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구절벽 시대, 식품산업의 대응
[기고] 인구절벽 시대, 식품산업의 대응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1.03.09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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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선진국부터 인구감소 추세가 확연하다. 우리나라의 인구감소는 더 심각하다. 2020년 주민등록인구는 2019년보다 2만838명이 줄어든 5,183만 명으로 집계돼 결국 태어나는 아이보다 우리 곁을 떠나는 사람들의 수가 더 많았다. 더욱 우울한 사실은 저출산 심화다. 2018년 0.98명이던 합계출산율이 2019년 0.92명, 2020년은 0.84명으로 줄었다. 세계 198개국 중 최저다.

이렇게 인구감소가 지속되는 현상은 여러 사회적 요인이 있지만 특히 경제 여건이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에 장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인구절벽이라는 표현이 결코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

인구감소는 사회현상과 생활방식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겠지만 산업분야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인구 구조 변화에 민감한 식품산업의 경우 인구감소가 향후 산업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식품산업은 소비자의 수에 따른 소비량과 깊은 관계가 있어 소비량이 줄어들면 산업 규모도 축소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특히 소비가 활발한 젊은 층의 감소는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든다. 따라서 인구변화에 대응한 식품산업의 대처는 앞으로 사업의 운명이 달려있는 문제이다.

우선 우리 식품산업의 현실을 보면 인건비 상승과 인력조달의 문제로 가능한 모든 제조공정을 자동화하거나 로봇으로 대체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대표적인 예로, 인력수요, 즉 수작업 공정이 집중된 김치공장에서도 속넣기 등 복잡한 공정을 기계화, 자동화하고 있다. 또 대량생산 품목인 라면, 음료, 제과 공장 등을 둘러보면 공장 내엔 작업자가 거의 없고 공정관리인 소수가 통제실에 근무하면서 컴퓨터모니터로 전체 제조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로봇의 도입은 사람의 손이 가야 할 반복공정을 거의 대체하고 있으며 전체공정을 관리하는 것은 인공지능(AI)으로 사람의 관리능력을 훨씬 뛰어 넘고 있다. 이런 큰 흐름은 더욱 가속될 것이며 규격화, 표준화 정도가 낮은 식품가공분야도 결국 인건비 절감을 위한 기계화, 로봇 활용은 피할 수 없는 절대요건이 되었다.

이와 같은 큰 흐름에서 식품산업의 대응은 소비자의 분포를 면밀히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인구 구성의 변화와 일할 노동력의 감소에 대응한 새로운 접근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젊은이의 감소는 노령인구의 비율 증가를 의미하며 자연히 비중이 큰 인구집단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오는 밀집형태의 사회 구조가 조금은 바뀔 것이다. 결국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외면했던 나이 든 세대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어 이들에 대한 가능한 일자리를 더 확보해야 할 것이다. 또 이 세대는 건강이 허락하면 일할 수 있으며 식품을 소비하는 계층이므로 구매 능력을 갖도록 소득을 높여주는 사회적 역할도 생각해야 한다.

평균수명 연장에 대비한 노인 대상 식품 개발도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이다. 최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정년을 맞았으나 아직 젊고 재정적 여유가 있는 세대이므로 이들의 구매력을 결코 낮게 평가할 수 없다.

인구의 상당수가 나이 먹음에 따라 병원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고 실버타운의 활용도 확대될 것이다. 이에 입원한 환자와 실버타운 이용자를 위한 식품 수요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또 최근 의사들도 식품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환자식, 노인식의 수요 확대는 확실하다. 환자식과 노인식의 경우 소화되기 쉬운 양질의 단백질원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인유전자 특성에 따른 특화식품은 이제 보편화 추세로, 기업들은 이 분야 진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유전자범위를 후성유전분야로 확대해 음식으로 우리 유전 특성을 바꿀 수 있음을 사업범위로 잡아야 한다.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외국 시장 개척을 통해 포화된 국내 시장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 수출 시장으로는 우리 식생활과 비슷하며 식생활 수준이 급격히 향상되고 있는 동남아와 인도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

인구절벽의 어려움을 새로운 분야에서 찾고 국내·외에서 우리 식품이 인정받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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