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플라스틱’ 지속 가능 포장 소재로 각광
‘바이오 플라스틱’ 지속 가능 포장 소재로 각광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8.0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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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 사용 비중 10%…약한 물성에 높은 가격 해결 과제
PHA 소재 상용화 미국·일본·CJ 단 3곳
환경 규제 강화 병행 원천 기술 확보해야
생분해력 검증 기준 설정·R&D 지원 절실
ILSI코리아 세미나서 한재준 교수 발표

재생가능한 원재료로 만들어지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석유 고갈과 플라스틱 오염에 고통받는 환경에 대한 해답으로 지목돼 왔다. 더욱이 식품업계에선 온라인 배송,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플라스틱 포장재 또한 급증하는 가운데 바이오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의 처리 비용과 오염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포스트 플라스틱(post-plastic)’의 모습이라고도 불린다.

유럽바이오플라스틱협회(EUBP)에 따르면 2025년에는 바이오 플라스틱이 전체 플라스틱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해 바이오 플라스틱의 생산을 미래 산업의 육성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바이오 플라스틱은 아직 기존 플라스틱보다 강도가 약하고 가격 또한 비싸 활용 분야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한국국제생명과학회 세미나에서 ‘지속가능한 식품포장 소재 개발을 nl한 바이오 플라스틱 연구 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고려대학교 한재준 교수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1회용 식품 포장재 폐기물이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식품포장 분야에서의 지속가능한 패키징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바이오매스 혹은 생분해성 소재의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로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패키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과 바이오매스 플라스틱(Biomass plastic)을 말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일정한 조건 하에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는 플라스틱으로 물성 조절이 용이해 다양한 기능을 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소재의 전부 혹은 일부가 바이오 매스에서 파생된 플라스틱으로 제조 과정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기존 플라스틱 대비 낮아 환경 유해성이 나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 한 교수의 설명.

△(자료=고려대학교 한재준 교수 발표자료, ILSI KOREA 제공)
△(자료=고려대학교 한재준 교수 발표자료, ILSI KOREA 제공)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량은 작년 기준 약 210만 규모로 2025년까지 약 280만 톤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바이오 플라스틱 중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생산량 비중은 58.1%, 바이오매스가 41.9%를 차지한다. 성장 중인 시장이긴 하지만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은 연간 3억 9500만 톤에 달해 바이오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바이오 플라스틱의 저조한 활용 비중은 비싼 단가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한 교수의 주장이다. 바이오 플라스틱 수지는 비분해성 수지 대비 3~6배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비분해성 플라스틱 수지가 1톤당 100~200만 원꼴이면 바이오 플라스틱 수지의 경우 300~700만 원에 달한다.

특히 생분해성 수지에서 가장 비싼 단가를 보이는 PHA 소재는 제조 공정 특성상 재료 수급과 생산량에 제약이 많으며 현재까지 PHA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미국 다너머, 일본 카네카, CJ제일제당으로 세계에서 단 3곳에 불과하다. 반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PLA 생분해성 수지의 경우 대량생산 및 기술개발로 원가절감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업계에서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원가 절감과 제품 특성에 맞는 기계적 물성, 분해 기간을 조절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국내에선 기존 석유화학분야 대기업, 발효전문기업, 정부출연연구소 및 대학을 중심으로 생산과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자원 부족으로 기초 원료 제조가 어려우며 선진국 대비 원천 기술이 부족하다고 한 교수는 지적했다. 또 낮은 가격 경쟁력 및 저조한 수요로 인해 대규모 투자 및 인력 등 인프라 확보가 어려워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 교수는 전망하면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후속 전략 수립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면 국내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 개발 및 사용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 한 교수는 바이오 플라스틱 과제를 △취약한 물성 △높은 가격 △생분해력 검증의 세 가지로 지목하며, 정부의 장기적인 지원과 명확한 기준 설정을 요청했다.

한 교수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환경 규제 정책 강화 및 R&D 지원을 확대해야 하며, 산업체에만 국한하지 않고 학계에도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연구 투자를 늘려 나가야 한다”며 “바이오 플라스틱이 정착할 수 있도록 사용 기준의 명확화, 활성화 정책 등의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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