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 시장의 코로나 특수 성공요인-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53)
시리얼 시장의 코로나 특수 성공요인-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53)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1.04.26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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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다양한 제품, 집콕·간편식·간식 수요 충족

코로나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아침 대용식 등 간편식 수요가 늘면서, 작년 2020년 국내 시리얼 시장규모가 2019년 보다 14% 성장해 3294억 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학생들의 등교일수가 줄면서 아침 대용식 소비가 늘어난 것이 성공요인으로 분석됐다. 미국, 일본도 코로나 사태로 시리얼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이는 시리얼이 단맛 위주에서 벗어나 슈퍼푸드라 불리는 곡물을 많이 사용하고 귀리 등 곡류에 견과류와 과일 등을 첨가해 가공한 제품이 크게 주목받으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고급화 제품이 출시되면서 코코넛, 고구마 등 곡류 외 원료를 활용한 시리얼과 운동이나 등산 등 아웃도어 간식 대용의 바 또는 과자 형태의 제품들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최근 따뜻하게 조리해 죽 형태로 섭취하거나 우유, 두유에 불리는 형태, 요거트에 곁들여 먹는 형태 등 다양화에 성공했기 때문인 것 같다.

국내 시리얼 시장은 동서식품(47.5%)과 농심켈로그(37.9%)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고 오리온(3.6%), 이마트(3.1%), 롯데제과(2.6%) 등이 점유율을 급속히 늘리는 중이다. 최근 데이터랩 분석으로 코로나-19 전후 소비자 관심 식품 카테고리 트렌드 변화를 살펴본 결과, 시리얼이 건강식품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아침 대용식에서 독보적으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작년 미국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는 집 밥과 건강 유익성, 컴포트 푸드(Comfort food)로 요약됐다. 코로나19 발생 후 집 밥이 47% 증가했다고 하는데, 외식 수요가 크게 준 대신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먹거나 밀키트 등 바로 요리할 수 있도록 준비된 ‘프리 메이드 밀(Pre-made meals)’을 활용하는 소비자가 상당히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시리얼을 많이 먹는 나라였으나 더욱더 그 비중이 커지는 분위기다. 일본에서도 시장이 축소되고 있던 시리얼이 코로나 덕에 2020년 반등에 성공해 작년 9월까지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지속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시리얼은 미국에서 처음 상품화됐는데, 통 곡물을 반죽한 뒤 건조한 ‘그래놀라’, 곡물, 과일 견과류를 가공하지 않고 자연건조한 뒤 혼합한 ‘뮤즐리’, 다양한 곡물과 밀가루 반죽을 섞어 건조해 구운 형태인 ‘푸레이크’로 분류된다. 이 시리얼(cereal)은 어원이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농업의 여신 ‘Ceres’로부터 유래됐는데, 일반적으로 ‘먹을 수 있는 곡물이나 씨앗이 달린 식물’을 말한다.

이 인기 많은 시리얼도 한때 당(糖)이 많이 들어 있어 건강의 적으로 내몰려 정크푸드로 치부되던 때도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년 전 시리얼 대장균군 검출 사건이 발생해 시장 성장이 한풀 꺾이기도 했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때를 만났고 건강 콘셉트 제품으로 변신하고 다양한 제형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사실 당(糖)이 많아야 칼로리가 높아 식사 대용이 되고 가성비도 높아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이익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요즘은 인류 역사상 가장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라 그렇지 칼로리 낮은 음식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칼로리가 낮으면 더 많이 먹어야 식사가 되니 가성비 면에서는 오히려 손해다. 시리얼은 주로 아침식사 대용이라 칼로리가 당연히 높아야 한다. 그리고 당 함량이 높아야 적게 먹어도 식사가 되니 칼로리 높고 달콤한 시리얼이 오히려 가성비 측면에서는 착한 음식이라 볼 수 있다.

결국 미래 글로벌 식문화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간편식, 패스트푸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시리얼은 요즘 각광받는 비상식량이기도 하다. 건강 트렌드를 타고 소비자들이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곡물 특히 옥수수, 오트밀, 크랜베리, 현미, 아몬드 등 다양한 슈퍼푸드까지 가미돼 더더욱 시리얼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기농, Non-GMO(非 유전자 변형)에 대한 소비자의 초 관심 사안까지 터치하는 프리미엄 시리얼 제품들은 소비자의 안심(安心)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미래 식품 시장은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리얼, 만두, 햄버거, 샌드위치와 같은 간편 패스트푸드의 시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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