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181)]고사리의 효능과 독성
[하상도 칼럼(181)]고사리의 효능과 독성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7.07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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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어린 순 나물 반찬으로 친숙
생고사리엔 돌연변이 유발·발암성 물질

△하상도 교수
고사리(bracken)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펴져 있는 양치류(fern)로써 남극대륙이나 사막처럼 춥거나 더운 지방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볼 수 있는 다년생 식물이다. 뿌리줄기(rhizome)가 1 m 이상 땅속에서 자라면서 곳곳에 잎을 뻗는다. 잎은 큰 삼각형이며, 0.6~2 m 길이로 자란다. 그 종류는 가래고사리, 거미고사리, 고사리 삼, 관중고사리, 낚시고사리, 넉줄고사리, 부싯깃고사리 등 매우 다양하다.

고사리의 어린순은 역사적으로 많은 나라에서 식용으로 사용됐다. 어린순은 갈색이며, 꼬불꼬불한 모양 때문에 어린순을 영어로는 “소용돌이 모양의 장식”이란 뜻의 “fiddlehead”라고 붙여졌다.

고사리는 보통 어린 순을 삶아서 말린 상태로 나물로 식용하거나 날 것으로 소금에 절이거나 말려서 먹는데, 연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쓴맛이 난다. 비빔밥에 빼놓지 않고 들어가는 고사리 나물은 어린순으로 만든 것이다. 뿌리줄기의 전분은 빵을 만드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건조한 고사리는 일반적으로 수분함량 10%, 단백질 27%, 지방 l%, 당 38%, 섬유 11%, 회분 12%를 함유한다. 특히, 칼슘, 인, 철, 비타민이 많이 함유돼 있다. 당질은 고사리에 포함되어 있는 전분인데, 고사리 떡의 주성분이 된다.

소 말 등 방목 가축 ‘고사리 중독’ 사례도
정확한 섭취량·위해성 평가 안 이루어져 

한의학에서 고사리는 맛이 달면서 약간 쓰고, 찬 성질을 갖고 있으며, 위와 장의 열독을 풀어주고 이뇨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뿌리는 해열, 이뇨, 설사, 황달, 대하증 치료제로 사용한다. 또한 뿌리와 줄기를 말려 만든 가루는 기생충에 효과가 있으며,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기관지염 치료제로 뿌리와 줄기를 생으로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익히지 않은 생“고사리”는 효소인 “티아미나아제(thiaminase)”와 돌연변이 유발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것은 비타민 B1을 분해하는 효소인데, 과량의 고사리를 날 것으로 섭취할 경우 비타민 B1 결핍증인 각기병(beriberi)에 걸릴 수도 있다. 또한 고사리는 발암성 물질로 추정되는 프타킬로사이드(ptaquiloside)를 함유하고 있어 고사리를 많이 섭취하는 일본인들의 위암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여전히 고사리의 독성에 대한 정확한 섭취량과 위해성평가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가공조리과정에서 독성이 사라져 익혀 먹을 경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고사리 독소의 노출경로는 직접 섭취 외에도 포자 섭취와 고사리를 먹은 젖소가 생산한 우유와 유제품을 통한 섭취도 있다. 소, 말과 같이 방목해 풀을 뜯는 반추동물이 고사리 중독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다.

일반 소비자들은 친숙한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위해성(risk)을 적게 인식하고, 새로운 이슈로 나타나 친숙도가 낮은 것에 대해서는 위해성을 크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들은 고사리를 친숙한 위험요인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자칫 과다 섭취로 인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소비자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고사리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와 인체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섭취요령 등을 소비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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