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불안 속 식품 안전 인증 제품에 눈길
먹거리 불안 속 식품 안전 인증 제품에 눈길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1.04.26 0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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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가격·브랜드와 함께 구매 결정 요소…12종 마크 확인을
위생 관련 가공식품 KS-식품 해썹-농산물엔 GAP 표시
친환경 식품 2조 원…유기농·무농약·무항생제 마크 부착
수산물 ‘착한 소비’엔 MSC · ASC …풀무원·동원 등 획득
채식주의자엔 비건 인증…할랄 등도 정결한 음식 인정

전염병 확산과 중국산 김치 파동,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 등 먹거리와 직결된 이슈가 연일 불거지면서 식품 안전 인증 마크를 눈여겨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맛, 가격, 브랜드 등 기존 구매 결정 요소와 함께 건강한 식재료와 동물복지 등이 화두로 떠올라 인증 마크를 내세운 제품들의 주목도가 높아졌지만, 종류와 주관기관 등이 다양한 만큼 각 인증 마크의 의미를 헷갈려 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생산 · 가공 과정상 위생품질 관리 인증


현재 국내에서 식품 및 농산물 생산, 위생 안전 관리와 관련해 통용되는 인증은 해썹과 GAP가 있고, 가공식품 표준화 및 품질 고도화와 관련된 KS 인증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식품업계, 소비자들이 가장 기본으로 여기는 것은 해썹(HACCP) 인증이다. 해썹은 식품안전 관리인증 기준(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s)의 축약어로, 식품 원료와 공정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해 요소 분석과 이를 예방, 제어토록 중점 관리하는 사전 예방적 식품안전 관리 시스템이다. 한국 식품안전 관리 인증원 주관으로, 해당 과정을 심사 받은 업체에 인증이 부여된다.

해썹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식품 안전 관리체계로 인정받고 있고, 의무적용 업종도 다양하다. 축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업체와 식품의 제조, 가공, 유통, 외식, 급식업 등이 의무 대상이다. 현재 전국 7990여 개 식품 관련 업소와 1만 3559개 축산물 관련 업소가 인증업소로 등록돼 있고 매년 수백여 업체가 신규 등록되고 있다.

GAP는 농산물 우수관리인증(Good Agricultural Practices) 마크다. 유해생물, 농약, 중금속 등 농산물과 농업환경에 잔류할 수 있는 각종 위해 요소 예방을 위한 110개 항목 검사에서 안전성이 입증된 농산물을 의미하는 국제 규격이다. 국내에서는 농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인증하며, 현재 1만 592개의 농가와 902개 농산물 시설 등이 등록돼 있다.

가공식품 KS 인증 제도는 한국산업표준(Korean Industrial Standards)에 의해 생산된 가공식품에 부여하는 품질 인증 마크로 가공식품의 표준화 및 품질 고도화와 생산기술 혁신을 통해 거래의 단순ㆍ공정화와 소비 합리화 등 식품 가공업의 경쟁력을 인증하는 제도다. 현재 170여 개 인증품목을 운영 중이다.


기르는 과정상 무농약 · 무항생제 인증


농축산물에 잔류하는 화학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과 유기농을 내세운 브랜드와 제품의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농촌 경제 연구원은 국내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 및 식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조 9000억 원 대를 형성해 2018년 대비 47.6% 증가했고, 올해 2조 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내시장에서는 올가홀 푸드와 초록마을 등이 대표적 브랜드다.

유기농마크는 합성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농산물과 항균제, 호르몬제, 항생제를 넣지 않은 유기농산물과 유기축산물, 유기가공식품 등에 부여되는 마크다. 즉 100% 유기농 사료만으로 사육된 농축산물과 유기원료를 사용해 제조된 가공식품이 해당된다.

무농약 마크는 합성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학 비료는 권장량의 최소한(3분의 1 이내)의 화학비료로 생산된 농산물에 부여된다.

무항생제 마크는 항생제나 항균제가 첨가되지 않은 사료로 사육하고 호르몬제, 성장촉진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된 축산물에 대한 인증이다. 이에 더해 유기 사료 인증을 받은 사료를 먹여 기른 축산물에 부여되는 유기축산물 마크도 있다.


지속가능한 해양자원을 위한 착한 먹거리 인증


환경보전과 지속 가능성 등 이른바 ‘착한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해양 생태계 보전을 모토로 조업한 수산물에 부여되는 국제 인증도 부각되고 있다.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 · 해양관리협의회)와 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 수산양식관리협의회) 인증이 대표적이다.

두 인증은 지난 2010년 세계자연기금(WWF)과 IDH(네덜란드 지속 가능한 무역)가 공동으로 해양자원의 남획과 양식의 과밀화로 인한 오염을 막고 지속 가능한 양식어업을 추구하기 위해 설립한 국제 인증 제도다. 해양생태계 및 어종 보호, 국제 규정 준수 여부 등 조업 과정 전반에서 30여 개에 달하는 요소를 평가해 인증이 이뤄진다. MSC는 ‘잡는 어업’을 대상으로 하고 ASC는 ‘기르는 어업’인 양식업에 대한 인증이다.

현재 풀무원 올가홀 푸드와 동원산업, 동원F&B 등이 해당 제품 출시를 선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인증 원료가 가공·유통되는 과정에서도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관리됨을 증명하는 ‘MSC-COC(Chain of Custody)’ 인증 제품도 확대하고 있다.


종교를 넘어 바른 먹거리로 인식되는 국제 인증


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채식주의자가 늘면서 동물복지와 비건 인증이 뜨고 있다. 아울러 이슬람과 유대교 등 먹거리 인증이 까다로운 종교식에 대한 관심도 높다.

동물복지 인증은 공장식 축산을 지양하고 인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에서 사육된 동물임을 인증하는 것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서류 및 현장심사를 담당한다.

비건 인증은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 공정 전 과정에서 교차오염이 예방되고, 원재료나 제품에 동물 실험이 없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한국 비건인 증원이 주관한다.

할랄(Halal)은 ‘허락된 것’을 뜻하는 아랍어로,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 처리, 가공 가공된 식품에만 부여된다. 주요 금지 식재료는 알코올 성분과 동물의 피, 민물고기, 돼지고기와 부속물,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되지 않은 것과 유전자 변형 농수산물(GMO) 등이다.

할랄 식품은 전 세계 인구의 약 20%(18억 명)에 달하는 무슬림이 주소비층이라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관심도 높다. 현재 ‘신라면’ 등 농심 라면 일부 제품과 대상 ‘청정원 고추장’, 빙그레 ‘바나나우유’ 등이 인증받았다.

코셔(Kosher)는 유대교 율법에 맞는 정결한 음식을 칭한다. 주로 이스라엘에 유통·수출되는 식료품은 이스라엘 랍비 청의 코셔 인증이 필요한데 규정은 11페이지 168개 조항에 달한다. 금지 식재료는 돼지 등 되새김질을 하지 않는 동물과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어류, 갑각류, 조개류 등이다. 특히 가축 도축 시 랍비(유대교 율법학자)가 입회해야 하고, 병에 걸리지 않은 동물을 고통 없이 죽여야 하는 등 축산 기준이 까다롭다.

코셔 인증 식품은 최근 북미와 서유럽 등에서 안전함과 깨끗함을 보장하는 인증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제품 가운데 대상 ‘종갓집 김치’와 삼양사 ‘큐원 트루 스위트 알룰로스’ 등이 인증을 획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이슈가 계속되면서, 구매 가격보다 신뢰감을 우선순위에 두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자사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공인인증 마크를 내세운 마케팅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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