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 금지 추진
FDA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 금지 추진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11.17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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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7일까지 의견 청취·검토…확정 땐 수출 기업 주의 요망
향 보존하는 유화제…미국 90여 종 음료에 사용
두통·근육 조정·기억 상실 등 건강 위험 제기
캘리포니아주 식품 첨가물 규제에 영향받은 듯
“연방정부와 상반된 입법, 식품 생산 저해” 지적도

과일향 스포츠음료와 탄산음료에 주로 사용하던 브롬화 식물성 기름(이하 BVO)이 앞으로 미국에서는 더 이상 사용될 수 없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우리 기업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FDA는 최근 식품에 대한 BVO 사용 승인 규정의 철회를 제안했다. 이전까지는 라벨 표시와 함께 소량 사용이 허용됐으나 최종 확정되면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최종 확정은 내년 1월 17일까지 의견 청취 및 검토 과정을 거친 후 진행될 예정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미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관련 업계에서는 FDA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FDA 관계자는 “BVO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식품에 BVO를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라며 철회 이유를 밝혔다. 또 환경 실무그룹에 따르면 BVO는 신경계 손상, 두통, 피부 및 점막 자극, 피로, 근육 조정 및 기억 상실 등 건강 위험과 관련이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성분이 체내에 축적되기도 한다.

BVO는 보통 감귤 향이 나는 음료에서 향을 오래 보존하기 위한 목적의 유화제로 사용된다. 기존에는 15ppm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식품에 첨가하고 라벨에 '브롬화 식물성 기름' 또는 '브롬화 콩기름'과 같은 브롬으로 변성된 기름 성분을 명확히 표시해야 하는 규정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규정이 철회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영향을 받게 됐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단체인 환경 실무 그룹(EWG)에 따르면, 현재 90종에 달하는 음료 제품이 BVO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VO를 포함하는 음료는 대부분 색상이 생생하고 감귤 향이 뚜렷한 것으로 보고됐다.

FDA의 이번 철회 제안은 캘리포니아주의 식품 첨가물 규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 10월, 2027년 1월 1일부터 BVO를 함유하는 모든 식품의 상업적 제조·판매·운송·유통·보관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식품안전법’을 주지사 승인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에서는 BVO 외에도 브롬산 칼륨, 프로필파라벤, 식용 색소 적색 3호를 유해 식품첨가물로 규정해 해당 첨가물이 포함된 식품의 상업적 제조·판매·운송·유통·보관을 금지했다.

이에 대해 FDA는 성명서에서 캘리포니아주가 최근 실시한 금지 조치를 잘 알고 있으며, FDA도 이들 4가지 식품 성분 모두에 대한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재평가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따라서 관련 업계에서는 FDA가 캘리포니아 식품안전법에서 규정한 다른 유해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도 결정 사항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우리 기업은 미국으로 식품 수출 시 이와 관련된 성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ATI에 따르면 이번에 통과된 캘리포니아 식품안전법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식품기술연구소의 한 최고 과학기술책임자는 시간과 자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아직 결정되지 않은 연방정부와 상반된 입법 및 규제 요건을 준수하게 하는 것은 식품 안전, 영양, 지속 가능성 등 다른 중요한 우선순위를 밀려나게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들이 대체 재료 연구, 대체 제품 개발 및 테스트, 더 높은 재료 비용 탐색, 새로운 라벨 설계 등 새로운 법률 또는 규정 요건을 준수하기 위해 많은 비용에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DA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한 인사도 주별 입법이 식품 생산과 이용 가능성을 모두 저해해 식품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안전하고 이용 가능한 식품의 보편적인 기준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주별로 식품에 대한 규제 표준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미국의 식품 안전 정책은 궁극적으로 연방 기관에 의해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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