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냉동만두 시장…CJ 철옹성 두드리는 풀무원
5000억 냉동만두 시장…CJ 철옹성 두드리는 풀무원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8.13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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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얇은 피 교자만두로 정면 승부…연매출 1000억 목표
비비고 점유율 46.3%로 1위…얇은 피서 외식형 만두로 확장
해태제과 3%P차 3위…젊은 층 겨냥 ‘불낙’ 등 이색 제품 선봬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이 격돌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의 압승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던 냉동만두 시장에서 풀무원이 비비고 텃밭인 교자 시장에 출사표를 낸 것이다.

작년 0.7mm 만두피 두께의 ‘얇은피 만두’로 단숨에 시장점유율 20% 고지를 밟으며 2위까지 치고 올라간 풀무원의 승부수는 ‘교자 만두’다. 작년 말 CJ제일제당이 평양식 수제 만두를 표방하며 풀무원과 동일한 0.7mm 만두피로 시장에 진출하며 풀무원의 시장 점유율이 15%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풀무원은 ‘얇은피 교자만두’를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냉동만두 시장점유율은 CJ제일제당이 46.3%, 풀무원이 15.0%로 30%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그동안 만두소에 집중했던 CJ제일제당이 얇은피 만두를 내세워 승승장구하는 반면 풀무원은 주춤한 것이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 규모 및 시장점유율(자료=닐슨코리아)
△국내 냉동만두 시장 규모 및 시장점유율(자료=닐슨코리아)

이에 풀무원은 교자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 정면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포인트는 만두피 접합 부분인 날개를 제거한 것이다.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 조리 시 날개 부위가 굳는 문제점을 제거한 것이다.

또한 한국인이 선호하는 만두의 속성인 △피는 얇을 것 △구웠을 때 바삭할 것 △속은 꽉 찰 것 △주재료가 풍부할 것 △식감은 아삭할 것 등의 조건을 조화롭게 빚어 ‘맛있는 한국 만두의 표본’을 만들었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달 초 내놓은 ‘얄피교자’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 교자 시장은 냉동 만두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커 얄피의 특징을 살린다면 교자시장에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올해 냉동만두 매출 목표를 1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만두피에 집중했던 풀무원이 교자로 방향을 선회했다면 CJ제일제당의 선택은 ‘외식형 만두’다. 양사의 마케팅 전략이 갈리는 부분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시장이 상향평준화 된 상황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냉동만두와의 경쟁이 아닌 외식형 만두와 경쟁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지하고 외식전문점과도 맞붙어도 손색이 없는 ‘수제형 만두’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선보인 ‘비비고 수제만둣집 맛 만두’는 ‘만두장인이 만든 수제만두’를 콘셉트로, 얇은 피에 손으로 직접 빚은 듯 통통하게 속을 꽉 채운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말에는 진한고기·새우만두 2종을 추가 선보이며 총 4종의 라인업을 갖췄다.

CJ제일제당은 향후 ‘비비고 수제만둣집 맛 만두’를 연 매출 500억 원 수준의 대형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해태제과 역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12.2%로 2위와는 3% 내 격전이다. 해태제과의 선택은 젊은 층을 겨냥한 이색적인 맛이다. 불낙교자, 깐풍교자, 치즈갈비교자 등은 물론 콘치즈톡톡, 밥만두 등 만두에 개성을 더한 제품들을 확보했다.

여기에 ‘반(半) 수제만두’ 콘셉트를 표방한 0.65mm 만두피의 ‘속알찬 얇은피 만두’까지 더하며 실추된 만두 명가 재건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두는 고객 충성도가 높지 않아 얼마든지 시장점유율 역전이 가능해 업계에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품목”이라며 “특히 잠시 주춤했던 냉동만두 시장이 다양한 제품들의 출시로 활기를 띠고 있어 앞으로도 시장 전망이 밝아 업계 전체 동반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학계 한 전문가는 “냉동만두 제조업이 생계형적합업종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냉동만두 시장의 성장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제 한 뒤 “현재 대부분 만두 제조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협력해 생산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세계 시장 석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정부의 규제 없이도 대-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좋은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냉동만두 시장 규모는 올해 5000억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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