능과 한식 문화에 대한 몰이해라고 주장했다.
차의과학대학교 통합의학원 박건영 교수는 ‘소금의 종류와 소금의 건강기능성’에 대해 주제발표하면서 “소금(천일염)의 섭취는 비만을 억제해 다이어트 효과를 가지고 있고, 대장암 및 관련 종양의 예방과 개선을 가져올 수 있으며 항산화 효과도 있음이 과학적으로 증명하게 됐다”며 “분자량을 기준으로 적정 소금 섭취량을 계산했을 때 일일 7~15g 정도로 한국인의 일일 평균 섭취량인 8~9g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소금을 섭취하느냐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천일염에는 항암, 항비만 효과가, 죽염은 항산화 효과가 유의미한 통계치를 나타냈다. 박 교수 연구진들은 실험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에서 정제염, 천일염, 죽염 등 다양한 소금을 각각 섭취한 상황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국산 천일염에서 지방 조직 세포의 크기 감소를 통한 비만 억제 효과와 대장암 및 종양 억제를 위한 NK세포 활성화 등 효과를, 죽염에서 피부 노화 개선 등 항산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박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소금은 인체에서 전해질 균형에 관여하는 영양성분으로 체액의 삼투압, pH 유지, 효소의 활성화 등에 관여한다. NaCl은 Na+와 Cl-로 쉽게 이온화해 Na는 세포외액에서 삼투압을 조절하고 산, 염기평형, 세포외액의 양 조절 등 항상성을 유지하고 신경의 흥분, 영양소 이동, 근육수축 등에 작용한다. 발효식품 제조시 소금은 삼투압을 증가시켜 살균효과를 나타낸다. 소금에 절이거나 발효하는 동안 유해균은 사멸하고 유익균은 발효에 참여하며 발효식품이 만들어진다. 유익균이 발효할 때 미네랄이 있는 소금, 적당히 가공한 소금 등은 발효균, 발효식품, 특히 김치와 된장에서 건강기능성과 맛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 교수는 “현재 한국인들의 소금 섭취량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적정하다. 하지만 소금의 건강기능성을 누리기 위해선 어떤 소금을 섭취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김치, 된장, 간장 등 발효식품에는 세척탈수천일염이 맛을 증진하고 암, 비만 억제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죽염도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건강기능성을 가진 좋은 소금이며, 해양심층수염 또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건강에 좋은 소금”이라고 주장했다.
호서대학교 권대영 교수는 “우리 몸에서 소금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소금은 설탕과 달리 많이 먹을 수 없다. 음식 고유의 맛을 살리며 몸 속 잡균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등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 식재료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짜게 먹었다면 바로 몸이 반응해 물을 마시게 되는 것”이라며 소금의 과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해 언급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소금을 섭취했을 때 체액이 증가하고 혈관이 팽창돼 높은 압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고혈압이 증가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는 미미한 수준이며 설탕과 달리 중독 증상이 없다는 것. ‘짜게 먹으면 그 이튿날 아침 얼굴이 붓는다’는 속설 역시 혈관이 붓는다기보다는 대사 스트레스적인 측면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대로 소금을 기피하게 되면 땀이 과도하게 배출되며 ‘hypotonic(하이포토닉, 저장성(低張性))’ 상태로 세포내 수분 흡수가 증가해서 세포가 팽창해 두통, 현기증, 호흡곤란, 뇌부종 등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 음식과 세계 다른 음식과의 나트륨(소금) 함유량 및 섭취량을 비교한 연구 결과는 없다. 따라서 젓갈, 된장, 김치 등 반찬이 짜다고 해서 우리 음식이 건강에 나쁘다는 오해는 한식에 대한 몰이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건강 이점으로 주목받는 우리 발효음식들에서 소금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며 “소금을 넣어 간이 맞게 맛있게 먹는 음식은 우리 몸이 잘 유지되고 모든 생명현상 작용을 잘하기 위해 이온 농도를 유지하는 ‘Isotonic(아이소토닉, 등장성(等張性))’ 상태를 만들어 오히려 우리 신체에 꼭 필요한 성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