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감염증 조절 효소 31개 대량 발굴
곰팡이 감염증 조절 효소 31개 대량 발굴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8.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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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평-연세대…곰팡이 제어 약물·농식품 안전한 먹거리 발판 마련

국내 연구진이 곰팡이 감염증을 조절하는 31가지 효소 대량 발굴해 주목을 끌고 있다. 병원성 곰팡이를 효과적으로 저해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의 발판이 마련된 만큼 향후 농식품 분야의 생산성 증대와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오병석)은 농식품 R&D 과제 지원을 통해 곰팡이 감염증 조절 탈인산화효소를 대량으로 발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탈인산화효소(phosphatase, 포스파타아제)는 단백질, 핵산, 당과 같은 생분자(biomolecules)에 붙어 있는 인산기(phosphate group)를 떼어내는 효소다.

감염성 곰팡이는 농가에서 키우는 동물에 감염돼 피부감염증이나 뇌수막염과 같은 질환을 유발해 이를 제어하는 것은 농식품 자원의 생산성과 먹거리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탈인산화효소는 곰팡이의 생체 기능을 조절하고 세포 생장과 스트레스 반응 등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인자이지만 그동안 동물 병원성 곰팡이에서 유전자수준의 탈인산화효소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뇌수막염 유발 병원성 곰팡이의 탈인산화효소 변이균주 라이브러리 제조 및 기능 분석
뇌수막염 유발 병원성 곰팡이의 탈인산화효소 변이균주 라이브러리 제조 및 기능 분석

이에 농식품부와 농기평은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을 통해 2018년부터 ‘농·식품 유용 미생물의 다중오믹스 기반 유용 유전자원 발굴 및 가치제고화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지원했다.

연구를 주관한 연세대학교 반용선 교수 연구팀은 뇌수막염 유발 병원성 곰팡이인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를 모델로 활용, 병원성 곰팡이 내 탈인산화효소 유전자 114개를 발굴하고, 이들에 대한 통합적 기능분석과 대용량 동물실험을 통해 곰팡이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탈인산화효소 31개를 대량 발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반 교수는 “31개 탈인산화효소들이 코립토코쿠스의 온도저항성, 병독성 멜라닌과의 캡슐 생성, 다양한 스트레스 조건에 대한 반응 등에 관여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중 Xpp1, Ssu72, Siw14 및 Sit4 탈인산화효소가 크립토코쿠스의 뇌감염 과정에서 중요한 뇌-혈관장벽 부착과 통과에 관여함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최근 인산화효소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곰팡이성 감염증을 치료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으나 반대 작용을 하는 탈인산화효소를 제어해도 곰팡이 병독성 인자를 효과적이면서 특이적으로 억제가 가능하다”며 “대표적인 탈인산화효소 저해제 중 하나인 FK506 (Tacrolimus)는 현재 임상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면역억제제 중 하나”라고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병원성 곰팡이의 감염증 발병 신호전달체계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관련 유전자의 기능을 명확하게 밝히고,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연 15조 원 규모의 항진균제 시장에 국내 기술로 진입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새로운 작용 기전을 지닌 항진균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본 연구를 이어가 곰팡이 제어 및 방제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학제적 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20년 8월 24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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