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금의 두 얼굴
[기고] 소금의 두 얼굴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3.02.0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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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는 소금 양으로 하루 5g 권장…한국인 6.25g 섭취
혈압 정상일 땐 무방…칼륨 부족이 심혈관에 영향
칼륨 함유한 채소 다량 섭취 시 소금량 재검토 필요
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무엇이 좋다고 알려지면 어느새 인기 품목이 되는가 하면, 부정적인 보도가 나오면 하루아침에 기피의 대상이 된다. 그 대상은 기름기가 많은 육류가 되거나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설탕류 등도 표적이 되기도 한다. 그중 대표적으로 양면성, 꼭 필요하나 과량일 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소금이 아닌가 생각한다.

살기가 어려운 시절, 1980년대 이전까지 설탕이나 소금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 이때는 부족한 먹을거리를 어떻게 충분히 확보하느냐가 주된 관심의 대상이었고 개별성분에 대한 검토는 사치라고 여겨졌다. 설탕은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단맛은 꿀이 있으나 언감생심, 그 좋아하는 단맛을 내기 위해서 사카린 등 주로 인공 합성 감미료 사용이 대세를 이루었다. 소금은 주로 짠맛을 내는 조미원으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간장 등 장류에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김치나 절임류 등에 절임이나 음식 조미용으로 필수품이었다.

소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지면서 인체생리에 필수성분인데도 불구하고 싸잡아 해롭다고 오해함으로써 우려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국가기관에서 규제하면서 소비자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

소금은 인체 생리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성분이고, 일일 섭취량이 어느 수준 이하면 심각한 건강 위해 요인이 된다. 적정량에 대한 이론이 서로 다르게 발표되면서 관련분야 학자 간에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소금을 사용해야만 하는 김치나 장류 등 우리 식단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식생활 패턴에서는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양을 넘어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는 나트륨양으로 하루 2g을 권장하고 있는데 소금양으로 환산하면 5g이 된다. 실제 한국인이 섭취하는 양은 이보다 높은 6.25g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금은 적게 먹어도, 많이 먹어도 걱정이다. 과량의 소금 섭취는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만성병과 관련되어 있으며 반대로 나트륨결핍의 경우 메스꺼움, 구토, 두통 등 증상과 함께 심장질환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한여름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경우 소금 섭취가 필수이며 군인들의 비상품으로 소금을 휴대하는 것은 일정 수준의 나트륨 섭취는 필수라는 의학적 결론에 의한 절차이다.

다른 연구에서도 하루 3g 미만의 나트륨을 섭취하면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련 연구자들은 혈압과 나트륨 섭취는 밀접한 관계가 있으나 혈압이 정상인 사람은 소금 섭취량이 하루 6g 이상인 경우도 문제가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나트륨과 칼륨의 관계다. 소금 섭취량이 건강에 해로운지 또는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판단은 식단에서 섭취하는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이다. 인체 내에서 나트륨은 체액이 적당한 pH 수준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칼륨이 지대한 작용을 하면서 혈압을 조절하는 데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칼륨 결핍이 과도한 나트륨보다 신장 질환에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보고다. 심혈관질환에 위험이 가중되는 것은 너무 많은 나트륨과 너무 적은 칼륨을 섭취하는 경우이다. 즉 섭취하는 나트륨의 양을 관리하는 것 못지않게 칼륨 섭취량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근래 우리 식단을 통하여 소금 섭취량을 줄이라는 권고가 계속되고 있으며 그 대상으로 김치, 장류 등 일상으로 많이 먹은 식품이 대상이 되고 있다. 또 주식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라면도 과잉 소금 섭취 원인 음식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제 소금 섭취를 절제하라는 권고와 함께 칼륨 섭취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식단구성을 재검토해 소금이 많이 함유한 식품의 저염화 노력과 함께 칼륨 섭취량을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소금 섭취는 소비자의 전체 식단구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나 한국인 식단구성에서 칼륨이 많이 함유된 채소류 섭취량이 많은 경우 소금 섭취량을 너무 제한하는 것은 재검토의 대상이다.

반가운 소식은 국내 연구진이 2022년 11월, 저명한 국제학술지(Frontier Nutri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나트륨과 칼륨의 관계를 한국인 143,050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하여 얻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나트륨은 사망에 영향이 없었고 칼륨 섭취가 많으면 사망률은 최대 21% 낮아진다고 하였다. 한국인 대상으로 거대 집단에 대하여 장기간 추적 조사한 결과이므로 충분한 학술적 가치가 있다.

또 연구대상자가 섭취한 나트륨양은 2.5g(소금양 6.25g)이었고 칼륨 섭취는 2.2g이었다. 눈여겨볼 결과는 나트륨 섭취는 사망률이나 심혈관계 사망률과는 관계가 없었고 오히려 칼륨 섭취가 많은 경우 사망률이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런 연구 결과를 볼 때 소금 섭취에 의한 부정적 결과는 소비자의 음식 섭취 형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절임에서 무기질 함량이 높은 천일염을 사용하면서 채소 위주의 우리 한식의 우수함을 다시 증명하는 연구 결과이다. 앞으로 계속하여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식 관련된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한식에서 소금의 공포를 덜었으면 하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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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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