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2015결산/2016전망-유가공
[신년특집]2015결산/2016전망-유가공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6.02.01 0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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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실패로 원유과잉…고부가제품·수출 등으로 타개

작년 유업계는 원유 공급 과잉, 우유 소비 감소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결국 유업계 전반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지만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국내 유업체들은 우유의 기능성 강화, 유제품의 다양성 확보, 해외 판로 개척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먼저 백색시유 소비의 지속적인 감소세를 회귀하기 위해 기능성을 강화한 우유들을 잇달아 선보여 우유 카테고리의 새로운 변화를 도모했다. 서울우유는 기능성 우유 브랜드 ‘밀크랩’을 론칭하고 우유 단백질을 기존 우유보다 1.8% 더 함유한 ‘고단백 저지방 우유’, 장 건강에 효과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우유’ 등을 출시했다.

딸기 등 플레이버 가공유 인기…발효유는 당분 낮춰
이슬람 시장 겨냥 할랄 인증 획득…중국 공급도 박차  

◇ 2015년도 결산- 악재 속 위기 탈출 위한 포석 ‘제품 강화’와 ‘판로 개척’

남양유업도 일일 비타민 D 권장량의 50%, 칼슘 일일 영양소 기준치의 60%를 섭취할 수 있으면서 지방  함량은 절반으로 낮춘 ‘칼슘 흡수를 위한 뼈건강 비타민D 우유’를 선보였다. 매일유업도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우유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내세워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버(flavored)를 적용한 가공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신제품 개발에도 힘썼다. 기존의 초코, 딸기, 바나나 등의 가공유에서 나아가 수박우유, 오렌지 요구르트 등을 대거 출시해 취향에 따라 유음료를 섭취하는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당류 저감화 정책 사업에 동참하고 현대인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돕기 위해 제품들의 당 함류를 낮추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한국야쿠르트는 당줄이기 캠페인을 실시했으며 매일유업은 기존 떠먹는 발효유 대비 당 함량을 30% 이상 낮춘 로어슈거 제품을, 남양유업도 지난 4월 액상발효유 제품들에 함유된 당을 기존 대비 30% 낮췄다.

이 밖에도 국내 유업체들에게 2015년은 유제품의 해외 수출을 통해 새로운 활로 개척에 활발히 나선 한 해였다. 작년 6월 서울우유 거창공장과 매일유업 상하공장, 연세우유 아산공장 등이 중국 정부 국가인증인가감독관리국에 등록되면서 1년여 간 중단됐던 백색시유의 중국 수출이 재개됐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8월부터 주당 10톤 정도의 유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매일유업도 매주 약 5.5톤의 흰 우유를 중국으로 보내고 있다.

중국 시장과 더불어 유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할랄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빙그레는 각각 안산공장과 김해공장에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을 획득하고 검역, 위생 승인까지 모두 완료한 상태다. 매일유업도 연말 인도네시아 할랄인증 기관인 MUI로부터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원유가격 연동제와 원유쿼터제 등 정책 영향으로 올해 ‘우유 대란’이 우려되는 유가공 시장에서 업계는 신제품 개발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제품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 ‘우유대란’ 우려 생산감축 병행 대체음료 투자 강화
학교급식 물량 늘리고 성장하는 치즈 시장 공략할 듯
서울우유, 품질혁신 백색시유 ‘(가칭)W우유’로 재기 노려   

◇2016년 전망 - 다시 한번 ‘백색시유’ vs ‘대체음료’ 투자 강화  

국내 유가공업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원유수급 과잉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원유 생산량 감축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유업체들의 백색시유 소비 촉진 및 이를 대신할 대체음료 시장으로의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들어 낙농진흥회가 연간총량제를 유보하고 위생등급 하위 물량에 대한 생산을 억제하는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낙농가들 역시 의도적으로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인가구 증가 출산율 저하 등으로 우유 소비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FTA로 값싼 유제품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 우유 소비가 큰 폭으로 줄면서 남아도는 원유로 인한 유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모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원유가격 연동제와 원유쿼터제 등의 정책으로 인해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소비는 오히려 감소하면서 작년 12월 분유 재고량이 적정수준보다 4배 이상 많은 2만343톤(2440억 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어 올 봄에는 이른바 ‘우유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유업체들은 과다한 신제품 출시를 지양하는 대신 핵심 제품에 영업력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 마케팅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할인점에서부터 SSM, CVS, 온라인 등으로 다원화된 소비 유통채널의 특성에 맞는 제품군을 유통업체와 협의해 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또 이익보다는 재고분유 증가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방안으로 완전 경쟁체제로 바뀐 학교급식 시장에서 기존 물량을 지키면서 경쟁사에 빼앗긴 물량을 되찾아오기 위한 공격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부가가치가 큰 저지방우유와 가공우유, 발효유 제품 외에도 건강지향 트렌드에 부합하는 무첨가 웰빙 친환경 등을 표방한 RTD(Ready to Drink) 커피음료, 주스 등 음료시장으로의 영역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색시유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서울우유는 자사 우유제품의 가치 기준 재정립을 통해 작년의 소비 감소를 만회하면서 확고한 리더로서의 자리를 유지한다는 전략이어서 그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우유는 특히 기존의 백색우유 제품과는 품질이 확실히 차별화된 혁신 신제품을 개발하고 3월부터 ‘더블유(W)우유’(가칭)란 브랜드로 대대적인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흰우유와는 달리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공유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가 하면 발효유 제품은 ‘목장’을 대표 브랜드로 통합 운영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서울우유는 이미 작년 하반기 디즈니 마블 캐릭터를 적용한 컵 가공유 '슈퍼파워' 2종과 꿀을 좋아하는 ‘위니 더 푸(Winne-the-Pooh)’ 캐릭터를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한 가공유 ‘꿀단지’ 3종 등을 선보이면서 가공유 시장을 강화해 나가기 시작했다.

유업계는 식습관 변화와 치즈를 활용한 제품 및 메뉴가 증가함에 따라 매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치즈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낙농선진국과의 연이은 FTA 체결로 치즈 수입량은 매년 13% 정도 늘어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원유로 생산한 국내산 치즈의 입지는 점차 줄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서울우유는 수입치즈가 갖고 있는 단점인 짠맛, 익숙하지 않은 향 등에 맞서 신선하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저염치즈 등을 생산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우수한 품질의 국산 원유 또는 국산 치즈를 활용한 다양한 스낵 제품 등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포장용기를 다양화함으로써 수입산에서 찾을 수 없는 국산 치즈만의 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치즈를 소량 다품종으로 생산하기 위해 목장형 유가공과의 협력도 도모하고 있다.

발효유 부문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호상요거트가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호상요거트 중에서도 저당, 플레인 요거트에 대한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릭요거트를 중심으로 지나친 프로모션과 광고 등이 집행됨에 따라 실질적 성장이 아닌 출혈경쟁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발효유에 있어서 또 다른 변수는 수입산 원료와 저가 국산 원료를 사용해 발효유를 만들고 있는 유업체들간의 시장점유율 지각변동이다. 서울우유를 비롯해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이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 확장을 꾀하기보다는 기존 제품의 품질 강화나 리뉴얼, 라인업 등에 집중함으로써 내실을 다지는 반면, 일부 유업체는 저가제품의 지속 출시로 매출액 및 시장 확대를 계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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