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식품 DB 기반 ‘개인 맞춤형’ 각광
미래식품 DB 기반 ‘개인 맞춤형’ 각광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9.10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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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농업기술전망대회’서 이기원 교수, 바이오·데이터 과학 융복합 제안
유전자·건강 상태 반영한 ‘정밀식품’으로 발전
농식품부·서울대 등 맞춤형 식이 플랫폼 추진
학교·급식업체 등 정보 공유 땐 식단 개발 용이
가정간편식·대체육도 프리미엄·맞춤형 진화

4차산업혁명 시대 바이오, IT 등 새로운 신기술이 주목을 받으며 식품도 개인 맞춤형 식품 시장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식품기업이나 급식업체, 학교 등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해 기술들이 하나로 융합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면 한국이 푸드테크라는 키워드로 글로벌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농진청 주최로 온라인 중계된 ‘농업기술전망대회’에서 이기원 서울대 교수는 ‘정밀식품 플랫폼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 음식 선호, 식재료 등을 파악해 고객이 원하는 음식을 만드는 서비스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있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가올 미래에는 인구구조의 변화. 기술혁신의 변화, 경제의 변화. 환경의 변화. 정치의 변화 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식품 소비가 증대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에 대한 기능을 이해하고, 이러한 유전자들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 분석기술, 즉 바이오와 데이터 사이언스 등 IT 기술의 융복합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정밀식품은 하나의 제품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또는 집단의 건강과 관련된 포괄적인 영양 권장 사항 개발을 위한 전체론적 접근법에 의해 개발된다.

개인 DNA, 마이크로바이옴, 대사작용 분석과 특정 식품 또는 식이 패턴에 대한 평가방법 등을 통해 개인의 생애주기, 유전자, 마이크로비옴, 질환 보유 여부 등 개인 특성에 따라 식품과 질병 가능성 상관분석을 통해 제안될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도 맞춤형 특수식품, 기능성식품, 간편식품, 친환경식품, 수출식품 등 5대식품 육성에 나섰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정밀식품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 맞춤형 설계 외에 소비자 기호도, 제품의 형태 응용 부분까지 범위를 넓혀야 하는데, 이러한 것들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식품산업과 연관된 DTC 유전자검사, 디지털 헬스케어, 건기식 등 바이오 기술들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보다 10년 전부터 정밀식품에 대해 관심을 가져온 선진국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유전자를 비롯한 생체 정보, 활동 정보를 수집해 개인 맞춤형 식단과 운동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향후 10년간 대규모 정밀영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6년간 예산 1억 5000만 달러를 확보했다. 또 유럽식품안전청은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 식이 플랜을 제공하고, 바이오 마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맞춤형 식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 중에는 네슬레 재팬이 유전체 분석 기업인 제너시스 헬스케어와 1년간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양관리, 식단 등 맞춤형 솔루션 제공에 나섰다.

우리나라도 농식품부가 서울대, 식품진흥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과 손잡고 맞춤형 식이 설계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발표, 데이터 기반 맞춤형 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기초 정보 확충 및 질병·생애주기·유전자 등 맞춤형 식이 설계 알고리즘 개발과 응용 플랫폼 구축에 나선 상태다.

이 사업의 핵심은 소비자 유형별 맞춤형 식이 설계를 통해 기업의 맞춤형 제품 개발이 용이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추후 공공DB 확대 및 민간DB 적용으로 소비자 유형의 세분화를 통해 개인 맞춤형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보유한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들에게 제공해 공공 플랫폼 소비자 유형 분류와 기업별 소비자 유형 분류로 제품 및 서비스 다각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기업이나 급식기관, 학교기관 등이 보유한 소비자들의 생애주기나 유전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면 보다 쉽게 소비 유형에 맞는 맞춤형 식단이 개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장재호 CJ제일제당 고문은 “푸드테크 중에서도 키워드를 꼽자면 맞춤형, 대체육이다. 대체육이라고 해서 단순 식물성 고기가 아닌 배양육, 곤충식품 등과 같이 기존에 있던 식품에 새로운 형태를 제공하는 것으로, ‘뉴(New)푸드’가 될 수 있다. 맞춤형 식품 역시 바이오 헬스케어, 정밀식품 등과 연결되겠지만 기존 식품에도 맞춤형은 화두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HMR의 경우 초기 범용 HMR에서 프리미엄, 맞춤형, 개인HMR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유럽 등은 신기술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다. 물론 한국의 식품기업들도 글로벌 식품기업과 견줄만한 기술력은 갖췄으나 현재는 각자도생인 것 같다. 각 식품기업들의 보유한 우수한 기술들이 하나로 융합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가 형성돼 투자자와 창업자들이 서로 교류하고 커다란 사업 체계를 구축하는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정부의 규제나 제도 개혁도 뒷받침돼 환경이 구축된다면 한국은 푸드테크라는 키워드에서 세계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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