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ANUGA 2105]‘한국식품’ 유럽시장에서의 평가는?…품목별 희비 엇갈려
[르포-ANUGA 2105]‘한국식품’ 유럽시장에서의 평가는?…품목별 희비 엇갈려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5.10.27 0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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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누가 식품전’ 국내 65개 사 참가…성과와 과제

△국내 식품업체 35개사를 독려해 올해 처음으로 ‘아누가 2015’ 박람회, ‘한국관’ 부스를 구성하고 한국기업들의 수출개척 활동을 적극 도운 한국식품산업협회 고학수 전무(왼쪽서 세번째)와 직원들이 성공적 행사를 기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 65개사가 지난 10~15일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전시회 ‘ANUGA 2015’에 참가해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홍보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자금력과 유통력이 막강한 전 세계 리딩 컴퍼니들의 틈바구니에서도 ‘우리의 것’을 알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고, 그 결과 확실한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도 했다. 한편으론 다소 외진 전시장의 위치와 초라한 부스 인테리어 탓에 크게 주목받지 못한 채 기대 이하의 성과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회사도 있어 희비가 엇갈렸다.

우리 식품기업들이 아누가에 들고 나온 경쟁력은 무엇이며, 또 이 곳에서 무엇을 얻었고 어떤 희망을 보았는지 참가기업들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 식품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진단해본다.

[독일 퀼른 延着=김현옥 기자]

SPC그룹(회장 허영인) 부스는 연신 싱글벙글 즐거운 분위기다.

지난(2년 전) 행사 때는 10개 업체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해는 전시회 3일째 15개사와 계약을 맺어 끝날 즈음이면 최소한 20개 업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립GFS 윤종국 글로벌부문장은 “올해 아누가 전시회에서의 수출 계약 실적은 전 회에 비해 50~100% 신장한 15~20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럽의 이태리, 네덜란드, 프랑스, 체코와 아시아의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빵가루와 우동면, 김, 소시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호응으로 SPC의 수출실적은 매년 50%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수출금액도 3년 전 200억 원에서 500억 원을 상회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종국 SPC글로벌부문장(가운데)이 외국 바이어에게 빵가루, 우동면, 김, 소시지 등 인기품목의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대상FNF
(대표 최정호) 김치와 두부 등 신선식품에 집중 홍보했다.

아시아 시장과 달리 우리 한식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유럽지역의 특성상 이들 제품을 찾는 바이어는 당초 기대보다 못 미치지만 반응은 썩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대상FNF 제품의 유럽지역 총판을 맡고 있는 관계자는 “현지의 주류 시장보다는 주로 아시아계 마트를 중심으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은 김치와 두부를 접목해 염도를 낮춘 시식제품으로 외국인들의 입맛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SPC, 빵가루 우동면 등 20억 계약…50% 이상 늘어
대상, 김치 두부 등 신선식품 위주 아시아계 마트 공급 

금강에프엔비(대표 한평식)는 지난 8월에 개발한 스테미너 커피음료 제품 ‘야수(BEAST)’ 캔제품을 아누가 전시회를 통해 론칭했다.

커피 원산지 남미의 콜롬비아 에티오피아산 고품질 원두 2종을 블렌딩한 야수 캔커피는 특히 중국과 동남아 지역 바이어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프랑스 바이어는 아프리카에 공급하기 위한 상담을 진행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한평식 대표는 “국내 캔커피 제품의 원두가격이 7000원대라면 야수는 2만원으로 3배 정도 비싸다”며 “식품은 뭐니 뭐니 해도 품질을 높여야만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현재 중국시장에서는 마카커피가 붐을 일으키고 있어 이에 대응해 고품질의 원두커피에 야관문, 오미자 등 한약재를 접목시켜 에너지를 공급하는 ‘야수’ 커피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강B&F가 아누가에서 처음 선보인 에너지 커피음료 ‘야수(BEAST)’에 대해 이 회사 한평식 대표(오른쪽), 한송이 팀장(왼쪽)과 상담을 벌이고 수출계약을 체결한 중국 바이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최고’임을 표현하고 있다.

SIK
(대표 손일식)는 ‘마더한스(MOTHERHAN’S) 브랜드의 동결건조 즉석밥과 중국 동북3성과 베트남에 수출되고 있는 요거트 스낵, 스낵김 등을 앞세워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곤드레, 카레, 고추장, 짜장으로 구성된 즉석밥은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전투식량 개념으로, 전시장을 방문한 각국의 바이어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곤드레, 카레 등 4가지 맛으로 구성된 동결건조 즉석밥으로 인기를 얻은 ‘마더한스’ 브랜드의 SIK부스.

동원홈푸드
(대표 신영수)의 제품 제조 및 품질관리 능력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다.

수출전문업체인 삼진글로벌F&B가 세계 각국의 특성을 고려한 제품 개발을 요구하면 아산연구소에서 수요자 맞춤형 개발시스템으로 수출한다.

최근 미국에 이어 유럽시장에도 매운맛 드레싱이 인기를 끌고 있어 김치 국물을 베이스로 한 소스를 개발, 맥코믹사의 ‘타바스코’ 소스를 대체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해외팀 심정훈 과장은 “어차피 세계적 브랜드인 타바스코와 경쟁하는 거라면 확실한 차별성을 갖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우리 김치의 건강성에 더해 보다 더 매운 맛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원홈푸드는 글로벌 소스브랜드인 맥코믹 타바스코 소스를 겨냥해 김치국물을 베이스로 한 매운 맛 드레싱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애니닥터헬스케어
(대표 이성표)는 주력 건강기능식품 나토키나제와 식물성오메가3 및 수소수를 출품해 수출 상담을 벌였다. 또한 최근 국내에서 본격 출시한 '애니닥터수소수'도 출품돼 독일,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10여개 국가에 수소수 수출 및 기술이전 문의가 잇따르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이 회사 함정훈 상무는 “한국 내 수소수를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국내 뿐만 아니라 수소수 완제품의 해외 수출, 설비 이전 및 기술제휴 등 중장기적으로는 수소수의 전세계 보급을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시장 론칭과 동시에 유럽시장에서 출품한 애니닥터 헬스케어의 수소수 제품에 대해 유럽과 아시아권 10여 개 국가의 바이어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커피음료·동결건조 즉석밥·매운 소스 등도 호평
수소수·박광희김치·비활성 유산균도 판로 ‘노크’   

한국베름(대표 이와사토시히로)은 유산균만 30여 년 연구한 일본계 기업으로, g당 7조5000억 마리 유산균 배양 기술을 보유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들고 유럽시장을 찾았다.

유산균은 살아있는 것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사균의 면역력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규명해 일본에서 1조 5000억 원 시장을 조성한 장본인으로, 5년 전 한국베름을 설립하고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고단위 유산균 배양기술을 통해 기획재정부로부터 '유산균바이오산업' 분야 고도기술을 인정받아 20년간 토지무상임대, 5년간 국세 면제 등의 특혜조건으로 올 12월 강원도 문막 외국인 투자단지 1호 기업으로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김완재 연구소장은 “보통 요구르트 1병에 들어 있는 유산균은 1000억 마리로 생균이기 때문에 환경 조건에 불안정하지만, 베름은 이보다 7.5배 많은 7조5000억 마리의 사균을 함유하고 있어 열, pH에 의한 변화나 변형이 없이 백혈구를 활성화시키는 힘이 강하고 액상이나 분말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이 가능해 다양한 산업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SIAL 아부다비박람회에서 ‘1조 마리 유산균’으로 혁신상 후보에까지 오를 정도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자랑도 빼놓지 않는 김 소장은 “이달 중 비락에서 베름의 사균을 활용한 유산균우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베름은 유산균 사균의 면역활성 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기회로 삼았다.

박광희 김치
(대표 박광희)는 ‘고품질의 식품을 먹는 것에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김치’로 유럽 소비자 설득에 나섰다. 박광희 김치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 표현할 수 있는가를 묻자 박 대표는 서슴없이 “한국에서 가장 비싼 프리미엄 김치”라고 단언한다.

그 이유에 대해 첫째, 강원도 평창의 최고 원재료를 사용(Original)하며 둘째, 손으로 직접 김치를 담그고(Handmade) 셋째, 가문 대대로 이어지는 손맛의 가족기업(Heritage)을 들었다. 일찍이 영국의 한 바이어가 이러한 가치에 매력을 느껴 영국 매장에 박광희 김치를 소개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아무리 솜씨가 좋아도 원재료가 나쁘면 제 맛을 내지 못한다”며 우수한 식재료만 엄선해 정성껏 김치를 담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게 된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치사업을 시작한지 올해로 13년째이지만 소비자 클레임이 거의 없고, 설령 불만을 제기하더라도 지체 없이 교환해주기 때문에 다소 비싸지만 믿고 구입하는 단골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박광희 여사가 최고의 식재료만 골라 손수 담가 판매하는 박광희 김치는 영국 등 해외 매장에서 전용코너가 마련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팔도(대표 최재문)
는 국내 시장에서 비빔면의 인기가 높은 것과는 달리 따끈한 국물 라면을 집중 홍보했다. 연일 부스에서 라면을 끓이며 방문객들이 시식을 통해 체험하게 하는 전략으로 한국산 라면의 우수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국내시장에서 비빔면으로 호응을 받고 있는 팔도는 따끈한 국물 라면으로 유럽시장을 노크했다.

아로마라인
(대표 오재순)은 100% 천연 물질을 원료로 건강과 안전성을 확보한 향료제품을 전시했다. 최근 국내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순하리' 소주에 유자향료를 공급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한다.

△향료 전문업체 아로마라인은 천연물 소재 향료제품으로 건강 및 안전성을 크게 어필했다. (사진은 오재순 대표(맨왼쪽)과 직원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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