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활발한 해외 진출…K푸드 전파
유통업체 활발한 해외 진출…K푸드 전파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8.12.24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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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체 비해 일본 등은 고성장…이마트, 미국 ‘굿푸드’ 인수 식품 사업 강화

유통산업 규제 강화 추세로 국내 유통산업은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대형 유통사들의 해외진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국내 시장과 높아진 규제의 벽을 동시에 넘기 위해 비교적 가능성이 높은 해외시장에서 사업 확장 및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유통산업발전법은 2010년 이후 6차례 이상 개정되며 규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개정안 역시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보호 등을 취지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4회, 복합쇼핑물의 월 2회 의무휴업,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금지, 대형유통업체의 신규 출점 규제 등 강화됐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작년까지 중국의 유통산업은 34.7%로 폭발적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도 각각 7.5%, 5.5%를 기록해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반면 한국은 –0.9%로 역성장세다. 이에 유통업계는 영업 진출 규제 강화와 내수경제가 침체되면서 해외 진출을 돌파구로 삼아 속도를 내고 있다.

△몽골 울란바토르 국영 백화점 롯데마트 PB 상품 판매 모습.
△몽골 울란바토르 국영 백화점 롯데마트 PB 상품 판매 모습.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는 해외 현지기업을 인수, 프리미엄 매장 이미지로 미국사업의 연착륙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대도시 상권에서 20~40년 이상 운영해 온 미국 현지기업 ‘굿푸드 홀딩스’를 인수해 미국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굿푸드 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 ‘레이지 에이커스’ ‘메트로폴리탄 마켓’ 등 3개 유통 브랜드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굿푸드 홀딩스의 연매출은 6700억원, 임직원 수는 3100명이다. 브리스톨 팜스는 프리미엄 그로서리 스토어로서 LA와 샌디에고에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메트로폴리탄 마켓 역시 프리미엄 그로서리 스토어로 시애틀에 7개 매장을 영업하고 있다. 건강식품과 뷰티 상품군에 강점을 갖고 있는 레이지 에이커스는 LA와 샌디에고에 5개 매장을 보유 중이다.

또한 이마트는 지난 8월 LA 다운타운 지역에 프리미엄 그로서란트(식료품점과 레스토랑을 합친 형태) 매장인 PK마켓 1호점을 열기 위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내년 하반기 개점을 목표로 오픈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정부의 신남방 정책과 ‘박항서 신드롬’에 힘입어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개척에 열중하고 있다. 앞서 롯데는 1990년대 베트남에 처음 진출하면서 식품, 외식, 유통, 서비스, 건설 등 다양한 부문에서 사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롯데제과, 백화점, 마트, 지알에스, 자산개발, 호텔, 면세점 등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 후 첫 번째 해외 출장 행보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였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하노이로 출국해 5박 6일 일정으로 현지 사업에 참여했다. 지난 4일에는 응웬 쑤억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투자 확대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롯데는 베트남에서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치민시가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에코스마트시티’를, 하노이에는 ‘롯데몰 하노이’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몽골 유통그룹인 노민 홀딩스(NOMIN HOLDING)과 롯데마트는 지난 7월 5일 업무협약을 체결해 대표 PB상품인 ‘온리프라이스(Only Price)’ ‘요리하다(Yorihada)’ ‘초이스엘(Choice L)’ 등을 앞세워 몽골 시장에 진출하는 등 해외 시장 내 단독 브랜드 도입과 차별화MD 등 새로운 콘텐츠 매장 확대도 좋은 반응을 얻어 매출신장과 함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몽골서 PB 식품으로 매출·이익 증가
GS25 베트남서 치킨 만두 컵밥 등 즉석 판매
CU 삼각김밥 등 몽골서 인기…디저트 판매 추진

△몽골 CU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모습.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줄을 서 있다.
△몽골 CU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모습.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줄을 서 있다.

편의점 업계도 해외진출에 나섰다. 편의점 GS25는 현지기업 손킴그룹과 3대 7 지분 투자로 합자법인회사를 설립하고 베트남에 진출했다. 베트남 편의점 시장은 매년 70% 이상 고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미국, 일본, 태국 등 외국 편의점 업체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GS25는 차별화를 위해 ‘K푸드’를 앞세웠다.

치킨, 만두, 컵밥, 컵떡볶이 등 한국 인기 먹거리를 즉석에서 제조해 판매함과 동시에 현지 먹거리를 편리하고 위생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PB인 ‘유어스(YOUUS)’ 상품존을 만들고 현지인에겐 익숙하지 않았던 삼각김밥, 도시락 등 프레시푸드를 판매하는 등 상품구색 차별화에도 힘썼다. GS25는 현재 운영 중인 23개 베트남 점포를 향후 10년 내 2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인근 국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진출도 지속적으로 검토해나간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이란에 1호점을 오픈하며 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CU도 몽골 등으로 진출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CU는 지난 8월 울란바토르에 ‘CU샹그리아점’ 등 총 6개 매장을 동시 오픈하며 몽골 시장에 첫발을 내디뎌 현재 10개 점포를 돌파했다.

CU 역시 즉석조리 및 휴게 공간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핫도그, 삼각김밥, 토스트 등이 인기를 끌고 있고 향후 입지별 특성을 반영해 떡볶이, 즉석라면 등 한국식 먹을거리와 디저트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CU는 지속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CU는 해외사업 부서를 기존 팀조직에서 실조직으로 격상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 푸드는 해외에서 ‘건강식’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아시아계 미국인이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 이들이 현지에서 K-푸드 SNS 인플루언서로 활약이 많아져 인지도는 계속 오르고 있다”라며 “국내 유통기업들이 미국 등 해외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 국내 중소업체들의 수출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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