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당·유지에 GMO표시” 같은 엉터리 요구 멈추자ⓑ-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⑭
“전분당·유지에 GMO표시” 같은 엉터리 요구 멈추자ⓑ-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⑭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3.14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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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언의 합리적 식품생각법]GMO 합리적 판단 가능할까?(20)
전분당·지방엔 다른 성분 포함될 수 없어
‘GM 표시’ 주장은 과학 부정하는 야만

■전분당 출처 따지는 것은 블랙코미디

전분은 포도당의 사슬구조일 뿐이다. 어떤 GMO도 포도당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없다. 일부러 구조에 변화를 주는 GMO를 만들려고 해도 그것은 인간의 기술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포도당은 생명의 기본 분자라 관련된 대사 및 효소가 600개가 넘는다. 물론 간단한 구조이기는 하지만 사소한 변형이라도 있으려면 관련된 600개 이상의 효소를 동시에 바꿔주고 연관된 효소도 잘 조정해야 한다.

한 개 유전자의 발현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겨우 성공할까 말까한데 동시에 600개 이상의 유전자를 바꾸는 조작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도 의심스럽다면 그냥 포도당 구조를 검사해보면 그만이다.

포도당이 사슬로 이어진 것이 전분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전분이든 분해하면 결과물은 똑같다. 즉 전분당(포도당)이 되는 것이다.

전분당에는 다른 어떤 성분도 없다. GMO를 포함한 어떠한 유전자나 유전자 산물도 포함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포도당이 혹시 GMO 산물에서 유래해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과거 사약을 만들 때 쓰인 물이 바다로 흘러가 빗물이 된 뒤 다시 내려와 샘물이 된 후 현재 내가 마시는 물 속에 몇 분자가 포함돼 내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라고 걱정하는 것보다 유치한 걱정이다.

■지방의 출처 따지는 것 또한 블랙코미디
미국은 GM작물의 안전성이 기존 작물과 동일하다고 판단해 GM 표시제도 자체가 없으며 세상에서 가장 많은 GM작물을 생산하고 소비한다. 반면 유럽은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다.

흔히 GM 표시는 소비자의 알권리라고 한다. 물론 그러한 권리를 존중한다. 그래서 식물을 통째로 먹거나 단백질을 포함한 상태의 경우 GM 표시를 하겠다는데 불만이 없고,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규정을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법규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인 만큼 이 정도 추가한다고 감당하지 못할 나라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분당이나 지방에 GM 여부 표시 같은 황당한 주장만 하지 말자는 것이다. 지방은 순수한 지방이다. 식물마다 구성하는 지방산의 비율, 포화/불포화/다가불포화의 적절한 비율이 달라지는 것이지, 세상에 없는 지방산이 만들어지거나 지방의 구조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포화/불포화 비율이 적합하고 산패가 적은 기름을 섭취하면 되는 것이다. 무작정 포화지방이 나쁜 것도, 불포화지방이 좋은 것도 아니다. GMO의 흔적조차 없는 지방을 가지고 그 출처가 GM작물에서 유래한 것인지, 아닌지를 따지겠다는 것은 과학을 부정하고 다시 야만의 시대로 가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최낙언 이사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1988년 12월 제과회사 연구소에 입사해 기초연구와 아이스크림 개발 업무를 맡았으며, 2000년부터 향료회사 연구소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연구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는 현재 (주)시아스에서 근무 중이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맛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감칠맛과 MSG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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