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비만 등 만성 질환 치료 열쇠
‘마이크로바이옴’ 비만 등 만성 질환 치료 열쇠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9.13 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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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균 제품화 연구 활발…고부가 핵심산업 부상
‘농식품과학기술대전’서 서울대 고광표 교수 주제 발표
정부·업계 기술이전, 공동연구 등 관련 투자 규모 키워야

최근 다양한 연구를 통해 대부분 자가면역질환이 신체 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고 심지어 항암제로까지 연구 범위가 확장되며 ‘질병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어 관련 시장에 학계, 업계, 정부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인간은 약 150조 개에 달하는 미생물들과 함께 평생을 산다. 우리 미생물은 대부분 인체의 장관에 존재한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체내에 공존하는 모든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합친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학교 고광표 교수는 9일 농식품과학기술대전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동향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농식품과학기술대전 유튜브)
△서울대학교 고광표 교수는 9일 농식품과학기술대전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동향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농식품과학기술대전 유튜브)

마이크로바이옴은 면역기능을 조절하고 각종 대사물질을 생성한다. 연구를 통해 비만, 당뇨, 아토피는 물론 암, 자가면역질환, 우울증도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최근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 가능성이 넓어지면서 국내외 제약사뿐 아니라 바이오 기업들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9일 진행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주관한 ‘농식품과학기술대전’에서 서울대학교 고광표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동향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All disease begins in the gut(모든 질병은 장에서 시작된다)’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장내 미생물이 자가면역력에 연관이 있기 때문에 현대인의 질환과 장 건강의 상당한 인과성을 확인하는 연구결과가 다수 발표되고 있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이 가장 많이 사는 장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The Human Microbiome Project)’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비만, 심혈관 질환, 장 질환, 정신질환 등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성질환이 늘어났다. 질병의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한 ‘휴먼 게놈 프로젝트(The Human Genome project)’가 2014년부터 자가면역력과 환경적 요인에 대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The Human Microbiome project)’로 확장되면서 우리 몸의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이 질환의 원인도, 치료제도 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대학교 고광표 교수(사진=농식품과학기술대전 유튜브)
서울대학교 고광표 교수(사진=농식품과학기술대전 유튜브)

일반적으로 성인 한 명(70㎏)이 약 38조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중 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익균을 분리해 제품으로 상용화하는 R&D가 한창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혁신적 치료기술로 떠오르며 진단, 맞춤형 치료, 의약품 개발 등 다양한 영역으로 기술이 확장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비만, 당뇨, 면역, 아토피, 암, 정신질환 등 다양한 질환과 관련됐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며 국내외 기업들은 전문기업 인수합병이나 기술이전, 공동연구 등의 형태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각국 정부도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The 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를 결성, 미생물을 중심으로 한 연구환경을 대대적으로 조성하기에 나섰다.

고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는 2011년 사이언스지 선정 10대 breakthrough 기술로 선정됐고, 2014년 세계 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21세기 차세대 핵심 부가가치 산업이자 미래를 바꿀 10대 신기술로 선정된 바 있다”며 “국가, 인종, 남녀노소, 산업발달과 상관없이 마이크로바이옴은 가까운 미래에 가장 중요한 바이오 산업 기술로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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