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215)]식품의 누명⑥-전자레인지에 데운 식품은 위험하다?
[하상도 칼럼(215)]식품의 누명⑥-전자레인지에 데운 식품은 위험하다?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03.30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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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파 이용한 물 분자 마찰열로 데워
온도만 올리고 음식에는 영향 없어

△하상도 교수
전자레인지에 식품이나 물을 데우면 진동으로 인한 분자배열 변화로 건강에 해롭다는 괴담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전자레인지에서 나온 전자파는 물의 온도만 올려줄 뿐 특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소비자는 전자파가 직접 인체에 접촉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위해성이 있다. 하지만 전자레인지 작동 중에는 투시창에 금속망이 설치돼 있어 전자파가 외부로 누출되지 않는다. 게다가 기계 작동이 멈추면 전자파가 즉시 사라지므로 몸에 닿을 위험도 없다.

가스레인지나 오븐은 외부에서 열을 가해 음식 표면으로부터 내부로 열이 전해진다. 반면 전자레인지는 2450MHz의 열을 내는 장파장의 ‘마이크로파(microwave, 전자파)’를 이용해 식품에 존재하는 물 분자를 진동시켜 발생하는 마찰열로 음식을 내부로부터 가열하는 원리다.

단 전자레인지 작동 시 발생하는 열에 의해 포장재로부터 환경호르몬이라 불리는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용출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있다. 전자레인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질로는 전자파가 투과할 수 있는 종이제, 유리제, 도자기제, 합성수지제 중 폴리프로필렌(PP) 등이 있다.

플라스틱 용기는 전자레인지용인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HDPE) 등의 재질이 사용 가능하다. 폴리에틸렌(HDPE)의 경우 지방이나 설탕이 많은 식품을 100℃ 이상에서 가열할 경우 녹을 수 있어 수분이 많은 식품에만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식품을 조리하거나 데울 경우 반드시 전자레인지용 용기 또는 포장 여부를 확인하고 사용해야 한다. 전자레인지용이 아닌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면 내분비계장애물질이 검출될 수 있으나 전자레인지용으로 허용된 폴리프로필렌(PP)은 DEHP나 비스페놀A 등을 포함하지 않아 전자레인지 사용 시 유해물질이 검출될 우려가 없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젖은 종이포장은 강도가 약하고, 과자 포장에 사용되는 왁스코팅 종이는 왁스가 흘러 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어 반드시 전자레인지용으로 표기된 제품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중 컵라면이나 요구르트 용기 등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PS)은 내열성이 낮아 고온에서 녹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플라스틱·랩 등 환경호르몬 용출 포장재 사용 말아야
왁스 코팅 종이·폴리스티렌·멜라민수지 등도 위험
밤·소시지 등 껍질 있는 음식 터질 수 있어 조심을

아울러 멜라민수지, 페놀수지, 요소수지 등은 원료로 사용된 포름알데히드가 고온에서 용출될 우려가 있어 전자레인지용으로 사용이 부적합하다. 알루미늄호일(은박지)과 금속용기 역시 마이크로파가 투과하지 못하고 반사되기 때문에 전자레인지 사용을 금하고 있다. 싸여진 식품은 가열되지도 않고 끝이 날카로운 금속에 마이크로파가 집중돼 불꽃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밤, 계란, 소시지 등 껍질이 있는 음식을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하면 압력에 의해 터질 수 있어 껍질을 제거하거나 칼집을 낸 후 조리해야 한다. 게다가 전자레인지에 물을 끓일 경우 끓는 점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 과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로 커피믹스 등을 넣으면 물이 끓어 넘칠 수 있어 30초 이상 기다렸다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기름이 많은 식품을 랩을 사용해 조리하면 100℃를 넘어 랩 제조에 사용된 가소제가 이행될 수 있어 식품과 직접적인 접촉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식품이 밀봉된 용기나 포장에 들어있는 경우에는 뚜껑을 조금 열고 가열해야 하며, 식품을 해동하는 경우에는 포장을 제거하고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담아 가열해야 한다.

아울러 플라스틱 또는 종이용기 내 식품을 가열할 때는 화재 위험이 있으며, 전자레인지에서 가열된 식품을 꺼낼 때에는 용기 표면이 뜨거우므로 오븐장갑이나 냄비홀더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전자레인지는 단순히 장파장인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물이나 수분에 열을 발생시켜 식품을 데우는 원리이기 때문에 형광등 빛을 쬔 것처럼 식품에 전자파가 남지 않는다. 사용 시 주의시항만 잘 지킨다면 전자레인지는 편리하고 안전하게 음식을 데워 먹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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