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비트렌드] 코로나 이후 식품 기업 건강·환경 중시 경영 선회
[일본 소비트렌드] 코로나 이후 식품 기업 건강·환경 중시 경영 선회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06.30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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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10명 중 7명 윤리적 소비…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요구
아사히음료, 라벨 없는 제품 개발…작년 판매 2.2배 성장
면역 강화에 관심…기능성표시식품 시장 2840억 엔 규모
면역세포 활성화 유산균 음료·소이 프로틴 제품 등 인기
프로틴 서플리먼트 두 자릿수 증가…한국산 수출 4배 증가
건강식품으로 김치 소비 확대…겉절이·김칫소 검색 급증

세계 각국은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 경기 침체를 겪었지만 차츰 회복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각국 정부들도 체질 개선을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종합경제대책’에서 녹색사회 실현을 통한 경제구조 전환과 선순환 실현 등을 중점 과제로 삼았다. 이는 최근 촉진되고 있는 윤리적 소비, 착한 소비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소비자들의 가치가 바뀌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이 변화하고 있고, 정부 정책도 이를 육성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습이다.

최근 코트라가 발간한 ‘코로나19 이후 일본 소비트렌드 변화와 우리기업의 진출 전략’ 보고서에서도 소비자 의식 변화가 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일본에서도 건강과 환경을 중시하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윤리적 소비 증가는 물론 소비자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식품 기업들은 건강과 안전, 환경을 중시하는 경영 전략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건강 의식이 높아지면서 기능성표시식품 소비가 증가해 한국산 건기식 제품 수출이 크게 늘어났으며, 김치가 면역력 향상을 위한 건강식품으로 꼽히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다음은 보고서 내용 중 식품 관련 부분을 요약, 정리했다.

■ 윤리적 소비 확산, 기업 매출에도 영향

코로나19 확산 속 환경파괴가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반성하며 윤리적·지속 가능한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라쿠텐이 시행한 SDGs 인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윤리적 소비’ 실천 비중이 70%를 상회했다. 윤리적 소비 중 실천 경험이 가장 높은 항목은 ‘지산지소 상품 구입(38.4%)’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중시였으며, 식품 손실을 줄이기 위한 ‘유통기한 임박 상품 구입(28. 3%)’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삭감 요구도 증가했다. 일본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과 과잉포장 서비스가 많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게 생각한다(31%)’와 ‘다소 그렇게 생각한다(50.2%)’라고 답변한 비중이 81.2%로 매우 높았다.

또 50% 이상이 ‘윤리적 제품·서비스 제공은 기업 이미지 상승에 연계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연령별로는 40~59세 여성이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일본기업의 대응 전략

이처럼 코로나 이후 일본 소비자들이 제품·서비스의 안전성, 환경을 의식하는 요구가 강해지면서 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아사히음료는 라벨리스 음료를 생산 확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이용이 높아지고, 자택에서 조리하는 기회가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또 높아진 환경보호 의식과 재활용 시 라벨의 분리 제거 작업의 불편함 등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아사히음료는 라벨리스 제품출시로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윤리적·지속 가능한 소비가 늘면서 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아사히음료는 ‘지속가능한 용기포장 2030’을 제정해 적극 대처하고 있다. 사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은 아사히음료가 활동의 일환으로 출시하고 있는 라벨리스 제품과 식물 유래 잉크로 라벨을 인쇄한 PLANT TIME 시리즈, 용기자재 전체를 식물성 원료로 제작한 ‘미츠야 사이다’ PET, 경량화를 추진한 PET병 뚜껑. (사진=아사히음료 홈페이지)
△최근 일본에서는 윤리적·지속 가능한 소비가 늘면서 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아사히음료는 ‘지속가능한 용기포장 2030’을 제정해 적극 대처하고 있다. 사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은 아사히음료가 활동의 일환으로 출시하고 있는 라벨리스 제품과 식물 유래 잉크로 라벨을 인쇄한 PLANT TIME 시리즈, 용기자재 전체를 식물성 원료로 제작한 ‘미츠야 사이다’ PET, 경량화를 추진한 PET병 뚜껑. (사진=아사히음료 홈페이지)

2019년 ‘지속가능한 용기포장 2030’을 제정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용기포장 전체의 60%를 리사이클 PET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아사히음료는, 2018년 처음으로 라벨리스 제품품을 개발한 이후 2020년 4월 라벨리스 리뉴얼 생수를, 10월엔 라벨리스 녹차 판매를 시작했다. 또 라벨리스 제품을 박스 단위로 판매해, 라벨에 기재해야 하는 원재료명 등 제품표시를 외부 종이 박스에 기입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용기포장 2030’ 목표 달성을 위한 아사히의 이러한 활동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으며, 기업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즉 라벨리스 음료가 편하고 좋다는 소비자 인식 확산으로 박스 단위의 온라인 구매가 증가해 2019년 라벨리스 제품의 연간 판매량 목표 100만 박스를 달성했다. 또 아사히음료의 라벨리스 음료 매출은 2020년 1~8월간 전년동기대비 2.2배 증가했다.

이외에도 아사히음료는 제품 포장의 경량화를 추진해 PET병 뚜껑 경량화를 달성했으며, 용기자재 전체를 식물성 원료로 제작한 ‘미츠야 사이다’ PET를 출시하는 등 환경부담을 줄이는 포장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를 실현하고 있다.

한편, ‘미츠야 사이다’ PET제품은 세계포장기구(WPO)가 주최한 2020 ‘Worldstar Packaging Awards’에서 식물성 원료 용기 제품 ‘World star’를 수상했다.

■ 기능성표시식품 시장 확대

야노경제연구소가 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0년 기능성표시식품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11.8% 증가한 2,843억 엔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건강 의식이 높아지면서 건강 보조수단인 기능성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코로나로 인한 체중 증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식생활 및 운동 습관을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이 주요한 이유다.

이러한 경향은 소비자 설문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코로나 이후 자신의 건강 상태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건강 의식이 높아졌는가’에 물음에 △식사·영양에 관심이 높아졌다가 50.9%로 가장 높았으며, △운동에 관심이 높아졌다가 35.3%, △스트레스 관리 관심이 높아졌다가 22.8%로 나타났다.

◇일본기업의 대응 전략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인식이 중요해지면서, 면역기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음료 및 프로테인 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프로테인 시장의 주 고객층은 근육 증강을 위한 남성뿐만 아니라 새롭게 여성 소비자 유입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외출 자제로 인한 운동량이 감소한 여성들이 다이어트와 미용을 위해 프로테인 식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또 중·노년충을 중심으로 건강유지·증진과 미용·노화 방지, 주름 개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건강기능표시 식품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기능성표시 식품이 지속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면역기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음료 및 프로테인 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면역기능 유지 라벨을 부착한 기린의 iMUSE 제품(왼쪽)과 메이지의 자바 프로테인 제품.(사진=각 사)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기능성표시 식품이 지속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면역기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음료 및 프로테인 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면역기능 유지 라벨을 부착한 기린의 iMUSE 제품(왼쪽)과 메이지의 자바 프로테인 제품.(사진=각 사)

이처럼 균형 잡힌 식품과 면역기능을 가진 기능성표시식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먼저, 기린은 ‘면역기능 유지’ 라벨을 붙인 iMUSE 음료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 제품은 면역세포를 직접 활성화시킬 수 있는 플라즈마 유산균을 독자적으로 개발·배합한 음료로, 면역기능을 가진 기능성표시 식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2020년 11월 처음 출시해 3주 만에 2천만 병 판매를 돌파했다.

또 메이지는 2020년 대두에서 추출한 Soy 프로테인 자바스 제품을 출시했다. 다이어트 수요 확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제품은 향후 프로테인 시장 성장과 함께 꾸준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 한국산 건기식 K-푸드 대열에 합류

감염 확대 우려로 인한 외출 자제 및 운동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헬스, 건강, 다이어트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프로틴 서플리먼트 제품의 2020년 일본 시장은 전년대비 11.8% 증가한 1,727억 엔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일본의 프로틴 수요 급증에 따라, 까다로운 검역 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일 수출금액이 급증하고 있다. 2019년 2만 달러에 불과하던 단백질농축물·프로틴의 대일 수출은 2020년에는 8만 달러로 4배나 성장했다.

한 사례를 소개하면, 프로틴 서플리먼트, 식사대용 다이어트 식품을 전문 제조하는 국내 기업인 P社는 작년 2월 처음 일본 수출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마지막 선적량이 2월 대비 2배로 증가할 수출 물량이 늘었다. 이 기업 제품은 주로 일본 아마존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2021년 1월 아마존 간편식 음료 부문에서 58위를 기록하며 'K-푸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조사를 진행해 보고서를 발표한 코트라 신북방동북아팀은 일본 진출을 위해선 새로운 아이템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기존 업체와의 경쟁을 탈피할 수 있어 비교적 용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이후 프로틴 분말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유입된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맞춤형 제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일본 여성들의 제품·서비스의 안전성, 환경을 의식하는 요구가 강해지고 있으며, 음료의 경우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대일 수출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연계한 제품을 개발하고 최대한 홍보 전략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트라는 건기식 이외에도 면역력 증진에 효과적인 건강식품으로 김치 소비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김치를 직접 가정에서 담그고 싶어 하는 일본 소비자가 늘어나 코로나19 이후 김치 담그는 방법, 김칫소, 겉절이 등의 일본어 검색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치 자체 수출뿐만 아니라 일본 소비자들이 원하는 김치를 만들 수 있는 김칫소 등 비법 양념 등을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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