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의 식탁은 어떻게 달라질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의 식탁은 어떻게 달라질까?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7.0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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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개발·외식·유통에 빅 데이터·AI 등 활용 확대
비대면 추세 속 신선식품·배달앱 이용 증가…안전 우려 불식을
대체단백질 식량·농업 시스템 변혁…2040년엔 60% 차지할 듯
배양육 등 대체식품 안전 위한 정의·예방적 규제 마련 시급
영양 부족한 고령 인구 근감소증 상승…보충제 등 활용 필요
식품과학회 주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K푸드’ 국제 심포지엄

코로나19와 더불어 많은 사회경제적 변화로 소비 트렌드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식품 시장도 대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은 식품 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비대면 환경에서의 소비, 위생 및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과 음식배달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했다. 팬데믹 이전엔 인구의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등 급격하게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사회경제적 상황이 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의 주된 원인이 되면서 관련 마케팅 전략, 혁신 방향 등이 제시됐다.

지난 7일에서 9일 3일간 한국식품과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 심포지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K푸드: 건강과 편의성(K-Foods in the Post-COVID-19 Era: Health and Convenience)’를 주제로 코로나19 등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식품 산업의 발전 방향을 담은 다양한 주제의 연구 발표와 더불어 △전자포스터 전시 △신진과학자 강연 △학술분과 대학원생 우수논문 선발대회 등 행사가 함께 진행됐다.

△경희대학교 임현정 교수(사진=한국식품과학회 유튜브 채널)
△경희대학교 임현정 교수(사진=한국식품과학회 유튜브 채널)

이번 심포지엄에서 ‘노인의 허약증 및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건강한 노화 및 영양 관리(Healthy aging and nutritional management for preventing frailty and sarcopenia)’를 주제로 발표한 경희대학교 임현정 교수는 “고령화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세계 보건기구는 노인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건강 고령화를 중시하고 있다. 건강한 노화 또는 성공적인 노화, 즉 무장애, 기능 장애 없는 활동적인 노화는 체계적인 영양 관리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발표를 통해 성공적인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 규칙적인 운동, 금연, 중년 이후부터 음주와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영양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30.5%가 영양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영양 관리 개선이 필요한 노인을 선정하고 이들을 관리할 필요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허약증을 가진 노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개선된 영양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임 교수는 적절한 영양 섭취는 노인에서 발생할 수있는 다양한 생활 습관 장애를 예방 및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신체 기능을 향상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흔한 노인 증후군으로 인식되는 ‘허약증’은 음식 섭취 감소, 체지방량 감소(근감소증), 질병 및 악액질 효과, 그리고 이동성을 제한하는 후속 기능 장애를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임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노인 허약증의 유병률은 54세 이상의 그룹에서 6%를 보이지만 급성 또는 만성 질환이 없는 80세 이상의 그룹에서는 20%의 유병률을 나타내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교수는 대부분의 한국 노인들은 영양 상태가 낮고 식이의 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노인 허약증을 대비하기 위해 예방적인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들은 낮은 에너지와 단백질 섭취뿐만 아니라 비타민 C, 812, 엽산, A 및 아연과 같은 여러 미량 영양소의 결핍에 대한 위험이 높으며 실제로 노인의 식이, 면역, 허약 상태 사이의 중요한 상관 관계에 대한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이러한 결과의 임상적 중요성에 대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전 세계적으로 주요 공중 보건 문제로 인식된 노인의 근감소증(사코페니아, Sarcopenia)는 여러 임상적, 경제적, 사회적 연구를 통해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포함한 건강한 생활 방식이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최근 근감소증에 대한 연구에서는 영양 관리 측면에서 질병을 예방 및 치료하기 위한 영양 보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단백질, 일부 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 및 비타민 D.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면 산화 스트레스와 싸우고 가벼운 대사성 산증을 중화시켜 근육량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임 교수는 “근감소증과 노인 허약증 예방과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영양 상태, 식습관, 생활 환경 및 신체 구성을 고려한 다음 영양 문제를 진단하는 것”이라며 “진단 이후 맞춤형 영양 관리를 진행할 수 있다. 한국에서 근감소증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집중적이고 맞춤화된 영양 관리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어 향후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숙명여자대학교 윤요한 교수(사진=한국식품과학회 유튜브 채널)
△숙명여자대학교 윤요한 교수(사진=한국식품과학회 유튜브 채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신식품 트렌드와 식품안전(New food trends and food safety in the post-COVID19 era)’를 주제로 발표한 숙명여자대학교 윤요한 교수는 “지난 5월 3일 기준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 수는 1834명이 사망하고 12만3728명에 이르렀다. 전염병의 발발은 식품 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4차산업혁명이 시작됐고 1인 가구와 고령 인구의 증가는 식품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적절한 식품안전 관리로의 심층적인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가 꼽은 새로운 식품 트렌드는 △식품업계의 비대면 마케팅 △AI의 도입 △배달 플랫폼의 증가 △대체 식품의 개발 4가지다. 윤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시식회, 요리 교실 등 기존 식품 산업의 오프라인 마케팅이 어려워짐에 따라 집에서 참여할 수 있는 비대면 마케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뿐만 아니라 판매 측면에서도 키오스크, 드라이브스루 등 비대면 판매방식의 적용 사례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4차산업혁명 이후 관련 기술의 발달에 있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이중 Al는 식품 산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돼 주로 빅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시장 동향을 예측하고 고객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손목에 착용해 섭취한 음식을 분석하는 웨어러블 장치인 ‘DNA넛지(DnaNudge)’, 칼로리를 계산해주는 구글의 ‘아임투칼로리(im2Calories)’, 요리 사진을 찍으면 관련 레시피를 알려주는 ‘Pic2Recipe(픽투레시피)’ 등 AI기술을 활용한 장치들이 식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고 있으며, 섭취 상황에서 더 확대돼 식재료 재배나 외식업, 식품 개발 과정에도 AI 스마트팜, 쉐프로봇,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등 설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배달 플랫폼을 사용한 식품 소비도 빠르게 증가했다. 더불어 최근 샌드박스 사례로 공유주방의 이용이 허가되면서 외식업장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배달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으로 확대되며 시장 확대가 촉진됐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기준 전체 판매 채널 비중에서 온라인 몰이 차지하는 비중은 41.9%였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작년 5월에는 47.9%까지 증가했다.

윤 교수는 온라인 배달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육류 등 신선식품의 구매가 많이 늘었는데, 유통과정에서 냉장, 냉동 유통이 필수적인 식품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 안전 여부를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배달 플랫폼 시장이 식품 안전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규제를 마련하고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켜내야 한다고 윤 교수는 강조했다.

또한 윤 교수는 대체 식품의 개발에 있어 정확한 정의와 그에 따른 예방적 규제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식물성 대체육, 줄기세포 배양육, 밀가루 및 설탕 대체식품, 논알코올 맥주 등 다양한 대체 식품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제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규제는 부재한 것이 많아 관련 식품의 생산과 유통에 있어 식품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별도의 규정이 필수적이라고 윤 교수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배양육의 경우 동물의 혈청을 사용해서 제조하게 되는데 이를 식용이 가능한 소재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등 규정하는 법안이 없어 확실한 정의가 식품 안전을 지키는 데 필수적일 것이라고.

윤 교수는 “식품 시장의 변화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에상된다. 이에 발맞춰서 기존에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몇 가지 문제에 대해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인류는 물론 생존하겠지만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나 살게 될 것으로 이 변화에 대한 대비가 충분해야 한다. 식품 산업의 급격한 변화와 같이 식품 안전을 위한 식품 안전 관리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필요하며, 안전 관리를 위한 심층적인 변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블루날루(BlueNalu)의 루 쿠퍼하우스(Lou Cooperhouse) 대표(사진=한국식품과학회 유튜브 채널)
△블루날루(BlueNalu)의 루 쿠퍼하우스(Lou Cooperhouse) 대표(사진=한국식품과학회 유튜브 채널)

미국의 세포배양 해양육 스타트업 블루날루(BlueNalu)의 루 쿠퍼하우스(Lou Cooperhouse) 대표는 ‘단백질 공급망의 글로벌 혁신(Global transformation in our protein supply chain)’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식품 소비자의 니즈가 개인에서 자신이 속한 사회로, 더 나아가 전 지구로 확대되고 ESG 경영이 주된 관심사에 오르면서 환경보호와 동물복지를 위한 대체 단백질 부문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식품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 다수 등장했다”며 “AT Kearney 컨설팅에 따르면 2025년에서 2040년까지 세포 배양 육류 제품의 연간 성장률이 41%, 모든 육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35%로 전망됨에 따라 육류 공급의 글로벌 전환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쿠퍼하우스 대표에 따르면 2040년까지 식물 기반 대체 식품은 연간 9%의 성장률로 성장해 2040년에는 기존 육류 제품이 ‘전통적이지 않은’ 제품이 되고 대체육 제품이 글로벌 육류 시장의 60%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은 육류, 유제품 및 계란을 위해 동물을 사육한 이후 거의 변하지 않으나 현 글로벌 식품 업계와 소비 시장은 신기술을 통해 식품 시스템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식물, 곰팡이, 조류, 박테리아 및 동물 세포에서 추출한 식품의 혁신과 함께 대체 단백질 솔루션에 초점을 맞춘 식품 기술의 엄청난 발전을 이뤄왔다.

해산물, 쇠고기, 가금류, 돼지고기 등을 만들기 위해 식물 기반, 세포 배양 및 발효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고 이를 통해 지방, 젤라틴, 단백질, 콜라겐 등을 포함한 식품 공급 사슬 구성 요소들의 전반이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 쿠퍼하우스 대표의 설명. 그는 이러한 기술 발전, 그에 따른 생산비용의 감소, 규제 변화,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 채택 증가는 향후 수십 년간 육류 공급 시장과 환경보호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그는 대체 단백질이 식량 및 농업 시스템이 새로운 방식으로 환경 및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대체 단백질로의 전환은 농업의 ‘환경 발자국’, 특히 ‘온실 가스 발자국’을 줄일 수 있으며, 식물 기반 및 세포 배양 단백질로의 전환은 작물 패턴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단백질보다 높은 전환율로 인해 토지를 덜 필요로 하며 기존 육류 생산의 환경파괴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대체 단백질 식품의 강점을 설명했다.

쿠퍼하우스 대표는 “블루날루는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하며 수은 및 환경 오염 물질이 없는 어류 세포에서 직접 만든 해산물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세포 배양 해산물을 시장에 출시해 소비자에게 건강하고, 바다 생활에 인도적이고, 지구를 위해 지속 가능한 훌륭한 맛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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