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축 과정 없는 고기 ‘대체육’의 미래
[기고] 도축 과정 없는 고기 ‘대체육’의 미래
  • 이주호
  • 승인 2023.08.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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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복지·건강 관심에 육류 공급 한계로 대안 부상
선진국 육성 정책…국내도 그린 바이오 유망 제품 선정
식물성 대체육, 식미 과제…배양육 상용화 땐 높은 점유율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소재공학과 이주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인의 육류 소비량은 작년 쌀을 추월해 1인당 58.4kg을 기록했다. 20년 사이 74%가 증가한 것인데, 서구화된 식습관이 바탕이 돼 주식이 고기로 바뀌어 가는 것이다.

앞으로도 육류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겠지만 동물 복지와 현대인의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대체육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대체육은 일반 육류는 아니지만 육류만큼의 식감과 외형을 갖춘 식품을 말한다. 크게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식용 곤충 등이 있으며, 초창기 ‘인조고기’라 칭했으나 식품 제조 기술의 발전으로 실제 육류와 비슷한 외형과 식감을 갖추게 됐다.

식물성 대체육은 가장 널리 알려진 대체육으로, 콩고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제조한 것으로, 단백질 함량이 높은 대두, 밀 등을 주된 원료로 사용한다. 예전부터 섭취해왔기 때문에 안전성 검증이 완료됐다는 장점이 있어 현재 대체육 시장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50억6000만 달러에 달하며, 앞으로도 연평균 19.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존 육류에 비해 식미가 좋지 않기 때문에 섬유질 단백질 구조를 잘 변형시켜 최대한 육류와 유사한 식미를 재현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배양육은 동물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 또는 근세포를 배양해 생산한 것으로, 최근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과 달리 동물에서 유래한 조직세포를 이용하므로 타 대체육에 비해 우수한 식미를 보이며 실험실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기존 육류 생산 방식이 갖는 단점(동물 복지 문제, 메탄가스 배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배양을 통해 생산돼 비용이 높고 과학 기술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들다보니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만 해결한다면 미래의 대체육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식용 곤충은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식물성 대체육과 비교했을 때 필수 아미노산과 순수 단백질 함유량이 높지만 알레르기 발생 위험이 있으며, 시각적으로 혐오감이 들 수 있어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이렇듯 대체육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는 오는 2030년까지 식물성 단백질 소비량을 30%로 설정했으며, 일본은 ‘미래 식료 농업 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해 대체육 산업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그린 바이오 융합형 신산업 육성 방안’에서 그린 바이오 미래 먹거리 유망 제품 중의 하나로 대체육을 선정했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현재의 육류 공급량은 소비량을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대체육의 연구개발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육류를 생산하며 발생하는 동물 복지와 환경 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미래에는 더욱 주목받는 기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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