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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수요포럼]식품 원료 ‘천연’ 표시, 어디까지 합법인가?‘천연 표시’ 세계 기준 없어…미국 유럽 넓게 적용
지침·법령 명확화 농식품 발전 방향서 다뤄야
황서영 기자  |  syhwang@think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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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7  02: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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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과 건강 트렌드에 따라 ‘자연 그대로의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관련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자연 그대로’ ‘천연’ ‘자연산’ 등의 표시상 기준이 모호하다는 소비자, 업계 등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식약처는 내부 지침을 통해 ‘천연’과 이에 준하는 외국어의 표시를 식품첨가물이 제품 내 포함되지 않고, 비식용부분의 제거나 최소한의 물리적 공정을 거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또한 학계, 산업계, 협회, 소비자단체 등 20명 및 관련 부서 TF를 구성해 규정 명확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소위 ‘웰빙 선진국’들도 표시 기준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로, ‘천연’ 표시 규정 명확화에 대한 논란과 노력은 세계 각국에서 지속될 예정이다. 이에 지난 22일 본지가 개최한 제8회 ‘글로벌 식품환경 조성을 위한 수요포럼’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식품원료 ’천연‘표시, 어디까지 합법인가?’를 주제로 각 분야의 의견과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허석현 사무국장
◇허석현 사무국장(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식품 등 표시광고에 대한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는데 이는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광고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소관이다. 광고에 대한 내용을 표시와 동일한 기준으로 표시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업계에 계시는 분들도 동의하시는 내용이겠지만 표시내용에 대한 것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미국에서도 의무적으로 표시할 때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의 교육 및 홍보 부분이 굉장히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예산을 교육 및 홍보 쪽에 예산을 책정해서 소비자단체 등 관련 기관에 적절히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천연’은 현황 문제다. 건강기능식품은 표시에 대한 내용을 사전심의하게 돼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서는 식약처에서 위탁받아 매주 화요일에 100여 건의 케이스를 심의하고 적합한지를 판단한다. ‘천연’이라는 표시는 10년 전, 20년 전에도 민감한 문제였다. 과학적, 합리적, 객관적 기준이 있다면 제재하는 것이 맞는데 전 세계적으로 가이드라인이 없어 어려운 점이 많다. 그 만큼 기준을 세우기도 어렵다는 의미다. 실질적으로 천연원료를 사용할 경우 기재하는 것이 맞다.

한편 건강기능식품은 사전 심의를 받기 때문에 ‘천연’ 등의 표시를 포함해 허위 과대 광고의 상당 부분이 사전에 걸러진다. 하지만 일반 식품 또는 건강식품들은 무방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천연’ ‘Natural’ ‘자연 그대로’ 등의 단어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 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 식품도 문제다. 제도권 안에 있는 국내 기업들은 법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현재 해외직구가 상당히 많은 상태에서 해외 식품들이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고 소비되고 있다. ‘천연’이라는 단어는 제조공정도 모른 채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는 상태다.

   
△황선옥 상임이사
◇황선옥 상임이사(소비자시민모임)=
식약처의 ‘천연’에 대한 정의에 동의한다. 천연은 최소한의 제조과정이 들어간 것이어야 한다. 대추, 쌀 등의 원물은 어차피 천연이니까 관계없지만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가공식품이다. 가공식품에는 첨가물도 많고 해서 소비자들은 자연히 ‘천연’ ‘내추럴’이라는 단어에 이끌리게 된다. 그러다보니 가공식품, 건강기능식품 등에도 ‘천연’ ‘내추럴’이라는 표시, 명칭을 광고성으로 사용하게 됐다. ‘천연’이라는 것은 식품첨가물이 한 개도 없는 것으로 정의돼야 한다. 제조과정에서 일부 합성과정이 필요한 가공식품들은 ‘천연’이라고 표시해서는 안된다.

식품표시법안에 의한 식품표시의 정의에도 2조 2항은 표시, 4항은 광고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이렇게 각 조항을 통해 따로 정의해놓은 것처럼 제품에 표시하는 것도 다르게 봐야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광고에서는 천연에 대한 법적인 규정이나 정의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표시나 광고 모두가 소비자에게는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소비자가 법에 있는 표시와 광고를 따로 생각하고 식품 구매를 하지 않아 현재의 법으로 소비자가 천연에 대한 안전, 정서적, 경제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법에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글로벌 식품 환경 조성을 위해 제 외국의 천연에 대한 표시법도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는 ‘천연’ 표시와 관련된 법적 근거를 속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가공식품 제조업체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해 천연이 아님에도 천연이라는 표시를 해 고가로 판매하지 않고, 규정대로 생산, 표시, 판매하는 양심적인 자세를 유지해 소비자의 신뢰를 받기를 바란다.

표시, 소비자 알권리 보호…광고에 같은 기준 적용은 불합리
건기식 과대광고 사전 심의로 걸러…일반·건강식품은 방치 
 

   
△백형희 교수
◇백형희 교수(단국대학교 식품공학과)=
우리나라 표시사항에는 원재료와 식품첨가물만 들어간다. 그렇게 된다면 표시사항에 ‘천연’ 표시를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는가?

식품 첨가물에서 ‘천연’ ‘자연’이라는 단어가 빠진 사례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식품공전, 식품첨가물공전에도 ‘천연’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이 천연 향료, 천연 케이싱 밖에 없다. 예전에는 카페인, 껌 등에도 ‘천연’을 붙일 수 있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천연’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보다도 의도적으로 오인하게 하려고 마케팅 용어로 사용하는 경우다.

지침의 ‘천연’에 대한 정의는 상당히 정확하다. 천연의 반댓말은 ‘인공’ ‘가공’ ‘화학’ 등이 있다. 이 정의에서 ‘천연’이라는 말은 식품첨가물에 넣으면 안 된다. 지침대로 시행한다면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곡해하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 고의적으로 악용하는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천연 표시가 가능한 식품 중에 발효 식품은 어떻게 될 것인가도 문제다. ‘천연’의 대상에 인위적인 공정이 있는 식품은 제외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발효 식품은 발효 유산균을 인위적으로 주입해 제조한다. 통상적으로 ‘천연’ 식품은 이러한 발효 효모를 주입한 식품도 포함한다. 하지만 지침대로라면 아니다. 효소 분해는 천연적인 방법으로 인식되는데 이런 것들은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태민 변호사
◇김태민 변호사(식품법률연구소)=
최근 행정법원에서 ‘천연’ 표시 위법의 첫 사례에 대한 1심 판결이 났다. 행정 소송으로 진행돼 9월에 판결이 났다. 행정 소송이 진행된 이유는 ‘천연 원료 비타민’으로 표시해 행정처분된 영업정지를 취소하라는 것인데, 이 재판에서 초점은 이 문구가 소비자에게 오인을 줄 수 있는가였다.

이 재판의 기준은 식약처의 ‘천연’ 표시에 대한 지침이었다. TF를 구성해서 소비자단체, 업계 등의 의견을 반영한 어느 정도의 동의를 얻은 지침이라고 해서 법원에 제출됐고, 판사는 ‘천연’에 대한 기준이 법령이나 학술논문에도 없기 때문에 식약처의 지침을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 내부 지침이 ‘천연 비타민’이라는 문구가 소비자에게 오인의도를 줄 수 있다고 판결했다. 아직 항소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을 해서 무조건 이를 ‘천연’ 표시기준으로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표시기준심의위원회 등에서 시행되는 사전 심의와 승인 절차를 살펴보면 주로 문제시 되는 것은 식품의 기능성이 아니라 기업의 광고나 표시다. 예를 들어 광고 사진, 문구 등 기능성 표시와 관계가 없는 것들이 많이 다뤄진다. 그래서 이 상황이 위헌 제청 중이다. 건강기능식품이나 특수용도식품의 경우 사전 심의에서 ‘천연’ 표시가 허용이 됐을 때 식약처가 위탁한 기관에서 절차상 인정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 승인이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 행정기관과 법 공신력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다.

사실 ‘천연’이라는 표시나 광고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식자재는 천연 또는 합성일 수 있다. 천연이든 합성이든 동일한 화학구조라면 기능과 용도가 같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아니라 영업자들의 마케팅 용도이기 때문에 식약처가 지침을 고시 또는 법령 등에 포함해 법적 구속력을 정립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는 ‘천연’ 표시에 대한 논란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기 보다는 절차적인 문제다.

첨가물 들어간 가공식품 문제…오인 일으킬 마케팅 용어 남발
‘천연 표시’ 관련 식약처 근거 마련·법적 구속력 정립 필요  
 

   
△김일근 부장
◇김일근 부장(한국식품산업협회)=
식품산업협회는 특수식품에 대한 사전 심의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식품위생법에 따른 기준을 가지고 심의하기 때문에 ‘천연’에 대한 기준은 이미 세워 심의를 진행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의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기업은 없었다. 또한 표시 및 광고에 대한 심의 대상에도 ‘천연’에 대한 내용이 없다.

◇조윤미 대표(C&I 소비자연구소)=우리나라에서 마치 ‘천연, 자연 그대로’의 것은 좋은 것이고 화학적인 공정을 거친 것은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천연’이라는 표시는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원자재가 농산물이나 자연적인 성분으로부터 출발했다는 개념으로 ‘Natural’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은 자국 농산물의 자급률을 높이고 수출이 가능한 농업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농산물을 가공하는 산업도 ‘천연’이라고 광범위하게 사용, 표시할 수 있다.

   
△조윤미 대표
우리는 화학적, 기술적인 발전을 많이 겪어 왔다. 그러나 환경 단체 등의 활동에 따라 화학적인 것은 좋지 않은 것, 자연 그대로 제조된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국제적으로 이슈되고 있는 살모넬라 등 미생물도 유기농 농산물에 더 많다. 화학적 처리를 통해 균을 잡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데 화학적인 것이 나쁘다는 인식 때문에 전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증제도까지 만들어서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표시 지침, 법령도 자국의 농산물, 식품을 발전시키는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단순히 소비자의 인식에 매몰돼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목적,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 그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행정정책이 진행돼야 한다.

실상 ‘천연’이라는 개념은 소비자 개개인마다 생각하고 있는 것이 다르다. 식약처 등 정부부처가 세운 정의에 사회적인 동의가 있을 수 있도록 모든 추세를 고려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도 광범위하게 ‘천연’이라는 표시를 하고 있는 마당에, 국내 기업들이 무작정 일체 표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역차별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외국서 천연 표시 불구 국내 금지는 역차별…직구 제품 횡행
시대적 흐름으로 천연 표시 요구 증가…사회적 추세도 반영을  

   
△신영희 사무관
◇신영희 사무관(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표시인증과)
=‘천연’의 정의 및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다. 각국의 상황에 맞게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식약처는 이번 내부지침을 위해 호주, 유럽 국가들의 정의를 벤치마킹 했다. 하지만 동일하게 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서에 맞고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기준으로 만들었다. 사람마다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발효의 경우 인위적으로 균주를 집어넣어서 발효를 하면 ‘천연’이 아닌 것이고 균주를 넣지 않고 전통적으로 발효한다면 ‘천연’이 된다. 이러한 정의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으나 모든 면에서 명확하게 기준을 만들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천연이라는 것이 광고로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 이것도 우리나라의 특성. 예를 들어 식초, 빙초산을 350ml 판매해 주부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먹는 경우가 있어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려면 이 제품에 대해서 어린이들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라는 표시를 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천연’ 표시에 대한 기준을 요구했고, 물리적인 공정을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이에 식약처가 세부지침을 만들었다. 내부지침으로 운영돼 법적 구속력이 부족할 수 있다. 이후 표시기준 개정을 해서라도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고시 등에 반영하려고 계획 중이다.

표시광고법은 최소한 이것만은 표시하라는 일종의 기준이다. 현재 식품위생법 등 법률에 있어서 표시, 광고 기준이 따로 규정돼 있으나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단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올해 정관으로 제출돼서 국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

   
△하상도 교수
이에 포럼의 진행을 맡은 하상도 교수 “‘천연’의 표시제도가 문제시 되는 것은 ‘천연 식품’에 대한 환상의 탓이 크다. 또한 이러한 환상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러한 환상을 통해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이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천연’ ‘유기농’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등 소비자에게 전달된 잘못된 정보를 정부, 학계, 업계 등에서 개선해야 하며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더 좋은 방향으로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군호 본지 대표
이군호 본지 대표
는 “우리나라 식품회사들이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공업’ ‘~화학’ 등으로 회사명을 지었다”며 “이것은 그 때 당시 ‘공업’과 ‘화학’이라는 단어가 가장 첨단의 것이고 소비자들에게 소구될 수 있는 용어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1980년대 중반 이후로는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해 ‘천연’ ‘유기농’ 등이 건강한 식생활의 상징이 되면서 그 용어들이 제외됐고 ‘천연’ 표시제도에 대한 요구도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식약처의 내부지침으로 ‘천연’ 표시 기준이 결정된다면 국민들은 이를 공유되지 않은 사항으로 치부할 수 있다”라며 “식약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시행령, 조례 등으로 제정해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정부정책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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